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Description
2005년 1월 민음사 논픽션 신간 ‘유러피언 드림’은 종합적인 사고와 신선한 시각으로 세계의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리프킨이 “아메리칸 드림의 종말”을 고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야심작이다. ‘소유의 종말’, ‘노동의 종말’, ‘엔트로피’ 등의 베스트셀러 작가 제러미 리프킨은 과학기술 발전이 세계 경제,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특히 ‘노동의 종말’(1995)은 노동 시간 삭감을 위한 사회 운동의 기폭제 역할을 했고, ‘바이오테크 시대’(1998)는 생명공학 연구가 초래할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소유의 종말’(2000)에서는 “소유의 시대”는 가고 “시간과 체험의 상품화”라는 새로운 국면을 진단했고, ‘수소 혁명’(2002)에서는 “혁명적인 수소 에너지”가 세계 권력 구조를 뒤흔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독보적인 사회 사상가로 평가받고 있는 리프킨이 이번 저서를 통해 또 한번 미래학자로서의 역량을 발휘해 보인다. ‘유러피언 드림’의 판권은 현재 13개국에서 계약되었고 그 밖에 도 계약이 다수 진행 중이며, 리프킨의 모든 작품들은 약 20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아메리칸 드림은 더 이상 세계화 시대에 부응하지 못한다 ‘아메리칸 드림’은 미국의 이상이며 세계인들의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수성가 신화가 물질만능주의로 변하고 개척과 모험 정신은 한탕주의로 변질되고 개인주의가 이기주의로 퇴색하면 고매한 이상과 공동체 의식에 대한 동경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미국의 정신’과 ‘선택받은 나라’에 대한 신념이 강한 미국인들은 세상의 근본적인 변화는 미국이 주도하리라 믿고 있다. 그러나 지금 그 변혁은 ‘신세계’ 미국이 아니라 ‘구세계’ 유럽에서 시작하고 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은 유럽에서는 모더니즘에 대한 철저한 비판이 일어났으나 포스트모더니즘 역시 ‘보편성’(인권과 자연권)을 인정하면서 내부적 모순에 직면했다. 리프킨은 자가당착에 빠진 포스트모더니즘을 대신해 등장한 것이 바로 유러피언 드림이라고 주장한다. 리프킨이 유럽인보다 더 유럽의 비전을 명확하게 읽어낸다 리프킨은 우선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서 부의 축적과 자율성이라는 아메리칸 드림의 핵심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밝히고, 반대로 공동체 의식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유러피언 드림의 덕목이 어떻게 유럽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는지를 추적한다. 미국은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니며, 미국과 유럽은 각각 외교, 평화 유지, 국제 원조 등에서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리프킨은 이 책에서 명확한 근거와 특유의 통찰력으로 비교사회학적 측면에서 구체화하고 있으며, 유러피언 드림의 이상을 유럽인들보다도 더 날카롭게 읽어내고 있다. 리프킨은 아메리칸 드림이 배타성 때문에 더 이상 세계화 시대에 부응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의 덕목을 높이 사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 때문에 “사회적 집단 책임과 세계화 의식”을 강조하는 유러피언 드림에 주목한다. “나는 양쪽 꿈의 최선을 통합하고 싶은 열망에서 이 책을 통해 둘 사이의 시너지 효과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유럽의 조용한 경제 혁명: 미국이 뒤지고 있다 리프킨은 “일하기 위해 사는 미국인”과 “살기 위해 일하는 유럽인”의 삶을 꼬집는다. 그는 다양한 통계와 실증적인 사레를 들어, 자본주의에 대한 유럽의 보다 인간적인 접근이 물질만능과 효율성 중심의 미국적 비전보다 훨씬 양질의 시민과 문화를 낳는다고 주장한다. 현재 미국인의 근로 시간이 유럽인보다 많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생산성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으며 향후 생산성과 기술 면에서 유럽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아직 유아기이지만 GDP, 삶의 질, 환경, 교육 등 모든 면에서 미국을 능가하면서 새로운 슈퍼파워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 선진국 18개국의 빈부차가 미국보다 적고, 세계 백만장자 가운데 32퍼센트가 유럽에 살고 있으며 또 그 수가 가장 빨리 늘어나고 있다. 