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사랑한 남자

박준영
276p
Where to buy
content
Rate
Comment
More

문화인류학자의 시선으로 엮은 삼성전자 반도체의 혁신·성장의 과정이자 그 현장에서 땀 흘렸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반도체 불모지이자 국민소득 2천 달러 수준이던 1980년대 초 ‘경영진의 결단’으로 선진국에서나 가능하다는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은 세계 일류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본격적인 사업 시작 10여 년 만에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했다. 그 과정에 1988년 삼성반도체통신에 입사해 2023년 현재까지 삼성 반도체의 눈부신 성장과 함께한 영원한 삼성 반도체인 ‘천기주’가 있다. 이 책은 삼성전자 반도체가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벌인 치열하고도 ‘위대한 여정’과 그 과정에서 조직구성원들이 어떻게 혁신에 발맞춰왔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글로벌 TOP 5’ 기업이면서도 여전히 위기를 강조하는 삼성전자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한때는 삼성전자 반도체인이었고 현재는 문화인류학 연구자인 저자의 애정 가득하면서도 냉정한 판단은 주목할 만하다. 경영의 관점에서 삼성전자 반도체를 바라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삼성전자 반도체라는 거대한 조직에 속한 한 개인과 그 현장을 연구한 최초의 문화인류학 연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특별하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왓챠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왓챠

Author/Translator

Table of Contents

들어가며 1부 새벽 3시의 커피 수요일 오전 인류학 연구 1 문화인류학 기록과 성찰 인류학 연구 2 행위자성(agency) 인간에 대한 예의 인류학 연구 3 라포 2부 천재경영의 시대 반도체, 0과 1의 기적 인류학 연구 4 주체의 문제 반도체라는 마법의 비밀 인류학 연구 5 마법 ‘신화’와 ‘불가능’ 인류학 연구 6 소문자 역사(history) 삼성반도체통신,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넘다 인류학 연구 7 중층 기술(thick description) TPM의 시간 인류학 연구 8 현장 연구와 참여관찰 ‘경영’에 대한 태도 인류학 연구 9 응용인류학과 비판인류학 초격차의 서막 인류학 연구 10 발화(enunciation) 식스시그마로! 인류학 연구 11 실증주의와 인류학 그룹경영의 시기 인류학 연구 12 아비투스(habitus) 리더의 다른 길, 마스터 인류학 연구 13 의례(ritual) 반도체의 물질적 기반 인류학 연구 14 소속감 패러다임 전환 인류학 연구 15 증여 3부 반도체를 사랑한 남자 삼성의 이름만으로 인류학 연구 16 판단중지(epoche) 자신을 존중하지 못하면서도 인류학 연구 17 리더와 추종자 타인의 것 인류학 연구 18 생애사 반도체 밖으로 인류학 연구 19 연구자의 위치 에필로그 참고문헌

