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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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거미는 이제 영영 돼지를 만나지 못한다』는 반항적인 상상력이 열어보이는 전도된 세계의 언어들로 얽혀 있다. 시인의 은유는 너무나 과격하여 모래로 긁는 듯한 소리를 낸다. 언어들은 또한 현실과는 도저히 섞일 수 없다는 듯 허공으로 튀어오르며 자꾸만 달아난다. 그러나 현실과의 불화를 표현하는 시는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에서만 태어난다. 그래서 이 시집의 시들은 성급하게 새로운 현실의 전모를 보여주지 않고 면역체를 길러주는 병원체처럼 현실에 기생하는 이미지를 되풀이해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