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포기하려 도망가려 하지 마! 예에~ 바로 너야, 껍데기가 아니야! 예에~ 학교도 친구도 날 버렸지만 내겐 가족이 있고 노래가 있어… 독립명랑소녀, 파이팅! ★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2010 청소년저작 및 출판지원사업’ 당선작 김혜정 작가의 『독립명랑소녀』는 불우한 환경(그리고 불우한 사건)에 처한 소녀가 옆방 할머니와 서커스단에서 탈출한 원숭이 등과 부대끼며, 일종의 우정을 맺고 험한 세파를 헤쳐 나가는 이야기를 담담한 필체로(그러나 섬세한 내면묘사와 함께) 그려낸 장편 성장소설이다. ‘문지 푸른 문학’ 열네번째 권으로 출간된 이 책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2010 청소년저작 및 출판지원사업’에 당선되면서 “착상이 흥미롭고 언어 구사가 힘차고 행동 묘사가 박진하다”(정과리, 신여랑)는 평을 받았다. 유니크한 제목처럼 홀로 세파를 헤쳐 나가면서도 긍정적이고 발랄한 품성을 잃지 않는 우리 세대의 청소년상을 그야말로 명랑하게 창조해낸 소설. 그러나 「작가의 말」에서처럼 “끊임없이 위협당하며 고통받는 삶과 불안한 날들의 방황”은 생각만큼 녹록치 않다. “시공을 초월하여 누구에게나 삶은 견뎌야 하는 것이며 또 살아내야 하는 것”이라지만, “봄날의 서커스처럼 아슬아슬하고 아찔한 곡예 같은 청춘”과 “쓸쓸한 그림자가 서성이고 있”는 사춘기는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그 순간순간이다. 병마와 싸우던 엄마는 끝내 돌아가시고, 좌절한 아버지는 일을 핑계로 어딘가로 떠나버리고…… 재개발에서도 비켜난 달동네의 우중충한 이웃들에게선 도무지 희망이라곤 발견할 수 없다. 그나마 마음이 통한다고 믿었던 친구는 오토바이 사고로 죽고, 선생님과 학교 친구들은 오히려 ‘나’를 자살 방조자로 몰아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학교 밖 세상은 더 우울하고 더 위험하다. 유일한 위안이라면 언제든 목청껏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 그나마 제대로 된 무대는 아직 요원하기만 하지만 말이다. “순정한 세계를 향한 열망과 좌절, 뜨거운 성찰의 어느 즈음에서 이 이야기를 만나게 되기 바란다”는 김혜정 작가는 현직 고등학교 교사이기도 하다. 그런 현장에서의 경험들에 힘입어서인지 작가는 장편 『독립명랑소녀』를 통해 단 한 순간도 오뚝이보다 꼿꼿하지 않으면 곤란한 우리 세대의 청소년상을 치열한 필치로 포착해냈다. 산동네에 사는 가난한 소녀가 서커스단에서 탈출한 원숭이와 만나 그와 싸우고 교감하는 가운데, 서로 힘을 보태며 험한 세파를 헤쳐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로 착상이 흥미롭고 언어 구사가 힘차며 행동 묘사가 박진하다. 삶에 대한 뜨거운 호기심과 환경의 제약을 스스로 헤쳐 나가고자 하는 당찬 의지는 오늘을 사는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힘이 될 것이다. 정과리(문학평론가·연세대 교수) 신여랑(소설가) _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2010 청소년저작 및 출판지원사업’ 심사평 중에서 이제 열일곱 살인 『독립명랑소녀』의 주인공 ‘차율미’는 더 이상 어른들로부터 보호를 받기만 하는 청소년이 아니다. 그는 홀로 싸우고, 헤쳐 나가며, 더 나아가 어른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보듬기를 꺼리지 않는다. 어린 자매만 놔둔 채 멀리 떠나버린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아버지의 새로운 인생을 이해하려 하며, 아들이 무엇 때문에 방황하다 죽었는지도 모르는 채 도리어 친구였던 ‘나’를 살인자로 몰아붙여도 친구의 어머니를 이해하려 한다. 뿐인가, 유일한 희망인 가수 오디션 날에도 오디션 심사를 포기하고 옆방 할머니의 외로운 죽음을 옆에서 함께한다. 도무지 요즘 청소년 같지 않은 ‘차율미’의 “당찬 의지는 오늘을 사는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힘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제는 용기를 내는 거야 껍데기가 되어갈 순 없잖아 예에 세상의 끝에서 너에게 손짓하는 절망의 늪을 떠나서 꿈의 미래 속으로 사람들이 만들어간 거짓된 모습으로 단 한 번뿐인 니 삶을 살아갈 순 없잖아 바로 너야 껍데기가 아니야 그래 이제 살아 숨 쉬는 거야 예에 예에…… (243쪽) 오디션도 포기한 채 동네 공터에서 홀로 노래를 부르는 율미의 노래가 더 이상 불우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독자들도 ‘독립명랑소녀’의 “당찬 의지”를 믿고 지지하기 때문일 터. “우주의 에너지를 흡수해서 영양분으로 변화시켜 살아”간다는 ‘독립영양인간’에서 파생된 말, 즉 “명랑할 만한 근거나 요소가 없다고 해도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명랑하게 산다”(81~82쪽)는 ‘독립명랑소녀’는 우리 시대 불우한 청소년의 자화상이기도 하겠지만, 더불어 우리가 미래를 믿고 의지하는 근거이기도 할 터이다. 포기하려 도망가려 하지 않고, 껍데기로 사는 것을 당당히 거부하는 ‘독립명랑’한 청소년들의 일독을 권한다. 독립명랑소녀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