Description

반도체 불모지에서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까지, 삼성 반도체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기까지 피땀눈물로 완성한 대서사시! 반도체 전쟁보다 더 치열했던 삼성 반도체의 인재, 조직, 전략, 혁신을 보여주는 생생한 현장 기록! 이 책은 문화인류학자의 시선으로 엮은 삼성전자 반도체의 혁신·성장의 과정이자 그 현장에서 땀 흘렸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반도체 불모지이자 국민소득 2천 달러 수준이던 1980년대 초 ‘경영진의 결단’으로 선진국에서나 가능하다는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은 세계 일류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본격적인 사업 시작 10여 년 만에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했다. 그 과정에 1988년 삼성반도체통신에 입사해 2023년 현재까지 삼성 반도체의 눈부신 성장과 함께한 영원한 삼성 반도체인 ‘천기주’가 있다. 이 책은 삼성전자 반도체가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벌인 치열하고도 ‘위대한 여정’과 그 과정에서 조직구성원들이 어떻게 혁신에 발맞춰왔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글로벌 TOP 5’ 기업이면서도 여전히 위기를 강조하는 삼성전자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한때는 삼성전자 반도체인이었고 현재는 문화인류학 연구자인 저자의 애정 가득하면서도 냉정한 판단은 주목할 만하다. 이 책은 경영의 관점에서 삼성전자 반도체를 바라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삼성전자 반도체라는 거대한 조직에 속한 한 개인과 그 현장을 연구한 최초의 문화인류학 연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특별하다. ‘삼성’ 반도체’에서 ‘K-반도체’로, 피땀눈물의 순간! 문화인류학자가 기록한 반도체 산업 현장 그리고 / 이 책은 1988년 삼성반도체통신에 입사한 ‘천기주’가 삼성전자 반도체의 치열했던 변화의 순간을 몸소 겪어낸 35년을 다루고 있다. 반도체 제조 후공정 출신인 그는 현장 직반장→TPM→노사위원→식스시그마 MBB 혁신활동 →신임마스터 리더십 교육 및 조직문화 진단→사내 혁신 컨설팅→협력사 컨설턴트로 직무를 변환하며 회사의 성공이 곧 자신의 성공이라는 신념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행력으로 직무를 수행해왔다. 그것은 삼성전자 반도체가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1993년부터 30년 동안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세계 반도체 산업에서 선두기업으로 우뚝 서는 과정이었다. 저자는 삼성전자 반도체 이야기를 세 가지 렌즈와 시선으로 구성하고 있다. 첫 번째, 삼성의 시선으로 삼성전자 반도체의 주요 시기별 생산방식과 경영 전략의 변화를 추적한다. 두 번째, 조직의 변화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천부장을 향한 시선이다. 거기에는 10년간 삼성전자 반도체에 몸담았던 저자의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다. 세 번째, 문화인류학적 시선이다. 조직에 속한 한 사람의 생애를 인류학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각 주제의 끝에 문화인류학 개념을 덧붙여 인류학 연구와 서술방식에 익숙지 않은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저자 자신도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세 개의 렌즈를 통해 ‘한 인간이 조직에서 어떻게 자기모순을 극복하고 버티어왔는가’를 궁리해보고자 했다.” 저자의 시선은 실리콘이라는 물질에서 출발해 900여 개의 공정을 거쳐 완성되는 ‘반도체’와 그 제작 현장에서 일하는 인간을 향한다. 삼성전자 반도체가 글로벌, 초일류, IT 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결국에는 물질을 직접 다루어 반도체를 생산하는 제조회사라는 점과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의 몸이 그려내는 다양한 무늬에 대한 애정이 깔려 있는 것이다. 1부 “새벽 3시의 커피”에서 저자는 이 책의 주인공인 ‘천기주’와 만나게 된 계기, 저자가 왜 ‘천기주’라는 개인에 주목하게 되었는지, 그를 통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밝히고 있다. 삼성 반도체 사업 초기의 잦은 야근, 24시간 돌아가는 생산라인을 믹스커피로 견뎌온 천기주라는 인물에 대한 당김이 있었던 것이다. 삼성 반도체 현장직으로 출발해 혁신의 과정마다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천기주라는 개인을 통해 삼성전자 반도체를 이해할 수 있는 인류학 연구의 틀을 마련해보고자 한다는 저자의 제안에 흔쾌히 승낙하고서도 ‘천기주’는 인터뷰 과정에서 주춤하고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인다. 자신이 임원으로 승진을 하지 못해 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고 내세울 게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삼성의 신입사원 중 0.8퍼센트만 임원으로 승진한다. 천부장은 대한민국에서 연봉 1퍼센트 안에 드는 삼성전자의 부장이면서도 임원으로 승진하는 0.8퍼센트에 속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자신의 삶이 성공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사회적 성공이 곧 성공이라는 신념을 체화하고 있는 천부장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업의 성장을 함께 일궈낸 개인의 노력이 존중받지 못하는 데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낸다. 삼성 반도체가 그동안 이뤄낸 눈부신 성과가 ‘경영진’의 결단의 결과이자 그것을 현장에서 몸으로 실현해낸 노동에 있었음에 주목하고 그 노력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다. 반도체의 물적 기반에서 생산 현장, 조직구성까지, 삼성전자 반도체의 역사와 발전을 다룬 인문학적 고찰 ‘천기주’의 35년은 삼성 반도체의 경영 전략과 현장의 변화를 몸소 겪어낸 살아 있는 역사다. 1987년 삼성그룹의 수장으로 취임한 이건희 회장은 1993년 6월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고 주문한 ‘프랑크푸르트선언’을 통해 변화와 혁신의 포문을 열었다. 그에 화답하듯 그해 삼성 반도체는 8인치 웨이퍼 생산으로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경영진의 결단’ ‘천재 경영’으로 표현되는 삼성 반도체의 성공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저자는 경영진의 일성을 실적으로 구현해낸 제조 현장과 그 안의 사람들에 주목한다. 2부 “천재 경영의 시대”에서는 천기주를 통해 삼성전자 반도체의 혁신 과정을 보여준다. ‘반도체(半導體)’의 ‘반(半)’도 몰랐다는 ‘천기주’는 1988년 삼성반도체통신에 입사하며 ‘삼성 반도체인’으로서 첫발을 내딛었다. 그는 반도체 제조공정의 마지막 단계인 후공정 양품검사를 담당했다. 24시간 돌아가는 라인에서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72시간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고 1년에 3일 만 쉬는 고된 노동 속에서 믹스커피로 잠을 쫓으며 현장을 지켰다. 그 와중에도 제조 라인의 효율성 증대와 합리화를 위한 수백 건의 제안을 함으로써 제안 왕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현장의 직장으로 제조를 맡은 3교대 제조직 여사원들에게 교대시간에 시를 읽어주고 방송통신대학 진학을 권하며 성장을 독려했고 취미활동을 함께하며 가족보다 끈끈한 관계를 이어간다. 그가 제조직 여사원들에게 애정을 쏟았던 것은 자신도 공고 출신으로 기름때 묻은 손을 부끄럽게 여겼던 데 대한 동병상련의 감정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런 관계 속에서 퇴직한 한 조장은 회사생활과 일상이 담긴 일기장을 선물하고 그 일기장을 고이 간직한 천부장의 모습은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이라는 형식을 넘어선 인간에 대한 예의와 깊은 애정을 보여준다. 천부장의 그런 마음의 기조는 그가 진행한 프로젝트나 자기 팀에 속한 팀원들을 대하는 데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런 그이지만 제조직 여사원들이 고된 근무를 이유로 스트라이크를 일으켰을 때 라인 가동을 중지시키고 여사원들의 현장 출입을 막는 단호함을 보인다. 그것은 할 일은 먼저 하고 자기주장을 하라는 언제나 회사를 우선시하는 신념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회사의 게시판에 침몰하는 난파선에 잘못 탄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MZ세대 직원의 글에 눈물을 글썽이고 그들이 아직 회사생활을 오래 안 해봐서 그럴 뿐 시간이 흐르면 생각이 바뀔 거라고 회사와 경영진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한결같은 태도를 고수한다. 저자는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경영의 입장에 서느냐고 따지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지만 그것이 천기주라는 개인이 삼성전자 반도체라는 회사를 바라보고 그곳에서 35년을 살아낸 방식이었다. 세계 반도체 산업의 중심에선 삼성 반도체 ‘별’이 되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