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의 인문학

Edward Said · Huma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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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위기는 세상이 인문학의 가치를 몰라주어서가 아니라, 달라진 세계의 흐름을 인문학이 직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 한 가지 이유를 냉전이라는 시대 상황 속에서 읽어낸다. 냉전의 구도 속에서 민족/국가 중심주의적인 배타적 태도야말로 다문화 사회에서 인문학자와 인문학이 극복해내야 할 과제이다. 새롭게 변화한 세계 속에서 인문학적 실천을 유지하기 위해 문헌학적 방법을 든다. 단어의 정확한 뜻이나 어원을 파헤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용과 저항의 인문학을 위한 방법으로 문헌학을 요청한다. 우선 독해는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행위이다. 인문학 교육의 목표는 잘 읽는 법을 가르치는 데 국한되어서는 안 되며, 자신이 살고 있는 다양한 세계 속으로 독해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 인문학자의 텍스트는 위대한 작품뿐만 아니라 인도주의라는 이름, '우리'라는 탈을 쓴 위선의 언어이기도 하다. 에드워드 사이드 선집’의 두 번째 책이다. 사이드는 20세기 지성사의 지형도를 완전히 새롭게 재편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학자이다. 국내에서도 20세기 한국 현대사에 영향을 미친 책을 선정하는 각종 조사에 언제나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이 최상위권에 꼽힌다.

'그부호' 잇는 독보적 감성

비주얼 마스터 웨스 앤더슨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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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부호' 잇는 독보적 감성

비주얼 마스터 웨스 앤더슨 신작

<페니키안 스킴> · 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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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서문 들어가는 글 1 인문주의의 영역 2 인문학 연구와 실천의 변화하는 토대 3 문헌학으로의 회귀 4 에리히 아우어바흐의 『미메시스』 5 작가와 지식인의 공적 역할 참고문헌 옮긴이의 글 찾아보기

