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를 걷다 서점을 읽다

김경일 · Humanities
2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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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덜 읽는 시대라서 서점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뜸해지는 세상이라지만,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책 한 권쯤 가슴에 담고, 서점을 찾는 이와 가볍게 인사를 나누거나, 안부를 묻고, 서로의 책을 내놓고 감상을 이야기하며 따뜻한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이들을 만나기 위해 도쿄의 서점 서른네 곳을 찾아 걸었다. 화려한 거리 긴자의 츠타야, 도쿄 외곽 미타카의 허름한 북카페, 기치조지와 시모기타자와의 작고 예쁜 서점들과 시부야, 신주쿠의 크고 멋진 서점에서 오모테산도의 백 살 넘은 서점까지. 지은이가 들른 도쿄의 서점 서른네 곳은 책에 대한 진심이 가득하고, 냄새도 촉감도 부피도 중량도 없는 온라인 속 책과 달리 손에 쥐어지는 사물로서의 책을 만지며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답고 행복한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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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서문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한 권 1. 진보초에서 이케부쿠로 진보초 | 토리아에즈 진보초 이와나미 북카페 | 일본의 진보 출판을 만나다 난요도 | 건축‧디자인‧도시 전문 파사주 | 우리가 아직 갖지 못한 새로운 개념의 서점 도쿄도 | 헌책방 거리 진보초의 새 책 판매 서점 유메노 | 쇼와의 만화 전문 내 마음을 흔든 진보초 서점 여덟 곳 마그니프 진보초 | 인스타용 외관을 가진 귀여운 서점 준쿠도 |일본 대형 서점의 마지막 자존심 2. 긴자에서 롯폰기 긴자 츠타야 | 럭셔리한 거리의 화려한 서점 무지북스 | 책을 통해 만나는 브랜드의 정체성 분키츠 | 책을 파는 곳에서 보는 곳으로의 화려한 변신 롯폰기힐스, 미술의 공공성이란? 3. 시부야에서 에비스 디앤디파트먼트 | 촘촘한 네트워크로 세워진 거대한 감각의 제국 시부야, 지금은 희미해진 갸루의 추억 마루마루북스 | 당신도 서점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나디프 바이텐 | 사진을 좋아하는 그대에게 4. 오모테산도에서 신주쿠 산요도 | 메이지신궁보다 먼저 생긴 도쿄의 최고참 서점 메이지진구야구장 | 하루키의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집 기노쿠니야 | 거대한 책의 나라 북오프, 책을 위한 중고나라, 오타쿠를 위한 당근마켓 5. 미타카에서 기치조지 포스포렛센스 | 오직 다자이 오사무만을 위한 공간 이치니치와 햐쿠넨 | 기치조지 여성들의 마음을 훔친 서점 바사라북스 | 당신이 꼭 읽어야 할 책이 여기 있습니다 후루혼센터 | 보물을 발견할 수 있는 고서점 논키 | 어디 한번 게으르게 살아볼까? 6. 고마바에서 시모키타자와 분단 | 일본 근대 문학을 만나다 클라리스북스 | 책을 넘어 커뮤니티로의 진화 혼키치 | 누구나 책에 진심이겠지만 고서 비비비 | 마치 영화 속 서점 같은… 7. 다시 기치조지에서 메인 텐트 | 인생은 아름다울 수밖에 없지 마치는 글 안녕, 행복한 사람들

