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오

어린애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영악하고 세상에 찌든 초등학생 시게오와, 나이 서른까지도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버리지 못하는 어리숙한 아빠 하나오의 이야기이다. 마츠모토 타이요는 가장 대중적이라고 평가받는 이 작품에서도 그의 세계관인 '인간관계에 대한 고찰'을 잊지 않고 풀어놓는다. 아버지의 아들의 이야기는 흔하지만, 이들의 관계는 별로 흔하지 않다. 시게오는 여름방학을 공부에 매진하며 보내려고 했지만, 어머니로부터 여름방학은 아버지와 함께 지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란다. 아버지 하나오는 프로야구 명문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 타자가 되겠다는 헛된 꿈을 안고 아내와 아들을 버린, 야구 미치광이이다. 아버지와의 여름방학은 터무니없는 사건들로 점철된다. 새벽 4시부터 10km 조깅을 하고, 무단결석하고 야구장에 끌려가거나, 장수벌레를 잡으러 숲 속을 헤매기도 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아버지에게 완전히 휘둘리게 되는 시게오. 그러나 방학이 끝나갈 무렵 시게오는 자신이 알고 있던 세상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지극히 당연하지만 어려운 논리를 점차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