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후의 삶

압둘라자크 구르나 · Novel
4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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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최신작. 1948년 잔지바르에서 태어나 이슬람계 아프리카인에 대한 박해를 피해 영국으로 이주한 작가는 1987년 데뷔작인 『떠남의 기억』을 출간한 이래 총 10편의 장편소설을 발표하면서 망명, 정체성, 소속감이라는 주제를 꾸준히 탐구해왔다. 고향과 가족으로부터, 그리고 어쩌면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치고 떠나간 이들이 정체성에 대한 고민 속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세상 속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날카로우면서도 애정어린 시선으로 그리는 작가의 탁월한 재능은 2020년 발표한 최신작 『그후의 삶』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이전의 삶에서 떠나고 도망쳤던 이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에서 작가는 전쟁과 점령의 여파를 겪어나가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고요한 아름다움을 담아 써내려간다. “사랑의 황홀한 특성을 이토록 압축적으로 담아낸 책을 읽는 것은 평생 매우 드문 일이다”(<타임스>)라는 극찬을 들은 이 작품은 이듬해 오웰상 최종후보와 월터스콧상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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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007 2부 … 079 3부 … 201 4부 … 329 옮긴이의 말 … 421 압둘라자크 구르나 연보 … 425

Description

2021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최신작 짙게 드리운 운명과 역사의 그림자 속에서 일하고 사랑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 평범한 삶들 그 잊힌 기억과 지워진 세계를 되살린 경이로운 역작! #노벨문학상 #평범한삶 #잊힌목소리 #사랑 #전쟁속일상 #피식민지의삶 #제국주의 #식민주의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최신작 『그후의 삶』이 출간되었다. 1948년 잔지바르에서 태어나 이슬람계 아프리카인에 대한 박해를 피해 영국으로 이주한 작가는 1987년 데뷔작인 『떠남의 기억』을 출간한 이래 총 10편의 장편소설을 발표하면서 망명, 정체성, 소속감이라는 주제를 꾸준히 탐구해왔다. 고향과 가족으로부터, 그리고 어쩌면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치고 떠나간 이들이 정체성에 대한 고민 속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세상 속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날카로우면서도 애정어린 시선으로 그리는 작가의 탁월한 재능은 2020년 발표한 최신작 『그후의 삶』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이전의 삶에서 떠나고 도망쳤던 이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에서 작가는 전쟁과 점령의 여파를 겪어나가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고요한 아름다움을 담아 써내려간다. “사랑의 황홀한 특성을 이토록 압축적으로 담아낸 책을 읽는 것은 평생 매우 드문 일이다”(<타임스>)라는 극찬을 들은 이 작품은 이듬해 오웰상 최종후보와 월터스콧상 후보에 올랐다. “그 한가운데 혼란과 폐허가 있다 해도 세상은 늘 움직인다.” 탕가니카의 작은 해안 마을. 동아프리카 각지에서 유럽 열강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고, 독일군의 점령에 저항하는 봉기가 일어나고 또 스러지는 가운데 이름 없는 이 작은 마을의 사람들은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나간다. 어린 시절 가난한 집에서 가출해 군대에 납치되었던 일리아스는 운좋게 구출되어, 독일인이 운영하는 커피농장에서 자라면서 독일어를 배우고 교육받는다. 성인이 된 일리아스는 고향 근처 해안 마을로 돌아온 뒤 상인의 직원으로 일하는 칼리파와 친구가 되고, 잃어버렸던 여동생 아피야를 찾아 함께 살면서 마을에 정착한다. 아피야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떠난 뒤 홀로 이웃에게 맡겨져 온갖 궂은일을 하며 살아가다, 오빠 일리아스를 만난 뒤 비로소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일 년 후 독일과 영국 사이의 전쟁이 일어나자 일리아스는 어린 동생을 남겨둔 채 독일군에 자발적으로 입대하며 마을을 떠난다. 아피야는 전에 살던 이웃의 집으로 다시 보내져 전보다 더 심하게 학대를 당하다, 오빠의 친구 칼리파의 도움으로 그 집에서 나와 칼리파 부부와 함께 살게 된다. 