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국제 과학 올림피아드에서 우승한 김민철군 추천도서
과학은 생각하는 학문이다.
생각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고 기초과학의 토대가 된다
창의적이고 참신한 시각을 제공하는 인지과학 입문서
『뇌, 생각의 한계』는 신경과학을 바탕으로 사고의 본성에 대한 우리의 믿음에 도전하는 책으로서, 순간적인 판단과 의사결정 이면에 있는 진정한 과학을 파고든다. 우리의 사고와 우리가 실제로 아는 것의 일관성 없고 때로는 모순되는 관계를 탐구하고, 우리가 마음, 지식, 이성에 관해 아는 것 또는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 도전하는 도발적이고 혁신적인 책이다.
신경학자 로버트 버튼은 확실하다는 느낌 -우리가 무언가를 안다는 느낌-이 사실의 증거가 아니라 하나의 정신적 감각이라고 말한다. 확신과 같은 느낌들은 뇌의 원시적인 영역들에서 비롯되며 적극적인 의식적 반영이나 추론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느껴지든지 간에 확신이란 의식적인 선택도 아니고 사고 과정조차도 아니다. 확신과 '우리가 뭘 아는지를 알고 있는' 유사한 상태들은 마치 사랑이나 분노처럼 이성과 무관하게 작용하는 무의식적인 뇌의 기제들로부터 일어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안다, 맞다, 확신한다, 확실하다는 느낌들은 신중한 결론이 아니라, 단지 우리에게 우연히 일어나는 정신적 감각들로서, 사고보다 앞서서 일어난다. 그러나 마치 그 느낌이 사고에 대한 반응으로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우리가 뭘 아는지를 아는 방식의 본질과 한계를 지적하고, 이에 대한 논의를 일으키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말한다.
『뇌, 생각의 한계』는 우리의 뇌와 마음이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한 통찰력과 인간 행동에 대한 더 넓은 이해를 추구하는 매우 매력적이고 유익한 책이다. 첨단 신경과학, 실험 데이터 등 다양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함은 물론, 놀랍고도 흥미로운 연구사례와 일화들이 가득 담겨 있다.
당신이 옳지 않을 때마저 당신이 옳다고 믿는 것은 왜일까?
어떤 것을 확실히 알 때 당신은 그 사실을 인식한다, 그런가? 당신은 하늘이 푸르다는 것, 또는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었다는 것, 또는 2001년 9월 11일 아침에 어디에 있었는지를 ‘안다’. 당신은 이 모든 것들을 안다. 그러니까, 왜냐하면 그냥 알기 때문이다.
지식은 생각되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는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동감하는가? 지식은 일반적으로 상식이란 단어와 통한다. 다수의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말로 하면 아는 이치라는 것이다. 하늘이 파랗다는 문장을 우리는 어떤 직관으로 대하는가. 창조론과 진화론이라는 양극단의 크레바스에서 우리들 각각은 무슨 확신을 가지고 판단하는가. 이러한 앎을 우리는 어떻게 아는가?
우리가 의식적으로 숙고해서 ‘우리가 뭘 아는지를 안다’는 신화를 깨기 위해, 이 책에서는 뇌가 어떻게 ‘앎’이라는 불수의적인(의지로 조절되지 않는) 감각을 만들어내는지, 그리고 이 감각이 어떤 식으로 모든 것의 영향을 받는지를 보여준다.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유전적 소인으로부터 모든 신체 감각에 공통된 지각적 착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것을 보고 나면 우리는 이성에서 나온 것이 아닌 이 안다는 느낌feeling of knowing이 얼핏 헤어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현대의 수많은 진퇴양난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저자는 확신이란 감 즉, 느낌의 허상을 지적하기 위해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의 연구사례를 단적으로 제시한다. 섬광기억을 연구한 심리학자 울릭 나이서가 챌린저호 폭발과 관련해 106명의 학생에게 기억을 적으라고 하고, 2년 반 뒤 다시금 그 정확성을 확인해본다. 25%의 학생의 기억은 적은 내용과 깜짝 놀랄 만큼 달랐고, 오직 10%의 학생만이 세부사항을 정확히 기억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은 자신이 직접 쓴 일지를 보고도, 자신의 틀린 회상이 맞다고 확신했다. 더욱이 한 학생은 자신의 글씨는 맞는데, 쓴 적이 없다고까지 한다. 이 맹목적 확신의 위험성을 저자는 지적한다.
과자 마들렌의 본래 맛에 대한 처음 기억에 영원히 닿을 수 없었던 마르셀 프루스트처럼 우리는 무의식 즉, 우리가 감지하지 못하는 신경망의 숨겨진 층에서 우리가 안다고 말하는 그 확신감을 키워낸다.
저자는 안다는 느낌이란 언어 표상의 추상성을 해소하기 위해, 인공지능계의 숨겨진 층이란 용어를 빌려와 인간의 신경망의 의식 흐름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가 느끼는 방식을 입력 - 숨겨진 층 - 출력이란 일련의 과정으로 비유해 묘사한다. 숨겨진 층은 이 책의 중요한 개념이다. 잠재의식의 대기역으로 불리는 이 공간에서 우리가 인식한 데이터들이 걸러진다. 이를 신경망 위원회들이 우리 각자의 모든 생물학적 성향과 기억의 경험에 따라 위험 대 보상의 계산을 거쳐 그 값들의 비중을 책정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번 맞다는 느낌은 의식적으로 없애거나 줄일 수가 없다. 결국 우리는 의식적으로는 새로운 반대 정보만 입력할 수 있을 뿐, 숨겨진 층의 신경망들만이 그 값들의 비중을 책정할 수 있다. 이렇게 안다는 느낌은 결국 우리가 손 볼 수 없는 일종의 불수의적이고 통제할 수 없는 마음의 감각인 것이다.
사고의 본성에 대한 우리의 믿음에 도전한다
저자는 진화와 성서 사이에서 갈등하다 결국 하느님의 말씀을 선택한 과학자의 신앙이나, 남극 대륙의 황제가 될 일정이 있어서 MIT 전담 교수직을 거절한 존 내시의 정신 질환 등의 사례를 통해 '안다'는 말이 내포하고 있는 지각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자생적 종교 체험을 화학적으로 유도된 종교 체험과 한 스펙트럼에서 보여 주기도 하고, 최초의 공감각 경험자인 패트리샤 더피의 사유의 섬들이란 개념을 끌고 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고, 사고의 본성이라고 여겼던 그 통념에 도전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과학적 사례를 근거로 들며, 다양한 지각의 한계를 피할 수 없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결국 이제 그만 우리가 뭘 아는지를 아는 능력에 생물학적 제약이 있음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끝까지 자신이 쓴 글씨가 아니라고 주장하던 그 학생처럼 이제 그만 확신이란 잠재적 오만에 올라 타 지각이 꾸미는 못된 장난의 위력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저자는 정신적 감각들이 우리의 사고를 일으키고 형성하는 그 근본적 역할을 주시함으로써, 다양한 지각의 한계들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고의 본성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독자들을 들쑤신다. 『뇌, 생각의 한계』가 당신을 들썩여 가장 기본적인 질문 -당신이 뭘 아는지를 당신은 어떻게 아는가?-을 하게 했다면, 이 책은 목적을 이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