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하는 대한민국

김현성 · Economics/Social Science
3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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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선택한 파국과 소멸의 길은 ‘자살’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우리는 이 모순적이고 파괴적인 사회경제적 구조를 우리 스스로 선택했다. 우리는 이 사회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요구되었던 ‘정당한 지출’을 감행하는 대신, 구성원 각자가 남보다 더 빠르게, 더 근면하게, 자기 몸을 갈아 넣으며, 오로지 극도의 효율을 추구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각자도생의 토대를 구축했다. 타인을 위해 지갑을 여는 방식 대신에 ‘사람을 갈아서 굴러가는 방식’을 공동체의 근본적인 운영 기조로 삼았다. 그래서 우리에겐 늘 시간이 없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일은 사치일 뿐이다. 모두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힘쓰지 않으면 안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렇게 완성됐다. 이 책은 그처럼 ‘모두가 아프지만, 아무도 치료비를 내지 않으려는’ 나라에 관한 심층적인 보고서이며, 그럼에도 냉소나 체념에 그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길 권하는 뜨거운 희망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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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 들어가며: 스스로 사멸하는 사회의 일원이라는 것 1장 한국인에게 돈이 부족하다면, 믿으시겠습니까? 2장 서울, 서울, 서울, 아름다운 이 거리 3장 모두가 가난한 이유, 노동생산성 4장 청년 문제는 노인 문제의 결과일 뿐이다 5장 이곳은 원래부터 각자도생의 나라였습니다 6장 한국에서 가장 비싼 선택, 결혼 7장 시험과 공정, 그리고 ‘약자’에 관하여 8장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경쟁’의 매운 맛 9장 우리의 황혼은 어떤 모습일까 ― 나가며: ‘황금 티켓 증후군’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감사의 말

