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스케스 프로이트를 만나다

정은경
3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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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도서관 총서 43번째 책. 벨라스케스 만년의 대작으로,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걸작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시녀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그림에 숨겨진 벨라스케스의 욕망을 라캉과 프로이트의 심리학을 통해 차근차근 밝혀냄으로써 독자들을 그림에 투영된 무의식의 세계로 초대한다. 저자는 그림이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얼마나 똑같이 그렸는지를 확인시켜주는 시각의 차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욕망’의 차원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에 유혹당하는 이유는 그 속에 투영된 화가의 욕망이 바로 우리 자신의 욕망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감싸고 있는 환상과 베일 그리고 그곳을 장식하고 있는 욕망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라캉의 정신분석 이론으로 그려낸 지도 위를 프로이트의 심리학을 나침반 삼아 걸어간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작업이 분석가와 분석자 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진다면, 저자는 벨라스케스의 작품을 해석한 예술가들의 독해 결과를 분석하여 그것을 벨라스케스의 텍스트에 다시 대입함으로써 그의 무의식을 구성한다. 라캉과 프로이트의 심리학 이론이 주된 분석틀이지만 벨라스케스를 비롯한 다른 예술가들의 작품과 신화를 곁들인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책 끝에 간추린 정신분석 용어, 벨라스케스와 그가 살았던 시대의 문화사 연보, 합스부르크 왕가 가계도를 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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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정신분석과「시녀들」을 만나기까지|서문 1 베일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베일의 승리: 제욱시스와 파라시오스의 그림 겨루기 단토의 '지각적 식별불가능성'과 플라톤의 이데아 이미지를 탄압하기 위해 이미지를 사용한다 언어가 만드는 역설과 뫼비우스의 띠 2 왜「시녀들」의 정신분석인가 「시녀들」이 야기하는 현기증 그림 분석에서 ‘구성’의 문제 3 거울 이미지 증상은 기억의 상징이다 증상, 억압된 것의 회귀 거울이 만드는 그림들 욕망을 숨기는 거울 4 남근, 부인(disavowal) 그리고 도착증 ‘돌아앉은 자세’의 숨김과 드러냄 ‘시니피앙으로서의 남근’과 부인(disavowal) 거미 공포증과 어머니 5 나르시시즘 그림 속 ‘그림’과 ‘캔버스’ 그림 속 ‘캔버스’와 손가락질 그림 속 ‘그림’에서 아버지와 겨루기 6 주체의 절단(cut)과 환상 상처 난 캔버스 ‘가족 소설’이라는 환상 절단을 수선하는 ‘환상’ 7 사후 작용과 사전 확신 지연되었다가 미래에서 오는 시간 ‘환상’을 만드는 서두름 보이지 않는 거울: [시녀들]의 의미를 보증하는 장소 8 응시와 불안 나는, 나는 그림 속에 있다 그림에 장식된 ‘응시’(gaze) 「시녀들」의 불안은 어디서 오는가 9 끝이 없는 분석 ‘오인’의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주체의 분열 절단에서 출발해 대상 a를 거쳐 환상에 이르는 무의식적인 길 10「시녀들」에 대한 여러 해석 미셸 푸코의 해석과 사실적인 해석들 기존의 정신분석적 해석들 11 다시 보기 핵심 용어를 중심으로 정신분석과 그리스 로마 신화 스핑크스 앞의 오이디푸스와 [시녀들] 앞의 우리들 12 베일의 수수께끼-결론 ‘절단’이라는 지름길 다시 ‘절단’으로 감사드리며|후기 간추린 정신분석용어 주註 벨라스케스 연보·문화사 연보 합스부르크 왕가 가계도 참고문헌 찾아보기|개념 찾아보기|작가·작품명

Description

