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구글이 우리를 바보로 만드는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문제다! 페이스북이 우리를 외롭게 만드는가? ‘집단지성’은 혼자가 아니다! 의심하고 집중하고 참여하라! 사람이 스마트해질 때 기술은 우리를 도와준다 “선생님 말씀에 저도 동의합니다만, 솔직히 실천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메일이 도착하면 저는 꼭 봐야 하거든요.” “하루 중 얼마간이라도 꺼놓는 건 생각해보지 않았나요?” 그러자 젊은이가 곧바로 응수했다. “그럴 수 없습니다. 접속을 끊는 순간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조바심이 시작되거든요.” 이 젊은이의 심정을 당신은 이해하겠는가? 나는 알 수 있다. 스물여섯 된 내 딸이 꼭 그렇다.”(92쪽) 사람들은 너무 쉽게 생각한다. 그리고 너무 쉽게 포기한다. 그러고는 모든 것을 기술 탓으로 돌린다. “역시 스마트폰이 문제야!” “SNS는 시간 낭비야!” 언제나 접속 가능한 미디어 환경, 위치 기반 서비스,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은 네트워크의 확장 등 기술의 진보 덕분에 우리는 무한한 편리함을 누리게 됐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암울한 문제들이 남아 있다. 온라인 사찰과 검열, 여론 조작, 사생활 침해, 집중력의 상실과 긴밀한 인간관계의 파괴…… 하지만 이런 모든 문제가 정말 기술의 탓일까? 그러나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네트워크 시대에, 한 가지 단순한 진실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기술을 이용하는 것은 인간이란 사실. 월드와이드웹과 소셜 미디어, 각종 스마트 모바일 기기가 도입된 것은 아직 30년도 채 되지 않았다. 역사를 만드는 것은 인간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 새로운 기술을 올바르게 활용하기 위한 리터러시(literacy)를 배우려 하지 않는가? 태초에 문자가 발명됐을 때, 읽고 쓰는 것은 지도층만의 특권이었고 구텐베르크 혁명 이후, ‘독서’가 대중의 영역으로 빠르게 흡수되면서 문해력은 모두가 갖추어야 할 자질이 됐다. 대중이 문해력을 기른 덕분에 오늘날 영장류는 ‘정보사회’를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네트워크 사회’의 초창기를 살아가고 있다. 이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배워야 한다! 마치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지 않고서는 페달을 밟을 수 없는 것처럼, 자동차가 발명된 이후에는 운전하는 법을, 아니 운전은 못 하더라도 최소한 길을 건널 때 제 목숨은 지켜낼 수 있는 보행자가 되는 법을 배워야 했던 것처럼. ‘온라인 네트워크 생활자’ 하워드 라인골드가 30여 년 동안 웹과 네트워크에서 얻은 통찰을 집대성한 책 『넷스마트』가 출간됐다. 이 책은 네트워크에서 길을 잃고 헤매거나, 스마트 기기를 그저 심심풀이용으로밖에 쓸 줄 모르는 인터넷 시민을 위한 친절한 ‘네트워크 지성’ 습득 안내서다. 책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은 이렇게 축약할 수 있다. “네트워크를 현명하게 활용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배워야 한다. 아는 것이 힘이다!” 어느 것도 공짜로 얻을 수는 없지만, 약간의 노력을 투자하고 배움을 실천한다면 네트워크는 당신을 도와줄 것이다. 온라인 게임이 자녀의 성적을 떨어뜨리고, SNS가 시간 낭비라고 비난하기 전에 그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의 태도를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1993년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의 효시로 불렸던 ‘웰(WELL)’의 초대 멤버로 활동했으며, 그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얻은 따뜻한 우정과 지식 나눔에 영감을 받아 ‘가상공동체’라는 개념을 처음 만든 사람이 바로 하워드 라인골드다. 이후 2002년에는 각종 모바일 기기로 무장한 채 시민혁명을 일으킨 스마트몹(smart mob)에 주목하며 ‘똑똑한 군중’이 이끄는 사회 변혁에 주목했다. 그로부터 10여 년 후인 지금, 이제는 ‘똑똑한 군중’이 ‘현명한 군중’이 되어야 할 때다. 속지 않을 권리 누구보다 우리 자신을 위해 똑똑해져야 한다. 