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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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와 공상가, 범죄자들은 무엇으로 유명해졌을까?’ 일률적인 백과사전식 위인 평가를 뒤엎는 승리자에 대한 도발적이고 통쾌한 기록문 이 책은 “역사를 비틀어 버린 천재와 공상가, 범죄자들은 무엇으로 유명해졌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모차르트 같은 천재, 히틀러 같은 범죄자, 마르크스 같은 공상가, 콜럼버스 같은 모험가까지 문학과 예술, 정치와 전쟁, 과학과 사상 등에서 족적을 남겼다고 평가받는 인류사의 거인들의 면면을 뒤집어 본 환상적인 파노라마이자 좀 더 솔직한 승리자의 문화사이다. 칭기즈 칸이나 알렉산드로스 대왕처럼 환경과 우연으로 극히 운이 좋았던 ‘위대하지 않은 유명인’에서 넬슨이나 니체처럼 질병과 광기로 혹독한 대가를 치룬 ‘위대한 유명인’까지 추적하며, 명성 뒤에 가려진 인물의 이중성을 고발하고 그 역사적 명암을 재구성했다. 지은이는 위인, 천재, 성공, 명성에 관한 연구서와 여러 역사 인물을 동시에 다룬 역사서, 전기, 기념 논문, 공연과 박물관의 자료 등 방대한 문헌을 추적하여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사실들을 생생하게 재발견해 낸다. 현대적인 화장술과 성형수술의 성공적인 수혜자 가르보와 마릴린 먼로, 에디슨보다 25년 전에 이미 발명된 전구 이야기, 자신이 신대륙을 발견했다고 믿지 않은 아메리카의 세 번째 발견자 콜럼버스, 널리 알려진 최초의 벤츠 삼륜차보다 백여 년 전에 이미 발명된 자동차의 역사, 전기 작가들도 인정한 지독한 전쟁 애호가 처칠, 주변 사람들의 주머니에 있는 돈을 마치 제 돈인 양 꺼내 쓴 뻔뻔이 마르크스, 도박 빚을 갚기 위해서 밤낮으로 작품 활동에 몰입한 도스토옙스키, 독재자들을 옹호했다는 이유로 노벨 문학상을 받지 못한 보르헤스 등 인간 승리의 문화사는 상식의 궤를 벗어나 독자에게 새로운 관점을 보여 준다. 나폴레옹, 베토벤 같은 인물은 어떻게 위인이 되었을까? 어떤 재능과 성격에 어떤 환경과 우연이 따라주어야 했을까? 위업을 달성한 이들 중에는 신들린 사람과 역겨운 사람,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이 왜 그리 많은 것일까? 이 경주에서 수상자를 결정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또 우리는 정말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경탄을 보내고 있는가? 우리는 어떤 그럴싸한 거짓말에 속아 넘어갔을까? 지은이는“명성이 어차피 로토와 다름없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의 새롭고 독자적인 평가로 역사가와 비평가, 편찬 위원들의 작위적이고 우연적인 결정을 깨부수는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역사상의 ‘명성 평가단’이 선정, 기록한 승자의 역사라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그동안 복종과 경탄의 욕구로 과대 포장된 사건들의 진실과 이면을 파헤쳤다. 객관적인 재평가를 위한 노력 외에 솔직한 사적 평가도 등장시켰고, 종전의 역사적 사실을 뒤집는 통쾌한 이야기도 추가했다. 토마스 만이 “괴테와 함께 독일어를 완성시킨 사람”이라고 칭했던 이 사람이 거리에서 재찍질을 당하는 말을 껴안고 “형제”라고 말했는지는 논란이 있다. 하지만 정신 병원으로 가기 직전에 팔꿈치로 피아노를 치고, 친구들 앞에서 알몸으로 춤을 춘 것에 대해선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그 누이는 그가 철학자로서의 명성이 높아지자 새로 구한 집으로 옮겨서 사람들을 위해 전시해 놓았다. 