『우리는 결코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속에 숨겨진 수수께끼의 미궁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왜냐하면 그림 속에 자리한 벨라스케스의 위치는, 모든 것이 온전하게 보이는 곳이지만, 모든 것이 분열되게 또는 파편적으로 보이게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시녀들」에는 벨라스케스의 욕망이 투영되어 있다 벨라스케스 만년의 대작으로,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걸작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시녀들」. 피카소가 무려 40차례나 모사하고 고야, 마네, 달리도 이 그림을 다시 그렸다. 많은 사람들이 수수께끼 같은 그림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을 신비롭게 만드는 베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에 숨겨진 비밀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는 작업은 소수 연구자들의 몫이었다. 그러나 그림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잠시만 이 그림에 주의를 기울이면 그림을 감도는 묘한 분위기에 자신도 모르는 새 빠져들게 된다. 왜일까. 『벨라스케스 프로이트를 만나다 ― ‘시녀들’ 속 감춰진 이야기, 정신분석으로 풀어내다』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그림에 숨겨진 벨라스케스의 욕망을 라캉과 프로이트의 심리학을 통해 차근차근 밝혀냄으로써 독자들을 그림에 투영된 무의식의 세계로 초대한다. 저자는 그림이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얼마나 똑같이 그렸는지를 확인시켜주는 시각의 차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욕망’의 차원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에 유혹당하는 이유는 그 속에 투영된 화가의 욕망이 바로 우리 자신의 욕망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감싸고 있는 환상과 베일 그리고 그곳을 장식하고 있는 욕망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라캉의 정신분석 이론으로 그려낸 지도 위를 프로이트의 심리학을 나침반 삼아 걸어간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작업이 분석가와 분석자 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진다면, 저자는 벨라스케스의 작품을 해석한 예술가들의 독해 결과를 분석하여 그것을 벨라스케스의 텍스트에 다시 대입함으로써 그의 무의식을 구성한다. 라캉과 프로이트의 심리학 이론이 주된 분석틀이지만 벨라스케스를 비롯한 다른 예술가들의 작품과 신화를 곁들인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책 끝에 간추린 정신분석 용어, 벨라스케스와 그가 살았던 시대의 문화사 연보, 합스부르크 왕가 가계도를 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왜 「시녀들」은 300년이 넘도록 우리를 괴롭히는가 「시녀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꿈속의 한 장면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화면은 세 부분, 즉 대부분의 인물들이 있는 바닥, 천장 그리고 뒤편의 벽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세 부분은 각각 ‘의식’과 ‘무의식’, 그리고 그것의 변증법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꿈’ 장면을 연상시킨다. 그것은 때로는 너무 선명해서 끔찍하고 때로는 몽롱하다. 인물들은 같은 공간에 있지만 하나의 서사로 엮이지 않고 제각각인 느낌을 준다. 「시녀들」은 또 아주 사실적이기도 하다. 미세한 독이 생명체를 조금조금씩 죽여가듯이 이 그림은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요소들을 여기저기 가미하여 우리를 속임수에 빠져들게 한다. 벨라스케스는 역사적인 장소에 있는 역사적인 인물들을 등장시켰지만 사실적인 설명으로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을 곳곳에 복병처럼 숨겨두었다. 그래서 이 그림은 앞뒤가 맞지 않는 꿈속 장면보다 더 수수께끼 같다. ‘보이는 것과 실재’의 뒤틀림은 「시녀들」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현기증을 일으키게 한다. 크게 눈에 띄는 뒤틀림은 두 가지인데, ‘화가와 거울’이다. 이 그림에는 화가가 그림 속에 들어가 있다. 벨라스케스가 거울을 보고 그린 그림인 것이다. 「시녀들」 속에 있는 벨라스케스가 실제로는 왼손잡이지만 거울에 비친 그대로 오른손잡이로 그려졌는지, 아니면 오른손잡이인 그의 모습이 거울에 반대로 왼손잡이로 비쳤지만 이를 어색하게 생각한 벨라스케스가 오른손잡이로 그렸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단지 우리가 알 수 있는 있는 것은 벨라스케스가 그림 안에 위치함으로써 생기는 다양한 의문들이 우리를 어지럽게 한다는 것이다. 