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

Hwang Sun-mi and other · Novel
2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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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미 작가 특유의 따듯함과 섬세함이 돋보이는 작품. 전 세계 25개국으로 판권을 수출한 밀리언셀러 <마당을 나온 암탉>의 작가 황선미는 사소한 것에서 보편적 정서를 끌어올리는 데 탁월한 솜씨를 보여주는 작가다. 그 사소함이란 구체적으로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글쓰기에 큰 영향을 미친 아버지에게서 비롯하는 경우가 많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아버지의 삶을 반추하며 쓴 작품이라면 <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 역시 오랜만에 들른 아버지의 빈집에서 숱한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는 아버지의 물건들을 보며 떠올린 이야기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우화 형식으로 우리의 삶을 보여줬다면, <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는 한 노인과 그 집의 뒤뜰에 모여드는 동네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에 대해 곱씹게 한다. 강 노인은 어린 시절 추억과 상처가 남아 있는 산동네 백 번지로 들어온다. 동네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저택인 백 번지 집은 삼십 년 전부터 강 노인 소유가 되면서 '그 상태 그대로' 유지되어 왔다. 강 노인은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결혼도 하지 않은 싱글남으로, 뇌종양 판정을 받고 이 집으로 들어왔다. '거인의 집'으로 불리는 이 집은 마을 뒷산과도 이어져 있는데 마을 사람들은 집 주인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늘 하던 대로 이 집 뒤뜰을 통해 산을 오르내리고, 아이들은 뒤뜰에 닭을 키우고, 할머니 한 분은 텃밭을 가꾼다. 강 노인은 이방인인 채로 하루하루 집과 뒤뜰, 창고를 탐색하며 어린 시절 상처를 곱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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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작가의 말-모든 것은 기울어진 의자에서 시작되었다 버찌고개 악동들 뒤뜰의 침입자들 왜요 꼬맹이 당돌한 녀석 뒤뜰로 첫 나들이 또 하나의 문 헛소리 할망구 모든 문이 닫히고 거인은 힘이 세다 새장을 찾아서 장 영감의 방문 또 하나의 열쇠 뒤로 가는 기차 오래된 편지 간이역에서 만나다