Description

한국사회는 어떻게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는가? 끝끝내 사람을 갈아서 굴러가는 나라 모두가 아프지만, 아무도 치료비를 내지 않으려는 나라 대한민국을 사멸의 길로 이끌고 있는 총체적인 경제구조와 악순환의 고리를 철저하게 분석하다 대한민국은 파국을 맞이하고 있다. 이 나라가 역사상 세계로부터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는 공동체의 급격한 쇠락과 해체를 목도하는 중이다. 사람들은 결혼하지 않고, 출산하지 않으며, 지방은 소멸하고, 우리 모두 기형적인 고물가와 양극화된 사회체제 속에서 엄청난 경쟁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한국인의 이기적인 품성을 꺼내 들거나, 특정한 정파가 권력을 쥐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모두 틀렸다. 문제는 ‘돈’이다. 한국은 유기적으로 촘촘하게 얽힌 ‘돈의 문제’로 인해서 사멸의 길을 향하고 있다. 우리를 이렇게 만들고 있는 경제구조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보지 않고선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합계출산율 0.72명의 시대’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한국사회의 재생산성은 왜 극적으로 붕괴했는가? 왜 청년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기를 쓰며 서울로 몰려들어야 하고, 왜 많은 이들은 블록체인 토큰과 같은 고위험 자산 투자에 열중하거나 혹은 자신의 ‘약자성’에만 집중하면서 누군가를 증오하는 일에 여념이 없는가? 우리는 왜 사교육비가 준조세화된 이 구조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그토록 간절하게 ‘시험’과 ‘공정’에 집착하는가? 또 우린 왜 전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노동 시간과 열악한 양육 환경에 시달리고 있는가? 김현성은 말한다. 그것은 우리 공동체가 발전의 과정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했던 쟁점들을 회피했기 때문이라고. ‘한강의 기적’이라 일컬어지는 대한민국의 빠른 성공 그 자체에 실패의 근거들이 예비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냉철하게 직시했어야 할 집단이 제대로 신뢰받지 못하며 이 문제를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그러므로 우리가 선택한 파국과 소멸의 길은 ‘자살’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우리는 이 모순적이고 파괴적인 사회경제적 구조를 우리 스스로 선택했다. 우리는 이 사회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요구되었던 ‘정당한 지출’을 감행하는 대신, 구성원 각자가 남보다 더 빠르게, 더 근면하게, 자기 몸을 갈아 넣으며, 오로지 극도의 효율을 추구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각자도생의 토대를 구축했다. 타인을 위해 지갑을 여는 방식 대신에 ‘사람을 갈아서 굴러가는 방식’을 공동체의 근본적인 운영 기조로 삼았다. 그래서 우리에겐 늘 시간이 없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일은 사치일 뿐이다. 모두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힘쓰지 않으면 안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렇게 완성됐다. 이 책은 그처럼 ‘모두가 아프지만, 아무도 치료비를 내지 않으려는’ 나라에 관한 심층적인 보고서이며, 그럼에도 냉소나 체념에 그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길 권하는 뜨거운 희망의 기록이다. 합계출산율 0.72명의 시대, 공동체의 무너진 재생산성 “지금의 비극은 한국인의 품성이나 특정 정파 때문이 아니다. 이제 우리는 ‘돈의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는 왜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지갑을 열지 못하며, 왜 각자도생과 무한경쟁의 사회경제적 구조를 선택했는가? 대한민국은 영광의 시간을 누리고 있는가, 쇠락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가? ‘자살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이 책의 제목 여덟 글자는 그 자체로 매우 논쟁적이고 문제적이다. 혹자는 이 제목을 보고 진부한 망국론 혹은 공포 마케팅의 거듭되는 되풀이일 뿐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더욱이 현재 대한민국의 세계적 위상은 유사 이래 가장 높고 찬란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한국전쟁 이후 그 어느 국가보다도 더 빠르고 성공적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며, 최근에는 ‘K’라는 접두사를 통해 표출되는 자부심을 가지기에 충분한 글로벌 문화의 선도국이다. 한국의 아이돌 그룹들이 세계적인 스타가 되고, 한국의 영화감독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많은 세계인들은 한국에 관심을 가지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뉴스도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한민국의 쇠퇴와 해체를 말할 수 있는가? 많은 사람들은 그 증거로 2023년 기준 ‘합계출산율 0.72명’이라는 충격적인 수치와 우리 사회의 암울한 인구 전망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추세는 분명히 충격적이고 파괴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출산율은 우리 공동체의 재생산성이 근본적으로 무너졌다고 볼 수밖에 없는 숫자이며, 구성원 모두가 과거와는 아예 다른 차원에서 공포를 느끼게끔 만드는 수치다. 그런데 한국에서 살아가는 우린 모두 이 숫자가 ‘그냥 나온 게 아니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 『자살하는 대한민국』의 저자 김현성은 바로 이 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공동체가 미래에 겪게 될 쇠퇴와 붕괴의 경로는 단지 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고. 우리 사회에선 의료, 교육을 중심으로 한 사회 인프라와 공동체에 필수적인 기둥들의 지속성이 사라지고 있으며, 인구의 감소는 공동체 쇠락을 이야기하는 ‘증거’라기보단 바로 그러한 여러 요소들이 총체적으로 무너졌음을 드러내는 하나의 ‘결과물’에 가깝다고. 우리가 대한민국의 선택을 ‘자살’로 불러야 하는 이유는 우리 자신이 만들어놓은 그 구조를 끝끝내 바꾸지 못한 채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아야 한다고. 『자살하는 대한민국』은 그처럼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소멸의 길을 불러일으키는 요인들을 종합적이고 심층적으로 분석하며, 우리 공동체를 파국으로 이끌어가는 총체적인 경제구조와 악순환의 고리를 철저하게 파헤치고 있다.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모든 사회경제적인 문제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그 근원적인 이유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피상적으로 ‘출산율 감소의 충격과 공포’만을 외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대신 책의 저자가 ‘자살하는 대한민국’의 가장 핵심적이고 근원적인 요소로 바라보는 것은 바로 ‘돈’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사회의 재생산성이 붕괴되고 우리가 이토록 불행에 시달리는 이유로 한국인의 황금만능주의 혹은 이기적인 품성을 꺼내들거나, 특정한 정파가 권력을 쥐고 나라를 잘못 운영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김현성에 따르면, 모두 틀렸다. 문제는 ‘돈’이다. 한국은 유기적으로 촘촘하게 얽힌 ‘돈의 문제’로 인해서 사멸의 길을 향하고 있다. 그는 오랜 기간 수집하고 분석한 통계와 수치로써 우리가 왜 공동체를 위해서 지갑을 열지 못하는지, 우리는 왜 각자도생과 무한경쟁의 구조적 토양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지를 통찰하기 시작한다. “한국인에게 돈이 부족하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일상생활의 고비용, 극심한 수도권 집중과 생산성 쏠림이 얽힌 현실 이 책의 1장 ‘한국인에게 돈이 부족하다면, 믿으시겠습니까?’에서 저자는 한국의 거대한 경제 규모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한국인이 실질적으로 빈곤함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태에 처해 있음을 검증한다. 한국은 아프다. 그렇지만 아무도 병원비를 지불하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가 이기적이어서가 아니라, 우리에겐 공동체를 위해 쓸 돈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왜 돈이 부족한가? 우리는 가장 먼저 한국의 왜곡된 물가 구조에서 오는 일상생활의 고비용 구조에 주목해야 한다. 김현성은 다양한 통계와 자료들을 철저하게 분석하며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물가를 기록 중이라는 사실과 그 역사적인 기원을 짚어간다. 그럼에도 우리는 낮은 에너지 물가와 낮은 사회간접자본 비용으로 인해서 그럭저럭 도시 생활경제 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필연적으로 공공부문의 적자를 누적시키고 이를 효율화하려 했을 때 강력한 조세저항을 불러일으킨다. 거기에 더하여 한국에서 살아가려면 거의 조세의 성격을 가지는 사교육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 고등학생 한 명을 키우려면 가구소득의 약 30%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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