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컬한 농담으로 긴장이 풀렸을 때
총알처럼 날아오는 날카로운 통찰
‘관찰자’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를 이해하는 데
가장 훌륭한 길잡이가 될 다섯 편의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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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를 안다면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다섯 편의 산문들
“사실상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는 그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는 슬프고, 웃기고, 우스꽝스럽고, 심금을 울리며, 그 모든 것들을 한 번에 터무니없이 쉽게 해낸다.”
-미치코 가쿠타니 <뉴욕 타임스>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글은 정말 재밌다. 읽어라.”
-모린 해링턴 <덴버 포스트>
책을 사랑하는 이 시대의 독자들에게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라는 이름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는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 100대 걸작 영어 소설’로 선정된 《무한한 재미(Infinite Jest)》를 쓴 소설가이자 미국 현대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타일리스트이며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작가다.
그러나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앞에 추가될 수식어가 하나 더 남아 있다. 바로 ‘관찰자’다. 그는 ‘픽션’만큼이나 열성적으로 ‘논픽션’을 집필한 작가로, 에세이라는 장르에 새로운 색채를 더한 인물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각주와 쉼 없는 문장들, 그 안에 알알이 박힌 농담과 순식간에 핵심을 찌르는 통찰력은 픽션과 논픽션을 가리지 않고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스타일이 무엇인지를 독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에 우니부스 플루람: 텔레비전과 미국 소설》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에세이 중 아직 한국에 소개된 적 없는 대표작을 포함해 현실과 맞붙어 있는 작품들을 빈틈 없는 번역과 탄탄한 문장력을 자랑하는 역자 노승영이 고심해 골라 담았다. 그는 역자 후기에서 “이 책에 실린 다섯 편의 에세이는 월리스라는 퍼즐의 다섯 조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에세이들을 통해 독자는 그가 얼마나 다채롭고 복잡한 삶을 살았는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2008년 46세의 젊은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해 더 이상 새로운 작품으로 만날 수 없는 작가를 계속 사랑하기 위해서는 그가 남긴 흔적들을 그러모으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목에 달린 부제처럼 미국의 정치, 사회, 문화에 관한 다섯 편의 에세이를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언제나 함께하는 사물과 현상들을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시선으로 다시 한번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 수록작 소개 *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수많은 드라마와 쇼프로그램 등의 대중 문화와 문학의 상관관계에 대한 고찰을 담은 에세이다. 미국의 건국 이념인 ‘에 풀리부스 우눔(E pluribus unum)’, ‘여럿으로부터 하나로’라는 뜻을 비틀어 ‘하나로부터 여럿으로’라는 ‘에 우니부스 플루람(E Unibus Pluram)’이라는 근사한 신조어를 제목과 주제로 내세웠다. 월리스의 문학 비평가적인 면모를 더할 나위 없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자, ‘텔레비전과 대중문화가 중심을 차지한 현대 사회에서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거대한 질문에 대한 월리스의 답을 들을 수 있다.
<새로운 불 속으로 다시>
스스로 섹스 중독자임을 밝혔던 월리스의 연애관을 엿볼 수 있는 짧은 에세이다. 단순히 육체적이고 무책임한 성관계로는 어떤 즐거움도 느낄 수 없고, 우리가 느끼는 본연적 결핍도 채울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 “성은 궁극적으로 ‘상상력’에 대한 것이다.”라고 말하며 성관계를 불에 비유한 그는 불이 목숨을 앗아갈 수 있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며, 어떻게 불에 다가가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떻게 ‘새로운 불 속’으로 뛰어들 것인지에 대한 월리스의 생각은 직접 읽어 보자.
2000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 뛰어든 존 매케인 후보의 선거 캠프에서 일주일간 지낸 월리스의 기록이다. 존 매케인에 대한 월리스의 생생한 스케치와 실제 선거 당시에 일어났던 흥미진진한 사건들은 마치 한 편의 정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재미를 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정치와 투표에 대한 월리스의 생각은 지금 또 다시 중요한 선택을 앞둔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메시지를 던진다.
<톰프슨 여사의 집에서 본 광경>
월리스가 9.11 사건 직후에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그의 주변 사람들이 이 사건을 대하는 태도들을 바라본 에세이다. 참사로부터 아주 먼 곳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그것을 목격했을 때의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월리스는 그 감정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하기보다 마치 톰프슨 여사의 집에서 함께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섬세하고 생생한 묘사를 통해 읽는 이 또한 그 자리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존재하게끔’ 만든다.
<스물네 단어에 대한 해설>
월리스는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동시에 글쓰기를 가르치며 소설가를 양성하는 ‘선생님’이기도 했다. 글쓰기에는 정확한 문법과 적절한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월리스의 확고한 신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자주 잘못 쓰이는 영단어들을 다양한 예시와 문장을 통해 월리스식 해설을 곁들여 완성된 짧은 사전은 단순히 영단어가 아닌 월리스라는 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사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