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나 | 어째서 그는 멜랑콜리도 없는 얼굴을 좋아하게 됐을까
김선형 | 술 없는 밤
김일두 | 믿고 선택한 건 이것이다
오지은 | 술 없는 술 있는 밤
오한기 | 나의 즐거운 알쓰 일기
김세인 | 술이 덜어진 몸은 느슨해졌고 틈새가 벌어지더니 어느 순간 북- 하고 갈라졌다
밤夜과 연관되는 단어를 떠올릴 때 술은 과연 앞줄에 놓인다. 이는 술을 마시는 이에게도 마시지 않는 이에게도 마찬가지다. 마시는 이에게는 역시나 그 밤에는 술이 꼭 알맞기에 중요하고, 마시지 않는 이에게는 술을 멀리하거나 거부해온 장구하고도 지겨운 지난날을 상기시키기에 중요하다. 삶의 유희를 논하는 책을 들춰볼 때도, 맛을 논하는 유튜브 영상을 시청할 때도 술, 그리고 밤은 따로 떨어지지 않는다. 술 있는 밤이 구체적일수록 술 없는 밤의 형체는 모호하게만 느껴진다. 굳이 그 밤에 관한 이야기를 불러낸 이유다. 『술 없는 밤』은 작가, 번역가, 싱어송라이터, 영화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6인이 통과한 술 없는 밤을 담고 있다. 이들은 술을 마시기도 하고 마시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밤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내려앉는 것. 그들은 매일 당연하게 찾아드는 그 밤 시간을 술이 없거나 있는 상태로 보낸다. 그러다 그 없는 찰나(혹은 일상)에 대한 정념을 붙잡아 글로 적었다. 그리하여 그 밤은 술 마시는 이들에게 자꾸만 안 마시겠다 거절을 놓아야 하는 밤, 술 취한 이들을 맨정신에 챙겨야 하는 밤, 그들의 주정을 보고도 잊어야지 다짐하는 밤, 술이 없어 불안이 증폭되는 밤, 벗어나고 싶은 내 내면으로 자꾸 불려 들어가는 밤이다.
<그부호> 웨스 앤더슨 감독
비주얼 마스터의 독보적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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