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교실 살리기는 가능하다! 현장에 답이 있다! 학교는 죽었다, 교실이 무너졌다는 말이 진부하게 느껴지는 시대다. 교육에 희망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학교는 건재하고 가르침은 멈추지 않는다. 경쟁과 효율 교육에 맞서 교실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현장 교사들이 있기 때문이다.《가르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교사들을 위한, 교실을 살리는 철학과 윤리, 번뜩이는 방법이 담긴 책이다. 교사이자 교육 개혁 운동가인 윌리엄 에어스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교실 살리기는 가능하며, 그 답을 교실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가르친다는 것》은 40년간 현장에서 가르치는 일을 해온 윌리엄 에어스가 끊임없이 가르친다는 것에 대해 성찰하며 교육의 윤리적 핵심을 향해 가는 여정을 담았다. 에어스는 유치원 아이들부터 대학원생까지 모든 교육 단계의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책에는 이러한 다양하고 숙성된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원론적인 이야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보고, 듣고, 실천한 사례를 바탕으로 가르침에 관한 구체적 물음에 구체적으로 대답한다. 이 책은 학생 보기에서 시작해서, 교실 만들기, 다리 놓기, 그리고 교육과정과 평가까지 가르치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보여준다(차례 참조). 마치 내 아이와 담임선생님이 교실에서 지내는 1년의 생활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또한 매우 새롭고 파격적인 내용의 교육학 개론서를 읽는 것 같다. 저자는 학생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메모를 하고, 그 기록들을 가지고 동료 선생님들과 한 아이에 대해 토론을 한다. 또, 교실에 조리실을 두고 요리를 하면서 화학부터 수학, 문화와 역사에 이르기까지 통합해 가르친다.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의 관계 뿐 아니라 학생이 사회와 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기울인다. 표준 시험만으로 아이들을 평가하는 것은 왜곡되었다며, 최대한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아이들의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평가하는 법을 제안한다. 《교사로 산다는 것》의 저자 조너선 코졸은 윌리엄 에어스의 이러한 노력을 “학교 현장에서 존 홀트 이래로, 교실 안에서 실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에어스 만큼 깊이 생각해서 글을 쓴 사람은 없다”고 평했다. 2010년,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 왜 세 번째 개정판이 나왔을까? 이 책은 1993년에 초판이 출판되었다. 20여 년 동안 교육학 교재로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그러다 2010년에 세 번째 개정판이 나왔다. 미국의 교육 정책이나 학교 개혁 논의에서 말하는 좋은 가르침에는 상상력, 열정, 창의성, 도전 같은 단어가 사라지고, 기술주의적인 학생 교육 정책이 대두되던 때였다. 게다가 교과서와 교육과정 따위로 시시콜콜하게 간섭하면서도, 떨어진 아이들의 성적부터 학교폭력까지 모든 것을 교사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였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입시 경쟁 중심의 한국 교육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때가 이 즈음이다. 저자와 동료들은 이러한 미국 교육의 역주행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친절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가르친다는 것》의 개정판과 함께 만화를 출간한다.《가르친다는 것》은 당시 미국에서 진정한 학교 개혁을 꿈꾸는 이들에게 커다란 용기와 영감을 주었다. 마이크 로즈(UCLA 교육정보대학원 교수)는 “《가르친다는 것》은 풍부한 조언, 교훈, 접근법, 그리고 교육에 대해 생각해볼 방법들을 제시하며, 교직에 어떤 사명감도 부여한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왜 가르치는 일이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이런 책이 필요하다”고 책의 시대적 의의를 밝혔다. 저자는 책에서 교사에 대한 수많은 허상과 편견에 주저앉지 말고 오히려 희미해져가는 가르침에 대한 본질에 대해 고민하라고 말한다. 또, 교육 정책이나 외부 환경에 굴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집중하면 교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조언한다. 