한때 니체라고 불렸던 폐인의 난처한 이야기다. 이처럼 천재성과 정신질환, 투명한 정신과 광기 사이에는 명확한 경계가 없다. 사소한 부분까지 오만했던 베토벤의 실제 모습도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베토벤은 하인을 때렸고, 식당 종업원의 얼굴에 음식을 집어던졌으며, 산책하다가 황후 일행을 만났을 때는 얼굴을 찌푸렸고, 자신의 악보에 불평을 털어놓는 음악가에게는 이렇게 호통 쳤다. “ 그 한심한 친구는 내게 음악의 신이 내릴 때 내가 그 친구 바이올린 파트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믿나 보지?”” 또한 아프리카 원정길에서 용인술에 능한 재치 있는 입담을 선보인 카이사르의 이야기는 지금의 코미디언 못지않게 우리를 웃게 만든다. “기원전 47년 아프리카 땅에 내렸을 때 카이사르는 실수로 발이 꼬여 그만 땅바닥에 쓰러졌다. 순간 그는 위험을 인식했다. 부하들이 자신의 이 모습을 나쁜 징조로 해석할 수 있으리라는 위험이었다. 그는 넘어진 채로 흙을 움켜쥐고 일어나서는 소리쳤다. “아프리카, 내가 드디어 너를 붙잡았구나!”” 글쓴이 특유의 깊은 통찰력과 남다른 직관이 돋보이도록 단순한 인물별 평가를 넘어 주제별로 해당 인물을 배치하고 키워드를 정리하여 의미적으로 연관된 사건들을 나란히 배열하였다. 역설과 모순으로 가득 찬 위인의 생애와 개인사를 이해할 수 있는 인상적인 일화를 적극적으로 발굴하였다. 또한 별도 지면에서 ‘남성이 선택한 여자들’ ‘미국은 어떤 대통령을 원할까?’ ‘어린 나이에 올린 최고의 성과’ ‘고령의 최고 성과’ ‘백과사전의 위인들’ ‘올해의 인물들’ 등 흥미로운 내용을 소개하였다. 우리에게 익숙한 위인의 역사가 단편적인 사실의 묶음에 불과하기보다는 엄청난 사람들과 계기, 원인, 우연이 어지럽게 뒤엉켜 발생한다는 데 주목하였다. "우리는 진짜가 뭔지 모를 때가 많다. 하지만 어떤 때는 진짜를 알 수 있는데도 가짜를 숭배하기도 한다. 에피쿠로스는 호색한이 아니었고, 조제프 기요탱은 박애주의자로 프랑스 혁명 당시 기요틴(단두대)을 만들지도 발명하지도 않았다. 또한 찰스 린드버그는 최초로 대서양을 횡단한 비행사가 아니었고, 피타고라스 정리는 피타고라스에서 유래하지 않았으며, 호메로스라는 탁월한 인물도 실체가 모호하다"고 밝힌다. 위대한 전기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는 “우리가 때로는 비굴한 경외심으로 축성한 인물들을 우리의 개인 법정으로 소환하는 일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은이는“일찍이 위대한 사람들도 우리에게 그 선례를 보여 주었다. 보들레르는 프랑스의 국민적 영웅 볼테르를 “멍청이들의 왕”이라 칭했고,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헤겔이 “뒤죽박죽 엉터리” 철학으로 유명해졌다고 그의 인간 오성론에 의심을 품었다. 베르디는 모차르트를 조롱했고, 니체는 바그너를, 톨스토이는 셰익스피어를 비웃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교과서와 백과사전이 주입한 통념에서 벗어나 재능은 특출했지만 이름 없이 세상을 떠난 위대한 무명인들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침략을 포기한 모든 위정자와, 기회가 있었음에도 최고의 직위를 노리지 않은 사람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지은이는 이 책의 의도가 “우리가 예찬해야 할 인물이 누구이고, 그 인물을 어떤 사람으로 묘사할지 결정하는 그 골방 안을 낱낱이 들여다보고, 한 인물이 전쟁터나 첫 공연의 무대를 거쳐 백과사전이나 교과서에 실리기까지 걸어갔던 길을 생생하게 추적하는 것이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