유로는 예상을 뒤엎고 강세이며, 《포춘》이 선정한 140개 대기업 가운데 미국 회사(50개)보다 유럽 회사(61개)가 더 많다. 세계 1위 휴대폰 업체는 모토로라가 아니라 핀란드의 노키아이며, 무선통신 시장의 선두주자는 영국의 보다폰이며, 세계 최대의 출판사는 독일의 베르텔스만이며, 세계 비행기 시장을 장악한 회사는 보잉이 아니라 유럽의 에어버스이며, 세계 4대 은행 가운데 3개가 유럽 은행이다. 미국이 아시아(중국)를 주시하는 동안 유럽에서 전혀 다른 경제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리프킨은 미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가 유럽의 변화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가늠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에 대응할 준비도 돼 있지 못하다고 경고한다. 유럽 합중국: 세계 최대 단일 경제권 탄생 EU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는 크게 다르다. 유럽의회는 민족국가가 행사하는 정치, 경제 권한 다수를 갖고 있고 자체적인 군대도 설립했다. 운송, 에너지, 통신 부문에서 유럽 전체를 단일 첨단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트랜스 유러피언 네트워크’(TEN), 범유럽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갖추며 경제뿐 아니라 교육, 인재, 정치,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네트워크화된 유럽”을 꿈꾸고 있다. 리프킨은 이제 사고의 틀을 바꿀 것을 촉구한다. EU 국민들은 자신들을 프랑스인, 독일인이라기 보다는 유럽인으로 더 인식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50개 주를 ‘아메리카 합중국’의 일부로 생각하는 것처럼 앞으로 유럽 각국을 EU의 일부로 생각해야 하며, 따라서 독일과 미국이 아니라 독일(GDP 1조 8660억 달러)과 캘리포니아 주(GDP 1조 3440억 달러)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2의 과학 계몽주의: 자연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이 바뀐다 아메리칸 드림은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았지만 유러피언 드림은 자연을 생명 공동체로 파악한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열역학과 유기생물학, 불확실성 원칙, 양자역학, 과정철학, 생태학, 그리고 사이버네틱스와 시스템적 사고방식 등이 기존 계몽주의의 기초를 무너뜨리면서 싹텄다. 미국은 “아마추어 엔지니어들의 나라”라고 할 만큼 과학 기술에 대한 애착이 강한 반면 유럽에서는 러다이트를 비롯한 친환경 반기술 운동의 뿌리가 깊다. 최근 EU는 유전자 변형(GM) 식품과 유전자 변형 미생물(GMO) 도입에 대한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여 미국과 무역 마찰을 빚었다. 유럽인들은 GMO가 환경과 인간에 끼칠 수 있는 예기치 못할 영향력과, GM 식품이 문화 정체성을 해칠 수 있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또한 안전과 환경 테스트를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REACH 시스템을 도입했다. 2002년 EU는 “예방 원칙”을 사용한다는 법령을 채택했고, 이것은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것이다. 아메리칸 드림은 “리스크를 감수”하며 자연을 개척하는 것이었지만, 이제 유러피언 드림은 “리스크 예방”으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EU는 사실상 “지구 환경에 대한 인류의 책임을 정치적 비전의 핵심으로 강조한 최초의 통치 체제”이다. 아직 현실적인 난관이 많지만 리프킨은 EU가 적어도 과학기술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설정했다는 데 큰 의의를 둔다. 그 비전에 따르면 세계는 포괄성, 다양성, 지속 가능성, 삶의 질, 조화에 대한 유러피언 드림과 어우러진 “제2의 과학 계몽주의”로 나아갈 것이다. 푸른 수소와 검은 수소: 유럽의 비전이 세계 미래를 좌우한다 유러피언 드림의 실행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수소 에너지 개발이다. 로마노 프로디 전 EU집행위원장은 수소 프로젝트를 유로 도입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리프킨이 전작 ??수소 혁명??에서 밝힌 바와 같이 수소 경제는 세계 권력 구조를 뒤바꾸어 놓을 만큼 강력한 잠재력을 지닌다. 이처럼 중요한 수소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미국 대통령 부시 역시 수소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나 그 접근 방식이 유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