보다 중요한 의문은 ‘거울’에 있다. 이 그림과 관련된 거울은 두 개다. 하나는 ‘그림 속’에 있는 거울이고, 다른 하나는 이 그림이 가능하려면 반드시 가정해야 하는 ‘그림 밖’의 거울이다. 펠리페 4세 왕 부부의 모습이 비치는 사물이 정말 거울이라면 그림 밖에 있는 거울이 이 거울에 되비침으로써 거울과 거울이 서로 되비치는 ‘심연화’(mise-en-abyme) 현상이 발생해야 한다. 마주 보는 양쪽 방향으로 거울이 부착된 엘리베이터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시녀들」의 뒤편 벽에 있는 거울에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게다가 이것이 거울이라면, 그림 속에 있는 모델들 앞에 왕 부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부부의 뒷모습은 「시녀들」을 그리기 위해 가정해야 하는 벨라스케스 앞에 있는 거대한 거울에 비쳤을 것이고 이것 역시 그림에 그려져야 한다. 그러나 왕 부부의 뒷모습은 「시녀들」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것은 모순이다. 그림에 숨겨진 환상의 정체를 좇다 뒤편 벽의 거울이 실재하는 거울이 아니라면 거기에 그려진 왕 부부의 초상은 실재의 반영이 아니라 허구라는 말이 되는데, 벨라스케스는 왜 거기에 환상을 심어놓은 것일까. 그것도 마르가리타 공주의 시선이 닿는 정중앙에 말이다. 저자는 사실주의적 반영이론이 아닌 ‘정신분석적 환상이론’으로 이 의문에 답하고자 한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무원칙이 원칙’이라는 모순된 말을 쓴다. 원칙이 없는 것이 무원칙인데 그런 무원칙을 원칙으로 삼는다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언어를 사용하는 한, 우리는 이러한 언어의 논리에서 비롯되는 뫼비우스적인 특성, 즉 자신에게서 출발하여 대상으로 나아갔지만 결국 자신에게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는 역설적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 본능이 언어적인 어떤 시니피앙-남근의 시니피앙-에 의해 ‘표상’된다는 것은 인간이 언어적 존재가 된다는 뜻이다. 라캉은 언어적 인간이 되는 순간을 주체가 어떤 하나의 시니피앙, 즉 ‘남근의 시니피앙’에 의해 ‘표상’된다고 말하며, 이것을 시니피앙에 의한 ‘절단’이라고 부른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구멍을 메울 때 발생하는 것이 ‘환상’과 ‘베일’이다. 저자는 이러한 라캉의 정신분석 틀을 벨라스케스 「시녀들」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미지 또한 하나의 언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거울, 아라크네, 캔버스: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 저자는 그림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이미지를 화가의 ‘증상’으로 본다. 증상은 ‘기억의 상징’이다. 콧물이 흐르거나 기침이 나오면 그것을 감기의 신호로 읽는 것처럼, 신경증의 종류인 히스테리나 강박증의 증상은 보이지 않는 심리 상태를 대신 말해준다. 그렇다면 벨라스케스의 증상은 무엇이고, 그것은 그의 어떤 무의식을 보여주는 것일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그의 증상은 ‘거울 이미지’다. 저자는 직접적으로 거울이 등장하는 그림 「시녀들」(본문 6쪽), 「거울을 보는 비너스」(본문 8쪽)와 벨라스케스의 무의식을 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아라크네의 우화를 차용한 그림 「아라크네의 우화」(본문 5쪽), 「아라크네」(본문 10쪽)를 상호텍스트적으로 해석해 「시녀들」 속의 거울이 벨라스케스의 욕망을 숨기기 위한 장치임을 밝혀낸다. 『자화상이 아닌 이상, 그림에 그것을 그린 화가가 등장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시녀들」에는 화가인 벨라스케스가 등장한다. 그러나 그는 중심에서 살짝 비켜나 있고, 오히려 그림이 중심에는 마르가리타 공주가 있으며 심지어 난쟁이들과 개가 그림의 전면을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그가 자신의 욕망을 은폐하는 기교가 아닐까?” 또 하나 저자가 주목한 그림들의 공통점은 「시녀들」의 캔버스, 「거울을 보는 비너스」의 비너스, 그리고 「아라크네의 우화」의 아라크네가 모두 앞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벨라스케스는 거울 이미지에 고착되어 있을 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