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무덤

이희원 and other · Poem
14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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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시인선 174권. 이 작품은 2007년 '시와 세계'로 등단한 이희원의 첫 시집이다. 1부에서는 주로 말言에 대해 탐색하되, 그 탐색이 목적으로 하는 것은 말馬과 같은 말, 즉 어디에도 매이지 않는 유랑과 유목의 유효한 매개가 되었음을 노래하고, 2부에서는 피어 올리는 관능의 향연도 대체로 떠돎이나 여행과 맞물려 있는 ‘그녀’를 만나 휴식과 에너지를 동시에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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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1부 코끼리 무덤에 관한 보고 말꼬리찜 사쿠라지마의 벽난로 오기誤記 어떤 작위作爲 어떤 부작위不作爲 코끼리 무덤 말작란作亂 말의 생존학 불쌍한 마더리즈Motherese 말밥 레시피 한 말 1 한 말 2 후 토크 ; 깃털 매문賣文 신언패愼言牌 말은 편자의 기억을 갖고 있다 말, 가죽 장화 속에 가두다 혀의 집 요정, 에코 혀 속의 검은 혀 그것 2부 여자라는 종種에 관한 보고 부드러운 블랙 저만큼 난간 그리운 황태 녹슬다 그 여자 불손한 스키마Schema 중지中指가 돌아왔다 11분 램프와 요정 붐붐, OK 사라사테 사쿠라지마에서 우물물을 긷다 여자라는 종種에 관한 짧은 보고 눈먼 자들의 도시* 스펑나무* 톡 아크 비르고Acqu Virgo 3부 그 외Something Etc. 치소癡笑 인타임 하이패스 돈키호테 고양이 전용 극장 적연와赤煉瓦 한 벽 파인 드라이브 시도 할부가 되나 달, 가장 오래된 고장 난 시계 해괴제解怪祭 스파이더맨 겨울, 궁상문弓狀紋 복개천 |해설| 유준 언어와 관능의 유랑

Description

언어와 관능의 유랑에 까탈을 부리되, 시의 즐거움을 들려주는 이희원의 신작 시집! 2007년 '시와 세계'로 등단한 이희원의 첫 시집 '코끼리 무덤'은 말과 관능에 집착한다. 집착이 성취의 동의어라는 것은 어떤 사전에도 나와 있지 않지만, 문학의 경우―특히 시의 경우엔 더더욱―집착은 성취의 성전으로 들어가는 출입구와 같다. 첫 시집을 낸 시인이 앞으로 짓게 될 시의 성전에 어떤 주춧돌을 놓고, 어떤 입구를 마련해놓고 있는지 함께 둘러보자. 말을 부리는 시인은, 한편으로 부리는 말에 매여 산다. 그래서 시인은 때로 말의 주인이고, 또 때로 말의 노예이기도 하다. 시작詩作이 고통스럽고 뜻대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후자에 근접하는 경우가 아마도 더 많을 것이다. 시인은 단지 새가 되어 자신이 보고 온 하늘과 태양을 노래하고 싶을 뿐인데, “~하고 싶을 뿐”인 일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라는 것은 우리의 경험이 알려주는 대로이다(가장 일반적인 예로 ‘그저 쉬고 싶을 뿐’일 때 실제로 쉴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자신의 온몸을 먹물 속에 담그고 그 몸을 짜내봤자 나오는 것은 말“즙”이지, 천의무봉한 하늘과 태양의 노래는 아니다. 여기에 시적 여정의 괴로움이 있다. 그래서 시인은 책상 위에 놓인 먹물에 몸을 담그기를 거부하고, 비상과 유랑을 꿈꾼다. ‘말言’과 ‘말馬’에서 휴식과 에너지를 동시에 발견하는 여성에게로 경도 이를 총체적으로 살펴보면 1부에서는 주로 말言에 대해 탐색하되, 그 탐색이 목적으로 하는 것은 말馬과 같은 말, 즉 어디에도 매이지 않는 유랑과 유목의 유효한 매개가 되었음을 노래하고, 2부에서는 피어 올리는 관능의 향연도 대체로 떠돎이나 여행과 맞물려 있는 ‘그녀’를 만나 휴식과 에너지를 동시에 발견하게 된다. 3부에서는 말과 여자에 대한 집착이 시간에 대한 집착이라는 개념으로 전환된다. 어쩌면 우리는 시간을 마음대로 부릴 수 없기에 말을 부리려 하고, 시간의 충만을 향유할 수 없기에 여성(/이성)적인 것들의 충만성에 존재를 의탁하려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모든 순간이 의미로 가득 찬 삶을 살고 있는 자라면 그(녀)는 시도, 여성(적인 것)도 찾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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