Description

2014 런던도서전 ‘오늘의 작가’ 황선미의 신작 올해로 마흔세 번째를 맞는 2014 런던도서전이 4월 8일부터 10일까지 영국 런던 얼 스코트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는 주빈국 개념인 ‘마켓 포커스’ 국가로 선정되었고, 런던도서전 조직위원회에서 선정한 ‘오늘의 작가’(주빈국 작가 대표)는『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 황선미다. 『마당을 나온 암탉』(영문제목 The Hen Who Dreamed She Could Fly)은 일본, 중국, 프랑스, 그리스, 스웨덴 등 25개국에 판권을 수출한 책으로 2013년 겨울, 한국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펭귄출판사에서 일반소설로 번역, 소개되어 평단과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최근에는 영국의 전통 있는 출판사 원월드(One World)에서 나왔다. 이 책은 도서전 기간 동안 런던 서점가에서 ‘오늘의 작가’ 대표도서로 특별 진열되고,『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는 런던도서전에서 작가의 신작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갖게 될 동화 같은 이야기 황선미는 사소한 것에서 보편적 정서를 끌어올리는 데 탁월한 솜씨를 보여주는 작가다. 그 사소함이란 구체적으로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글쓰기에 큰 영향을 미친 아버지에게서 비롯하는 경우가 많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아버지의 삶을 반추하며 쓴 작품이라면『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역시 오랜만에 들른 아버지의 빈집에서 숱한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는 아버지의 물건들을 보며 떠올린 이야기다.『마당을 나온 암탉』이 우화 형식으로 우리의 삶을 보여줬다면, 『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는 한 노인과 그 집의 뒤뜰에 모여드는 동네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에 대해 곱씹게 한다. 이 책은 작가가 2010년 작품 구상에 들어갔다가 한 꼭지만 쓰고 계속 묵혀 둔 원고를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주관하는 작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지난 해 넉 달을 오스트리아 빈에 머무르면서 완성한 작품이다. 늘 쫓기듯이 바쁜 일상을 보내던 작가에게 주어진 이국에서의 휴식은 오히려 작품에 매진하는 치열한 시간이 되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동화로 출간되었으나 일반 독자들의 폭 넓은 사랑을 받고, 미국과 영국에서는 소설로 나온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황선미의 작품들은 성년 층까지 아우르는 우물물처럼 깊은 내용을 담고 있다. 『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는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담백하고 간결한 문장에 소박하고 단순한 내용이지만 자신을 돌볼 시간 없이 기계처럼 쉼 없이 자신을 굴려야 하는 바쁜 어른들에게 한번쯤 숨 고를 여유를 준다. 뒤통수에 골칫거리를 단 노인의 귀향 65세 강 노인은 결혼도 하지 않은 싱글남이지만, 미래건설 회장이자 수석 디자이너로 사회적 성공과 경제적 부를 거머쥔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이다. 냉철한 기업가로서 매사가 정확하고 모든 일을 전문가에게 맡겨 완벽하게 처리하는 그에게 유일한 골칫거리라고는 자기 뒤통수에 자리 잡은 암 덩어리다. 강 노인은 뒤통수에 혹을 단 채 어린 시절 추억과 상처가 남아 있는 산동네로 들어온다. 동네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저택인 백 번지 집은 삼십 년 전부터 강 노인 소유가 되면서 ‘그 상태 그대로’ 관리되어 왔다. 드넓은 야산을 빙 둘러친 철책 곳곳에 ‘사유지 출입 금지. 엄벌에 처함. 주인 백’ 이라는 표지판을 세워놓고 말이다. 여기는 이름만 버찌마을이지 마지막 버찌나무 한 그루까지 밀어내고 아파트가 들어선 곳이다. 벌레가 초록을 갉아먹듯 야금야금 그렇게 됐다. 100번지 일대만 개발되지 않은 건 워낙 언덕배기인 데다 드넓은 야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야산자락의 오래된 빈집. 큰 나무들에 둘러싸인 그 집의 주인이 고집불통이라서. 고집불통이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소문이다. 아무도 집주인을 만난 적도 본 적도 없다. -23쪽 비상 버튼만 누르면 의사를 비롯해 회사 경영진이 총출동하는 시스템을 갖춘 이 집은 강 노인의 충직한 비서 미스터 박이 강 노인의 지시에 따라 삼십 년 전 사들였던 당시 ‘그대로’ 관리하고 있다. 강 노인은 그 집에서 전문가들의 세심한 관찰 속에 관리를 받고 있다. 물론 강 노인 자신은 모르지만. 강 노인은 이 집에서 조용히 지내면서 그동안 일하느라 바빠서 미루기만 한 사소한 것들을 하면서 이제라도 자신의 인생을 살고 싶어 한다. 먹고 싶은 것 요리해 먹기, 악기 배워서 연주하기 등 자신의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며 실천에 옮기려는 강 노인에게 뜻하지 않은 또 다른 골칫거리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뒤뜰의 골칫거리들 백 번지 집에서 첫날 밤을 보낸 강 노인은 아침에 수탉의 기상나팔 소리에 잠이 깨고, 강아지 짖는 소리를 듣고, 조그만 여자애가 뒤뜰로 가는 것을 보고 당황한다. 분명 강 노인 소유의 집이고, 집 주인 허락 없이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곳인데 말이다. 집 주인인 자신을 제외하고 버찌마을 사람들은 이 집 뒤뜰을 통해 마을 뒷산을 오르내리고, 아이들은 뒤뜰에 닭을 키우고, 치매에 걸린 할머니 한 분은 텃밭을 가꾼다. 강 노인은 그가 어릴 적 살았던 곳이지만 정작 앞뜰에서 뒤뜰로 나가는 방법조차 몰라 길을 헤맨다. 실은 강 노인이 어릴 적 살던 곳은 창고다. 해당화 무더기와 대나무 숲이 덮어버린 뒤뜰 너머에 있는 지금은 거의 허물어지다시피 한 창고. 강 노인은 이 집과 근처 땅들을 사들일 때부터 가겟집 장 영감이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동네 아이들 중 하나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많은 것을 모르고 있었다. 자신의 백 번지 집이 아이들 사이에선 ‘거인의 집’으로 불리고, 자기만의 소유인 줄 알았던 곳이 마을 사람들의 숨통을 틔워 주는 뒷산과 연결되어 자신의 뒤뜰을 모두가 제집처럼 드나들었다는 사실을. 주인이랍시고 서류에 도장만 찍었지, 아무것도 모르는 강 노인은 집안 구석구석과 주변을 탐색하며 조금씩 백 번지 집을 알아 간다. 아무 준비 없이 슬리퍼 차림으로 뒤뜰에 나섰다 산에까지 오르게 된 강 노인은 우리말을 능숙하게 하는 흑인 남자와 마주치고, 그 사람의 도움으로 무사히 집까지 돌아온다. 프랑스 사람이지만 영어를 가르치고, 아들 때문에 고향에도 못 가고, 여기서도 이방인으로 지내는 그는 혼혈아 피엘의 아버지고, 피엘은 자신이 이유 없이 미워하게 되는 상훈이와 한 반 친구다. 강 노인 역시 아버지를 잃고 미국으로 입양되어 그곳에서 온갖 수모와 설움을 겪으며 오늘에 이르렀다.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어린 시절의 상처가 이곳에서 되살아나 강 노인은 몹시 괴롭다. 특히나 강 노인을 못 견디게 하는 건 상훈이라는 동네 아이의 적대적인 태도다. 동네 아이들의 놀림감. 창문도 없는 창고 방에서 쥐처럼 살던 아이, 다른 아이들은 모두 드나들 수 있는 뒤뜰에 금지당한 아이. 뒤뜰에 오려면 공주에게 절하듯 고개를 숙이라던 주인집 딸. 그 애의 그네를 매 주다가 나무에서 떨어진 뒤 앓다가 세상을 떠난 아버지. 잠자리에서 안아 주는 것밖에 할 수 없던 아버지였다. 그 모든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아이가 깨어나고 말았다. -73∼74쪽 강 노인이 자기 집과 마을 사람들의 관계를 알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을 사람들 역시 강 노인이 백 번지 집 주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강 노인은 전문가에게 맡겨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는 모든 길목을 차단한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자 강 노인의 뒤뜰은 엉망이 되고 만다. 여기저기 널린 달걀에, 닭과 병아리를 노리는 고양이와 청설모, 푸성귀가 쇠어버린 텃밭은 그야말로 질서가 무너진 세상이다.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를 철저히 끊어 보려는 강 노인이지만 그럼에도 그는 피엘 아버지를 도와 그가 일일교사로 동시 통역사 역할을 훌륭하게 마칠 수 있도록 하고, 피엘의 후견인이 되고자 한다. 하지만 그것이 상훈이에게는 큰 상처로 다가온다는 것 역시 알고 있다. 강 노인은 자기가 유치하게 어린애를 상대로 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