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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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에 게으름을 피우자! 사랑하고 술 마시고 게으름 피울 때만 빼고 벤저민 프랭클린과 발명가 에디슨, Mr. 켈로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일찍 일어나야 건강하고 부유해진다는 위선적인 금언을 대중에게 보급하고, 하루 세 시간 이상 잠자는 사람들을 자괴감에 빠트리며, 알람 시계가 울리자마자 콘프레이크라는 에너지원을 노동자의 몸에 주입해 비참한 일의 세계로 이끌어 인류의 삶을 처참하게 망쳐놓은 근면 지상주의자들이라는 점이다. 저자에 따르면 게으름이 나쁘다는 주장은 산업혁명 이후부터 나타난 겨우 200년 된 거짓말에 불과하다. 자본가와 관료, 목사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지루하고 획일적인 노동을 ‘자조’, ‘검약’, ‘의무’라는 말들로 설득했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을 죄악시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최대한 빠르고 기운차게 침대에서 튀어나가 유익한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도덕적 통념에 짓눌려 살아야 했다. 하지만 위대한 사람일수록 아침에 늦게 일어난다. 늦게 일어난다는 것은 정신의 독립이자 일, 돈, 야망의 노예가 되기를 거부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천국에서는 모두 낮잠을 잔다 저자는 늦잠, 낮잠, 꾀병, 잡담, 어슬렁거리기 같은 게으른 습관들을 고쳐야 할 나쁜 태도로 규정하고 사람들의 죄책감을 자극하는 고정관념들을 포복절도할 사례와 비유를 들어 신랄하게 비꼰다. 근면의 전도사 에디슨은 밤에 세 시간밖에 안 잔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은 낮잠도 세 시간을 잤다고 폭로한다. 항상 늦잠을 잤던 데카르트는 침대에 누워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합리론을 완성했고, 빅토르 위고는 오후 시간을 2층 버스에서 한가롭게 도시를 구경하면서 보냈으며, 조앤 롤링은 열차 창밖을 멍하니 보다 《해리 포터》를 탄생시켰다. 또한 시인 월트 휘트먼은 자신이 일하는 신문사에 11시 반에 출근해서 12시 반이면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가 두 시간 후에 돌아와서 몇 시간만 일하고 퇴근했던 ‘빈둥거리기’의 거장이었다. 존 레논은 세계 평화를 위해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 베토벤은 비가 오든 눈이 오든 개의치 않고 집밖을 어슬렁거리는 동안 머릿속에서 음악을 완성시켰다. 늦게 일어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오히려 그들의 자유로운 창의력을 자극해 예술과 철학을 탄생시킨 것이다. 《보물섬》의 작가 로버트 스티븐슨은 “게으름이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지배 계급의 편협한 테두리 안에서 인정받지 못할 뿐, 오히려 많은 일을 해낸다”라고 했고, 발터 벤야민은 《아케이드 프로젝트》에서 “예술가나 시인들이 창작을 가장 소홀히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사실은 가장 깊이 몰입해 있을 때다”라고 썼다. 이처럼 부지런하고 성실한 위인들이 아닌 ‘게으르면서도’ 자신의 삶에 충실했던 ‘위대한 게으름꾼’들이야말로 새로운 삶의 양식을 창조한 자유인들이다. 게으름 혁명으로 유쾌하게 나와 세상을 바꾸자 ‘게으르게 살기 전문가’인 저자는 무기력, 나태함이 아닌 재미, 만족, 기쁨을 게으름이라 새롭게 정의내리며 하루 24시간을 완벽하게 게으르게 보내기 위한 계획을 짠다. 예를 들어 남들이 일하고 있을 오전 열 시에는 잠에서 깨어나 이불 속에서 뒹굴거리는 즐거움을 누리고, 오후 세 시에는 여유로운 티타임을 갖고, 오후 다섯 시에는 한가롭게 거리를 산책하라 조언한다.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즐기고, 자유로운 삶다운 삶을 영위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게으름에 대한 통념이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을 통쾌한 논리로 뒤집으며,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늦잠, 술, 담배, 섹스, 낮잠, 빈둥거리기, 어슬렁거리기 등의 행위들이 실제로는 삶을 더욱 생생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대안적 가치라고 역설한다. 또한 게으름을 단순한 개인적인 가치를 넘어서 우리의 노동력을 쥐어짜려는 지배 질서에 대한 반항으로,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무기로까지 승격시키고는 두려움 없이, 담대하게 게을러질 것을 촉구한다. 파업은 천재적인 게으름꾼의 발명품이며, 게으름을 긍정하는 것이야말로 삶의 혁명이자 사회혁명이라는 것이다. “일중독 사회의 반대편 논리를 지혜와 위트, 교양으로 버무린 보석 같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