Description

인문주의의 영역 좁게는 인문학, 넓게는 인문주의(휴머니즘)에 대한 사망선고는 이미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인문학과 인문주의로 인간을 도덕적으로 만드는 건 실패했으니, 이제 유전자 조작으로 새로운 인간을 만들자고 하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시대이니까 말이다. 인문학자들 대신 과학 저술가들이 현대의 지식논쟁을 주도하는 것만 보아도 인문주의의 시대는 종언을 고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이드는 새롭게 진행 중인 실천으로서의 인문주의에 적절한 연구 영역을 확장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이 인문주의 전반에 불신을 표하고 인문학에 새로운 조류들이 들이닥쳤을 때, 많은 인문학자들이 서구의 고전과 정전의 해석에 배타적으로 몰두해 들어간 것에 대해 사이드는 맹렬히 비판하며 인문학의 정신이란 곧 비판의 정신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역사가 끊임없는 자기 이해와 자기실현의 과정임을, 그리고 이것이 백인, 남성, 유럽인이자 미국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 인문주의의 본질임을 인식하지 않는다면, 실로 아무 것도 보지 못하는 셈입니다. 지구상에는 또 다른 지적 전통이 있고 또 다른 문화가 있으며 특유의 신들이 있습니다.” -p. 48~49쪽 인문학 연구와 실천의 변화하는 토대 사이드는 인문학의 위기라는 상투적인 한탄에 슬퍼하거나 감상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인문학의 위기는 세상이 인문학의 가치를 몰라주어서가 아니라, 달라진 세계의 흐름을 인문학이 직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문학의 위기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들리던 한탄일 뿐이며 그 해결 방안이 결코 위대한 작가와 위대한 텍스트로 돌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인문학은 숭배와 억압의 도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p. 56~57쪽 이어 사이드는 인문학이 세상에 등을 돌리고 텍스트에만 전념하게 된 한 가지 이유를 냉전이라는 시대 상황 속에서 읽어낸다. -p. 58~64쪽 냉전의 구도 속에서 민족/국가 중심주의적인 배타적 태도야말로 다문화 사회에서 인문학자와 인문학이 극복해내야 할 과제라는 것이다. “저는, 우리가 의식적이고 단호하게 유럽중심주의는 물론 정체성 자체와 관련된 태도의 모든 복합체를 벗어 던지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두는 이제 더 이상 이전처럼 또는 냉전 시기처럼 인문주의 내에서 쉽사리 용인될 수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인문학이 현 시대의 문학과 사고, 예술에서 단서를 얻으면서 다소 긴박하게 인식해야만 하는 것은 정체성의 정치나 민족주의적 전제를 가진 교육 체계가, 경계나 연구 대상이 변화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실제로 행하고 있는 일들의 중심에 남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p. 85쪽” 독해와 저항 사이드가 새롭게 변화한 세계 속에서 인문학적 실천을 유지하기 위해 드는 방법은 문헌학적이다. 단어의 정확한 뜻이나 어원을 파헤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용과 저항의 인문학을 위한 방법으로 문헌학을 요청하는 것이다. 우선 독해는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행위이다. “오직 더욱 더 주의 깊게, 더욱 더 세심하게, 더욱 더 폭넓게, 더욱 더 수용적으로, 더욱 더 저항적으로 (제가 말을 만들어보자면) 읽는 독해 행위만이, 인문주의의 본질적 가치를 충분히 실행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p. 93쪽 … 경청의 독해는 주의를 요하며 텍스트 속에 숨겨져 있거나 애매한 것들을 드러내야 합니다. 이러한 경청은, 예컨대 전쟁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같은 정치적 결정과 관련된 기사의 경우처럼, 우리가 시민으로서 책임과 양식적 배려를 가지고 텍스트 안으로 개입해 들어가라고 요구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경청이라는 수고를 감당할 까닭이 없겠지요. 결국 정밀한 독해의 계몽적이고 해방적인 목적이라는 게 무엇이겠습니까?” -p. 101쪽 사이드는 이런 경청의 독해를 통해 저항으로 나아간다. 사이드는 인문학 교육의 목표는 결코 잘 읽는 법을 가르치는 데 국한되어서는 안 되며, 자신이 살고 있는 다양한 세계 속으로 독해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문학자의 텍스트는 위대한 작품뿐만 아니라 인도주의라는 이름, '우리'라는 탈을 쓴 위선의 언어이기도 하다. “이러한 집합적 강도짓으로의 비약을 깨뜨리는 유일한 말은 인간적인이라는 단어입니다. 일반적 인간성이란 것의 껍질을 벗겨내 다듬고 탈신비화하지 않는 인문학자는 말 그대로 떠벌리는 금관악기요 딸랑거리는 심벌즈입니다.” -p. 118~119쪽 작가와 지식인 그 자신이 실천하고 저항하는 지식인의 표상이었던 사이드는 작가와 지식인을 구분하는 일이 이제 무의미해졌다고 이야기한다. “20세기의 지난 세월 동안 작가는 권력을 향해 진실을 말하며, 박해와 고통을 증언하며, 권위와 충돌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면서 점차 지식인의 반골적 속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작가와 지식인이라는 두 단어가 서로 융합되는 신호는 살만 루시디의 경우를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불관용이나 문화 간의 대화, 내란(보스니아나 알제리의), 언론의 자유와 검열, 진리와 화해(남아프리카, 아르헨티나, 아일랜드 등지에서), 국가나 종교의 경험을 예증하고, 그 경험에 공적 정체성을 부여해 그것이 영원히 세계의 담론적 의제에 기입되도록 하는 지식인으로서의 작가의 특별한 상징적 역할에 헌신하는 수많은 작가 의회와 대회의 구성도 마찬가지입니다.” -p. 178~179쪽 그리고 기존의 메이저 언론과 매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안적인 매체(최근 국내 상황에서 실감할 수 있듯)가 있을 수 있으며, 이의 해방적 잠재력을 작가와 지식인이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사이드는 진정한 지식인이라면 자발적인 망명자일 수밖에 없으므로 "임시로" 거하는 집은 예술이라고 역설하며 이 속에서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쓸쓸하지만 힘 있는 목소리로 책을 마무리한다. 2008년 대한민국은 다시 거리의 정치, 저항의 시대로 퇴행한 듯이 보인다. 하지만 80년대와 달리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신념과 행동의 등불이 되지 못하고 상아탑의 엘리트주의에 빠져 있다. 오늘의 이 현실에서, 자신이 속한 시대와 장소에 대해 그리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사이드의 비판적 인문정신은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전통적인 인문학 교육은 많은 공격을 받아왔다. 생전에 펴낸 마지막 책인 이 책에서 사이드는, 보다 민주적인 인문주의―통합하고 해방시키며 계몽하는―가 가능하다고 호소한다. 인문학을 회생시키려는 전략으로써 문화적 전통들 사이의 심도 있는 대화를 제안하면서, 사이드는 말이야말로 역사적.정치적 변화를 추동하는 생동력 넘치는 힘이라고 역설하며, 독서가 끊임없이 질문하고 전복하고 개혁하는 법을 가르쳐준다고 주장한다. 점차 상호연결되는 세계 속에서 요구되는 작가와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하고, 오늘날 정전이 된 사상가들과 과거의 혁명가였음을 지적함으로써, 사이드는 인문학 교육과 보다 민주적인 형태의 비판을 위한 설득력 있는 사례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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