가르친다는 것을 생각한다 저자는 ‘세 번째 개정판에 부쳐’에서 “여러 해 동안 더 축적된 실천과 생각과 경험, 그리고 학생, 교사, 부모 들과의 대화를 가지고 더 쌓아 올렸다. 핵심 신념과 애초의 원칙은 그대로지만 약간 더 깊이 들어가고 오늘날 현실에 더 잘 맞도록 했다”고 밝힌다. 여기서 말하는 ‘핵심 신념’과 ‘애초의 원칙’이 바로 책 제목 ‘가르친다는 것’에 대한 해답이 된다. 저자가 우선 주목하는 것은 ‘교사’다. 그는 “우리의 과제는 이런 사랑과 희망, 윤리적 야망을 힘들고 때로 숨을 조르는 상황에서도 유지하는 것, 아이들을 놀랍고 살아 있고 3차원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존재 그대로 볼 수 있게 하는 틀을 만드는 것, 그리고 더욱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지식을 더욱 심화하고 확장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교사의 역할에 대한 이러한 규정은 교사가 교과서와 교육과정을 그대로 따르는 무신경한 관료나 무감한 사무원이 아니라, 관계를 만드는 사람, 발명가, 창조자, 보호자, 후원자, 사상가, 행위자라는 신념에 바탕한다. 저자는 “가르친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세상을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실천하는 것이다.”고 말한다. 즉 최고의 가르침은 관대함에서 비롯되어 희망과 진심에 의해 이끌려가고 다시 사랑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미래는 알려지지 않았고 알 수도 없다. 그것은 가능성을 뿐이다. 교사는 이 가능성에 적극적으로 몸을 던지는 사람이다. 이것은 지극한 관대함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이런 가능성이 불러오는 불안을 이겨내게 하는 동력이 바로 희망이고 진심이다. 교사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수선이 필요한 세상에 대한 사랑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들인 것이다. 이런 얘기는 매우 원칙적이고 상식적으로 들린다. 교사는 단순한 사무원이 아니라 관계를 만드는 창조자라는 것, 사랑이 최고의 가르침이라는 말을 누가 부정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자. 지금, 여기서, 과연 그러한가? 길을 잃었을 때 가장 현명한 방법은 출발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윌리엄 에어스의 얘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세치 혀나 관념이 아닌 끊임없는 실천과 성찰로 쌓아올린 철학과 방법론이라면 더욱 그렇다. 애머스트 매사추세츠 대학 명예교수 소니아 니토는 “가르칠 것이냐 말 것이냐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교직이 자기에게 천직인지 아닌지 알도록 도와줄 것이며, 이미 교실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왜 애초에 이 일을 선택했는지를 기억하도록 해줄 것”고 말했다. 저자 윌리엄 에어스는 테러리스트? 2008년 8월, ‘윌리엄 에어스(혹은 빌 에어스)’란 이름이 ‘버락 오바마’와 함께 국내외 언론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 이름 앞에는 항상 극좌파 반전주의자, 좌파 과격분자, 테러리스트와 같은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미국의 교육학계에서 교육자로 인정받고 있는 윌리엄 에어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008년 당시, 현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되어 막바지 선거 운동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세라 페일린 미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발언에서 불거졌다. 페일린은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가 “테러리스트들과 어울린다”고 하며, 유세장마다 오바마 후보를 공산주의, 무정부주의자로 둔갑시키며 “오바마는 위험한 인물”이라고 말한 것이다. 바로 여기서 페일린이 테러리스트라고 언급한 사람이 바로 윌리엄 에어스다. 사실 에어스와 버락 오바마는 자선단체 이사회 멤버로 오바마 의원과 함께 일했으며 1990년대 중반 오바마 의원이 처음 공직에 도전할 때 에어스의 자택에서 ‘후보와의 만남’ 행사를 하기도 한 인연이 있다. 그런데 에어스는 정말 테러리스트였을까? 윌리엄 에어스는 스무살 무렵 베트남 전쟁에 미국이 개입하는 것을 반대해서 ‘웨더 언더그라운드’라는 단체를 공동으로 설립했다. 그리고 미국의 국회의사당이나 국방부에 직접 폭탄을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반전운동을 펼쳤다. 이후 한 동안 FBI에게 쫓겨 다녀야 했지만, 회고록 《도망다니던 날들Fugitive 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