그가 책 도입부에서 내세우는 두 가지 덕목 ‘주의력(끌려다니지 않고 집중하는 능력)’과 ‘허위정보 간파(원하는 정보를 찾아내고 진위를 가려내는 방법)’는 기본적으로 인터넷에서 속지 않기 위해 개개인이 꼭 갖춰야 할 자질이다. 라인골드는 웹과 네트워크가 만들어내는 무한한 가능성을 긍정하지만, 이러한 기술이 저절로 장밋빛 미래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디지털 자극을 갈구하는 것은 음식이나 성관계를 탐닉하는 것과 비슷하다. 즉 이는 건강한 행동이 강박으로 비뚤어질 때 일어나는 현상들이며, 결국 그 사람의 정상적인 기능을 어렵게 만든다.(92~93쪽) 그는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과잉된 정보에 노출되고 거기에 중독됐을 때 어떤 현상들이 일어나는지를 정확히 주시한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점으로는 디지털 자극이 낳은 우리 시대의 새로운 병, ‘주의산만’이 있다. 사람들은 한 가지에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인간은 엄밀한 의미에서 다중작업(멀티태스킹)을 할 수 없다. 우리의 뇌는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없으며, 주의가 이쪽에서 저쪽으로 ‘왔다갔다’ 할 뿐이다. 이렇게 주의가 왔다갔다 하는 과정에서 집중력은 더 분산되며, 원래 하던 일로 되돌아가서 집중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낭비된다. ‘이메일 무호흡증’은 어떤가? 이는 린다 스톤이 고안한 개념으로, 이메일이 넘쳐나는 편지함을 확인하거나 이메일을 작성할 때 우리가 가끔씩 숨을 죽이는 현상을 명명하는 것이다. 숨을 죽이고 긴장한 상태에서 이메일을 읽는 동안 우리의 교감신경계는 활성화되고, 심장박동수는 높아진다. 한마디로 안정과 평온을 빼앗기고 스스로를 바짝 긴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 하워드 라인골드는 우선 주의력부터 회복할 것을 제안한다. 스스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은 어떤 것인지, 처음에 하려고 의도했던 것은 무엇인지 되돌아보는 습관을 형성하고, 때때로 관조하고 호흡을 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주의력 함양이 자기 수련에 가까운 훈련을 요구한다면, 허위정보를 간파하는 법에는 좀더 기술적인 요소들이 동원된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갖가지 소식에 반응하고, 자극적인 이야기를 퍼다 나르기에 바쁘지만 그 정보가 애초에 틀린 것이라면 빠른 전파 능력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아니, 오히려 나와 사회에 해악을 미칠 뿐이다. 라인골드는 어떤 소식이든 ‘삼각검증’을 동원한 후에 믿을 것을 제안한다. 그냥 웃고 말아도 될 유머라면 상관없지만, 재난 소식이나 논쟁이 될 만한 내용을 트위터에 올리기 전에는 적어도 믿을 만한 서로 다른 출처 셋 이상을 대조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포털 사이트나 검색 엔진 사용도 생각처럼 만만한 게 아니다. 인터넷에서는 여전히 말도 안 되는 정보가 유통되는 일이 허다하다. 구글 검색창에 ‘마틴 루서 킹’을 입력하면 어떤 페이지가 상단에 뜨는지 아는가? ‘올바른 역사 검증’을 운운하는 백인우월주의자 단체가 운영하는 사이트가 뜬다. 무심코 의심 없이 상단에 뜬 검색 결과만 클릭했다가는 바보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이니 클릭 한번으로 임신 여부를 진단해준다는 사이트가 버젓이 존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속지 않을 방법은 있다. 라인골드는 도메인 소유자를 확인하고 소스를 추적하는 법, ‘인터넷 아카이브 웨이백 머신’ 등을 통해 사라진 사이트의 스냅샷까지 살펴볼 수 있는 방법, 검색 결과 스니펫(snippet. 검색 결과 페이지에 나타나는 표제 아래의 짤막한 요약 설명)에서 얻은 단어나 문구를 힌트 삼아 더 심층적인 검색에 활용하는 방법 등 수많은 전략을 제시한다. 물론 매일매일 모든 사안에 대해서 이렇게 철저한 검증을 해야 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엄밀히 사실관계부터 따지고 들어야 할 사안일 때,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다면 우리는 네트워크 세상에서 진정한 교양 있는 시민이 될 수 없다. 더 나은 세상에서 함께 살아갈 권리 집중하고, 허위정보를 가려내는 능력으로 무장했다면, 이제 이 개인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네트워크에 참여할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