Description

도쿄에 있는 서점 900개 일본 책이나 서점에 관심이 없어도 이름 정도는 들어 보았을 대형 서점 츠타야부터, 먼지 냄새 폴폴 풍기는 중고 책을 가득 쌓아 두고 파는 헌책방까지, 도쿄에는 900여 개의 서점이 있다. 서점이라는 카테고리를 넘어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된 츠타야는 책과 상관없이 한 번쯤 들러야 할 도쿄 여행의 필수 코스 중 하나다. 명품거리 긴자의 무인양품 플래그십 스토어 4층 한편에는 무인양품이 만든 작은 서점 무지북스가 있다. 이 브랜드의 디자인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긴, 작고 예쁜 책이 서가에 빼곡하다. 가 본 사람 별로 없는 도쿄 변두리의 작은 도시 미타카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근대 문학 작가 다자이 오사무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작은 북카페가 있고, 오모테산도역 바로 앞에는 백 살 넘은 오래된 서점 산요도가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가 사랑한 핫한 동네 시모키타자와에는 라이브클럽과 옷가게 못지않게 중고책을 파는 귀여운 헌책방도 많다. 도쿄에서 가장 소란스러운 거리 신주쿠와 시부야 한복판에도, 조용하고 예쁜 동네 에비스와 기치조지의 주택가 골목길에도 서점은 있다. 지난 10년간 사라진 도쿄의 서점 500개 지금 도쿄에 900여 개의 서점이 있다지만, 2014년, 이 도시에는 1천 4백여 개의 서점이 있었고, 그 기간 일본의 서점은 1만 6천여 개에서 1만 2천여 개로 30% 줄었다. 마우스를 클릭하거나 핸드폰을 조작해 정보를 공유하는 시대에, 종이책과 서점은 불편함과 거추장스러움의 또 다른 이름이고, 현재를 지배하는 단어 ‘혁신’에 반하는 ‘묵은 방식’일 뿐이니, 이 수치는 현실에 기반한 매우 합당한 결과일 수 있다. 그래도 도쿄에는 위세를 잃고, 저물어 가는 이 세계에서 나름의 철학으로 책을 만들고 파는 이들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그 모습은 구태(舊態)일 수도, 향수(鄕愁)일 수도 있고, 진보(進步)나 관성(慣性)일 수 있지만, 모두를 관통하는 공통분모는 애정과 소통이다. 도쿄의 서점에서 만난 이들은 책에 지극한 애정을 가졌고, 그것을 매개로 타인과의 소통에 적극적이었다. 서점은 그들이 감정을 공유하는 따뜻한 공간이었다. 서른네 개 도쿄 서점에서 만난 서른네 개의 이야기 지은이는 책이라는 물건을 사고파는 곳에서 마음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변신한 도쿄의 서점 서른네 곳을 둘러보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 이야기, 책 이야기 그리고 종이책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의 눈으로 읽은 일본의 북디자인 이야기를 담았다. 다자이 오사무, 나쓰메 소세키,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만났고, 이 대작가들과 마음으로 연결된 서점 주인들의 사연도 함께 실었다. 일본에서도 베스트셀러인 〈82년생 김지영〉 일본어판 표지 디자인을 보며 이제, 이 나라의 북디자인이 예전처럼 위협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사진가 아라키 노부요시와 우에다 쇼지의 사진집을 만났고, 일러스트레이터 노리다케의 작품으로 표지를 디자인한 한정판 책을 찾은 데 더해, 앤디 워홀과 연결된 멋진 잡지 〈스튜디오 보이스〉를 발견했다. 시모기타자와의 작은 헌책방 주인은 한국에서 왔다는 지은이의 인사를 듣자마자, “한국은 여러모로 암담한 일본보다 희망이 있어서 좋겠다”는 말을 해줬고, 기치조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예쁜 서점의 주인에게 들은 운영기는 왠지 모르게 눈물겨웠다. 언젠가 마음이 흔들리는 시기가 왔을 때, 치유를 목적으로 다시 찾고 싶은 서점 하나도 눈여겨봐 두었다. 가장 좋아하는 책 한 권 그렇게 하루하루 멋진 경험을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지은이의 행복과 달리 그간 만난 도쿄 서점 주인들의 처지가 썩 여유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옛날과 달라진 책의 패러다임과 함께 불황의 길을 걷는 출판 시장에서 그들은 ‘우리와 달리 안녕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그들도 혼란스러워했다. 치열하게 고민하며 새로운 세상에 맞서는 이도 있지만, 그 모습과 상관없이 소멸을 향해 나아가는 시장에서 버겁게 버티는 일은 지은이와 우리 그리고 그들 앞에 놓인 모두의 숙제였다. 그래도 지은이는 아무 의문도 갖지 않았고, 걱정도 하지 않기로 했다. 그저 느긋한 마음으로 그들의 하루하루에서 아름다운 장면만 꺼내 읽었다. 어쨌거나 그들은 가장 좋아하는 책 한 권쯤 가슴에 담고, 서점을 찾는 이와 가볍게 인사를 나누거나, 안부를 묻기도 하고 서로의 책을 내놓고 감상을 이야기하며 일상을 공유하는 따뜻한 삶을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