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 한 잔에 담긴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그 이면의 이야기
차는 중국에서 처음에는 치료제로서 사용되었으며, 도교에서는 차가 불로장생의 영약으로 칭송되었다. 또한 일본의 불교는 차를 정신적인 수양을 위한 도구로 삼았다. 그런데 이렇게 세련된 동양의 문화가 서양의 탐욕스런 상인들에 의해 오염되어 무역 전쟁의 빌미가 되었으며, 동인도 회사의 출현으로 여러 나라가 서양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자유무역이란 이름으로 영국은 차를 수입하기 위해 중국에 아편을 수출했다. 18세기에 폭발적으로 급성장한 차 무역은 홍차에 넣는 설탕 생산을 위해 노예무역을 강화시켰다. 그리고 영국에서 차가 대중화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영국인들의 음료문화를 대표하는 알코올에서 해방시켰기 때문이다. 19세기 동안 영국에서 대중적인 차 소비문화는 인도를 식민지화해서 거대한 차 생산지로 변모시켰다.
5천 년 역사를 관통하며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혹적인 차茶의 역사
<차의 세계사>는 차의 기원에 대한 신화와 유명한 청화백자에 얽힌 사랑의 전설뿐만 아니라 풍부하고 다양한 미술작품과 역사적인 도판 등을 통해 차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묘사하고 있다. 이 책은 17세기 영국을 중심으로 번성했던 서양의 찻집에서 여성들이 배제됐던 이유와 차에서 물의 중요성과 같은 잡다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와, 티 테이스터의 세계와 차의 공정무역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흑차, 홍차, 옐로우차, 녹차, 흰차들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와 같은 질문을 통해 매력적이지만,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주제들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2004년 세계 차 생산량은 320만 톤에 이르렀는데, 이것은 40년 전 생산량의 3배에 달한다. 이것은 지구상에서 매일 38억 잔의 차가 마셔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전 세계 음료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차는 이미 현대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음료로 자리 잡았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차의 역사적 문화적 측면을 다양한 자료들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펼쳐놓는다. 저자는 차에 관련된 오래된 이야기나 문화적인 측면을 소개하고 서유럽의 상인들이 동양의 해안에 도착한 이후에 차의 위치는 어떻게 바뀌게 되었는지 살펴보고 차와 관련된 이야기 이면에 숨겨져 있는 오래된 흉터처럼 숨어 있는 동·서양 문화의 충격적인 조우와 충돌의 역사를 들려준다.
그리고 역사적인 사건들에서 차에 관련된 개별적인 일화, 다양한 이야기와 설화가 만나는 것을 비롯해 차의 유럽으로의 전래, 다른 일용품들과의 뜻밖의 관계 같은 것도 소개한다. 그리고 티 머니, 티 피(팁), 티 레이스, 하이 티, 로우 티, 에프터눈 티와 같은 차에 관련된 잡다하지만 다양하면서도 유익한 정보도 모아놓았다. 차나무라는 종의 발견이나 '차'라는 단어의 어원 같은 역사적으로 흥미 있는 주제와, 어떻게 티백과 아이스티가 탄생하게 일화들도 소개한다. 또 차의 형태, 물의 중요성, 카페인의 양 같은, 기본적이면서도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또 약으로 사용되었던 초기 시대와 현대과학이 고대 중국이 알고 있던 차의 다양한 건강상의 효능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탐색한다. 그리고 오늘날 차 무역에 관련된 동시대적인 이슈와 환경에 대해서 언급한다. 그리고 오늘날 차의 세계는 어떤 모습인가, 과거 식민지 정책에 의해 시작되어 오늘날의 무역 문제까지 그리고 플랜테이션 다원에서 화학적인 농업에 의해 오염되고 있거나 죽어가는 흙과 땅의 상태에 대해서까지 저자는 애정 어린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베이트리스 호헤네거의 차에 대한 풍부한 자료와 매혹적이고 유려한 문체는 전 세계의 차 애호가들에게 차 한 잔의 의미를 되새기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