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정통 철학의 문제의식과 개념들에 따라 철학자들의 이론 체계를 서술한 표준 철학사. 철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공부와 사유의 토대로서 익혀야 하는 ‘종합적 학으로서의 철학’의 역사를 개념과 맥락을 잡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책. 정통 철학의 문제의식과 개념들에 따라 철학자들의 이론 체계를 서술한 표준 철학사 철학사가이자 교육자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훌리안 마리아스의 『철학으로서의 철학사』(Historia de la filosofia)는 1941년에 처음 출간된 철학사 책이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유럽에서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제1차 세계대전 이래 유럽에서 등장한 최고의 기본 철학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에스파냐어본은 30쇄 이상을 거듭하며 읽혔으며, 마리아스의 감수 아래 1967년에 처음 번역된 영어본(『History of Philosophy』)은 영미권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서 철학사 수업을 위한 텍스트로서, 일반인에게는 다소 어렵지만 제대로 된 입문서로서 현재까지 널리 읽히고 있다. 이 책이 이렇게 많은 독자들에게 읽힐 수 있는 이유는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는 서구 철학사를 온전하고 충실하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기본적인 철학자들과 흐름들을 다루면서도 철학자 개인의 전기적 자료들까지 조망하고 있으며, 서구 사상사의 연결선상에서 각각의 철학 이론들이 가지는 역사적 의의까지 밝히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정통 철학의 문제의식과 개념들을 근간으로 철학 이론들을 서술함으로써, 철학사의 주요 테제들을 연결하는 끈을 보여 준다는 점이다. 즉 철학자와 철학자를 잇는 철학적 명제는 무엇인지, 철학의 주요 개념들이 언제 처음 생겨나고 어떻게 변천해 왔는지, 철학의 이념과 시대 상황은 어떻게 연관되는지 예리하게 보여 준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철학사를 공부하면, 철학사의 맥락에서 개별 철학자들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철학사의 주요 문제들을 연속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이 ‘철학으로서의 철학사’로 번역된 이유도 이러한 장점과 연관이 된다. 문제의식의 연계를 중심으로 철학사를 탐구하다 보면 철학사는 그 자체로 철학적 인식이 되고 철학이 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인터넷과 다양한 디지털 매체가 발달한 시대에는 철학자나 개념에 대한 ‘정보’는 넘쳐나지만 이 책처럼 철학적 지식을 유기적으로 엮어 주는, 그럼으로써 사유와 공부의 힘을 길러주는 철학사 책은 많지 않다. 서양 철학의 전 역사를 단계별로 추적하면서 그 마지막에는 철학의 의미가 가지는 근원적 통일을 보여 주는 이 책의 출간 의의는 그래서 더욱 두드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