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태초에 종교가 먼저 있었다
국가를 다스리는 도구이자 힘, 종교!
집단 혹은 국가를 운영하는 지배자는 영토, 자원, 기술이라는 3요소가 필요하다. 그것을 지배 도구로 삼아야만 경제적·군사적 우위에 설 수 있고, 그래야 우두머리로 인정받을 수 있는 법이다. 3요소는 눈에 보이는 핵심 도구이면서 가시적인 위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고 은밀하게 엄청난 위력을 행사하는 도구가 있다. 바로 종교다!
종교를 단순히 ‘신성한 것’으로만 이해하면 그 본질에 다가갈 수 없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종교도 결국은 권력이자 힘이었다. 신의 이름으로 감춰졌을 뿐 왕권 못지않은 힘들 휘두르고 영향력을 행사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종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사회를 침식한다는 데 있다. 이런 정신적인 침투는 사회라는 집단의 생각을 바꾸고 기존 체제에 대항하는 힘을 불어넣는다.
종교는 문명의 기반이다. 문명은 자기와 타인을 구분하는 역사의 단위다. 각 나라의 문명이 무엇이고, 다른 나라와 어떻게 다른지 등을 논할 때 종교는 필수 요소다. 어쩌면 종교가 있기에 국가라는 것이 성립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요즘 외신을 보면 단기적인 뉴스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다. 이는 ‘우리’와 ‘그들’의 문명, 특히 종교가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 따라서 ‘종교 세력’의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것은, 오늘날의 국제 정세를 좀 더 폭넓게 바라보는 틀이 될 수 있다.
세력이자 힘이자 권력인, 종교!
신의 이름으로 행해진 역사 속 힘의 발자취
사람을 구원하는 것은 종교의 본질이 아니다. ‘타자를 자기에게 종속시키는 정신적인 도구’가 바로 종교의 본질이다. ‘신성함’으로 포장한다 해도 결국 종교도 권력이다. 세력이자 힘이자 권력인 종교는 신의 이름으로 역사를 움직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공성의 가면을 쓴 채로 활동한 것이다.
『종교 권력은 세계 역사를 어떻게 움직였나』는 ‘종교×지정학’ 관점으로 세계의 역사를 이해한다. 이 책은 4개의 파트와 34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유교문화권의 동아시아를 다루는데, 중국이 핵심 지역이다. 유교의 시작인 중국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티베트, 대만 등을 다룬다. 각 지역이 유교의 핵심 지역인 중국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어왔는지 분석한다. 2부는 인도·동남아시아의 다신교 상황을 알아본다.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시크교, 이슬람교가 각 지역 왕권과 어떤 식으로 결합해 흥망성쇠를 보였는지 상세히 다룬다.
3부는 종교개혁을 둘러싼 유럽의 상황, 특히 기독교가 어떻게 분열되고 동맹을 맺는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특히 ‘돈’을 둘러싼 기독교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다룬다. 마지막으로 4부는 중동·중앙아시아·아프리카의 이슬람교를 정리한다. 이슬람 세력의 교리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고, 그것이 해당 지역의 역사에 어떤 식으로 세력을 떨치고, 또 세계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준다.
신은 말없이 침묵하는 자다. 그러나 신은 인간의 뜻에 따라 늘 큰 목소리를 낸다. 이 책은 종교가 신의 이름으로 행하고 큰 목소리를 낸 발자취를 따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