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키 상 수상작가 시게마츠 키요시의 장편소설. 시게마츠 키요시는 현대사회의 가족과 청소년 문제를 일관되게 작품 속에서 다뤄왔다. 독자에게 많이 알려진 <비타민 F>를 비롯하여 <나이프> <그날 전에> <너의 친구> 등에서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사건을 소재로 가족과 청소년의 아픔과 복잡 미묘한 심리를 세밀화처럼 섬세하고 예리하게 그려낸다. <너를 떠나보낸 후>는 작가의 이력과 공력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우리 앞에 나타난다. 이혼, 재혼, 사별, 위탁아와 위탁모, 한 부모 청소년. 이런 면면을 질료로 한 풍경화는 혼자 도는 바람개비처럼 쓸쓸하고 애처롭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보내는 속마음은 따뜻하고 웅숭깊다.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예외적이기는 해도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화자인 나(세키네)는 사십대 초반의 재혼남 직장인이다. 초혼인 아내는 아홉 살 연하의 전업주부. 이혼 후 독신 생활 4년 만에 이룬 가정이다. 그리고 곧 아이를 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갓 돌 지난 멀쩡한 아이가 한밤중에 까닭 없이 죽고(병원의 사인은 심장마비) 만다. 망연해진 부부는 자책하며 한 가지 사건을 놓고 서로 다른 식으로 자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남자는 '왜' 여자는 '만일'이라는 식으로. 아이를 잃은 한 방안의 부부는 출렁거리는 바다에서 아득하게 떨어져 있는 두 점의 섬과 같았다. 둘이 함께 있는 게 두렵다는…. 그래서 지금은 무섭다는 여자의 말. 무슨 뜻인지 아는 남자는 춥고 쓸쓸할 것 같은 서북 지방으로 여행을 떠난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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