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함께 떠나는 신비로운 자연 여행
책장을 덮을 즈음에는 나도 명화 전문가!
“계몽주의 시대의 과학자들과 문학가들 덕택에 인간의 지식을
분류하는 구체적 기준들이 마련되었고, 각 기준들의 범위와 계통도
분명하게 규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인류는 무엇인가를 상실하고 말았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잃어버린 자연의 목소리를 찾아서
흔히 동양에서는 자연을 경이의 대상으로 보고 서양에서는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여겼다고 한다. 이러한 사상의 차이는 미술에도 반영되어 동양에서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모습을 중시한 반면, 서양에서는 자연을 정복한 인간이 중심에 자리한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그렇다면 서양인들은 그들을 둘러싼 자연의 가치를 정말 하찮게만 여긴 것일까?
아트 가이드 시리즈 아홉 번째 책인 『자연과 상징, 그림으로 읽기』는 아름다운 꽃과 나무, 귀여운 애완동물과 무서운 맹수 등 서양인들의 삶과 함께 해온 갖가지 동식물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기독교라는 서양인의 사상을 지배한 두 줄기 속에서 각각의 동식물들이 상징한 의미와 이에 얽힌 설화 등을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림과 함께 유럽의 자연 속으로 떠나는 여행!
이 책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사과와 딸기, 호랑이와 토끼 등을 비롯하여 도금양, 마르멜로, 황금방울새처럼 서양에서 들어온 다소 생소한 이름의 동식물까지 다루고 있다. 아울러 같은 자연물이라도 동양과 서양에서 각각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 차이를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예컨대 우리에게는 달나라에 산다고 알려진 귀여운 옥토끼가 서양에서는 욕정과 육체적 쾌락을 의미한다. 300여 점의 명화와 함께 동식물들 하나하나의 의미를 짚어나가다 보면, 과학과 이성이 발달하기 이전 신화와 종교로 모든 것을 설명한 서양인들의 자연을 향한 애정과 두려움을 오롯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신화와 성서 속에 감춰진 자연의 수수께끼를 풀다
르네상스 시대를 전후로 유럽 회화 속에 등장한 동식물들을 주제별로 나누어 각각의 소재들이 과연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상징적 의미의 유래는 무엇인지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주제는 크게 초목, 꽃, 과일, 육상 동물, 날 수 있는 동물, 수생 동물, 상상의 동물로 나누었고, 해당 동식물들을 표제항목을 삼아 각각의 자연물이 그림 속에서 어떤 의미와 유래를 갖는지를 그림을 예시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자연물에 깃든 신화와 전승의 세계를 마음껏 맛볼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서양문화의 원천에 대한 탐구심을 고취시킬 기회도 제공한다. 첨단 과학이 발달한 21세기를 살면서도 여전히 자연에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현대인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 줄 것이다.
[매혹적인 그림 안내서, 아트 가이드 시리즈]
예경의 아트 가이드 시리즈는 감성에만 치중한 미술 감상을 뛰어넘어, 명화들의 주제와 내용, 등장인물의 특징, 그림 안의 세부사항들이 의미하는 것을 미술 애호가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보기 쉽게 설명해준다. 다 빈치, 샤갈, 고갱 등 거장의 붓끝을 따라 이 책을 읽다보면 더 이상 내용을 몰라 답답한 명화는 없을 것이다.
1. 그림 속을 파고드는 실선의 매력
주제별로 모아진 작품들을 하나하나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아트 가이드 시리즈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신화와 성서 속 이야기들이 거장의 붓끝에서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단순히 명화를 나열하는 시리즈는 아니다.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은 그림 속을 파고드는 실선이라고 하겠다. 이 선들은 장황하게 말로 풀어쓴 설명이나 부분적으로 확대하는 번거로움을 가볍게 뛰어넘어, 중요한 부분을 콕콕 짚어 설명해준다. 그 결과 이 책은 다양한 시대와 작가를 아우르며 끝없이 펼쳐지는 색다르고도 매혹적인 명화여행을 선사한다.
2. 그림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
그림에도 규칙이 있다. 지금은 의미를 알 수 없는 그림 속 작은 사물들이나 인물의 몸짓 등은 그림이 그려진 시기의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명쾌한 표지였다. 날개가 있고 화살을 든 어린 아이는 에로스, 사자 가죽을 두르고 곤봉을 든 남자는 헤라클레스, 삼지창을 든 남자는 포세이돈이다. 또한 털가죽 옷을 입은 황야의 남자는 세례자 요한, 열쇠를 든 남자는 베드로, 초상화가 그려진 천을 들고 있는 여자는 베로니카이다.
아트 가이드 시리즈는 그러한 그림의 규칙들을 하나하나 파헤친다. 그림 속 인물의 작은 몸짓이나 디테일이 뜻하는 바를 깨닫게 될 때마다 독자들은 마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듯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3. 한눈에 들어오는 명료한 구성
아트 가이드 시리즈는 전반적인 구성 면에서도 다가가기 쉬운 그림 안내서임을 자부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성인 이야기 같이 인물 중심의 책에서는 가나다 순서로 찾아보기 쉽게 정리했으며, 구약과 신약, 상징과 비밀 등의 경우에는 대주제 항목 안에 다양한 소주제 항목을 배치해 읽기 쉽게 정리해 놓았다. 또한 모든 페이지마다 관련 명화를 실은 뒤, 세부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따로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부록에는 일화나 인물, 미술가로 정리해 찾아보기 쉽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