한편, 함자는 견딜 수 없을 것만 같은 이전의 삶에서 도망쳐 충동적으로 독일군에 입대한다. 하지만 폭력에 익숙하고 오직 힘과 거친 성질만을 높이 평가하는 남자들 사이에서 함자는 두렵고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고 방향을 잃은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독일인 장교가 그런 함자를 눈여겨보다가 자신의 당번병으로 지목하고, 함자는 그에게서 독일어를 배우는 한편 장교에게 편애를 받는다는 이유로 조롱과 멸시를 당하기도 한다. 그러던 중 전쟁 막바지에 함자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게 되고, 함자를 아끼던 장교 덕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다. 이제 함자는 약해진 몸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채로 어린 시절을 보낸 해안 마을로 돌아오고, 마을 목공소에서 일자리를 구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예기치 못한 운명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과거의 기억을 보존하고 잊지 않으려는 거장의 공감어린 시선 『그후의 삶』의 이야기는 1907년경, 독일이 탄자니아를 포함한 동아프리카 일대를 식민 지배하며 ‘독일령 동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저항과 반란을 진압한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을 때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독일 사령부가 “마을을 불태우고 들판을 짓밟고 식량 저장고를 약탈”한 것은 물론 “초토화되고 공포에 질린 풍경을 배경으로, 길가의 교수대에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시신이 매달”리는 일이 여기저기서 일어난다. 독일군 부대인 ‘슈츠트루페’와 그들 못지않게 사납고 무자비한 아프리카인 용병 ‘아스카리’들은 모든 피지배인을 야만인으로 간주해 가혹하고 잔인하게 짓밟는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해안 마을 사람들은 전쟁과 반란이라는 참혹함에서 조금 비켜나 비교적 평온한 일상을 살아가지만, 그들도 식민주의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길에서 납치되어 군대에 강제로 끌려가기도 하고, 독일과 영국의 전쟁으로 항구가 봉쇄되어 하룻밤 사이에 극심한 물자 부족을 겪기도 한다. 독일식 미션스쿨에서 교육받아 독일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일리아스가 “독일인은 명예롭고 교양 있는 사람들이고, 여기에 와서 좋은 일을 많이 했다”고 독일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자 한 마을 사람은 “친구, 놈들이 자네를 먹어치웠군” 하며 이렇게 반박한다. “잘 들어, 독일인 남자 한 명이 자네한테 친절하게 대해줬다고 지난 세월 동안 여기에서 일어난 일이 바뀌는 건 아니야.” 마흐무두라는 다른 남자가 일리아스에게 말했다. “이 땅을 차지한 삼십 년 넘는 세월 동안 독일인은 이 나라 전체에 해골과 뼈가 흩뿌려지고 땅이 피로 젖을 만큼 많은 사람을 죽였어. 과장하는 게 아니야.” _본문에서 대륙 전체가 유럽인의 손에 넘어가 원래의 이름을 잃고 ‘영국령 동아프리카, 독일령 동아프리카, 포르투갈령 동아프리카, 벨기에령 콩고’ 등으로 불리고, 그 속에서는 누군가는 저항하다 죽어가고 또 누군가는 자발적으로 식민지 본국에 부역하는 것은, 일본 식민 지배의 역사를 경험한 한국 독자로서는 너무도 익숙하고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승자의 관점이 아니라, 과거의 기억을 잊지 않으려는 탄자니아 출신 작가의 시선에서 쓰였기에, 소설의 한 문장 한 문장에 더욱 마음 깊이 동감하게 된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어린 시절을 보낸 도시의 거리를 걸으면서 나는 사물이, 건물이, 사람이 겪은 수모를 보았습니다.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이가 빠진 사람들이 행여 과거의 기억을 잊을까 두려워하며 살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기억을 보존하고, 거기에 존재하는 것에 대해 쓰고, 사람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스스로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순간들과 이야기들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습니다. 우리의 지배자들이 자축하며 우리의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려 했던 폭력과 잔혹성을 써내야만 했습니다. _노벨문학상 수상 연설 중에서 전쟁과 식민주의 그 이후를 살아가는 평범한 삶들의 특별함 구르나는 『그후의 삶』에서 다른 무엇보다도 기록되지 않은 채 잊힌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초점을 맞춘다. 아무도 굳이 수를 헤아려보지 않은 죽은 병사들과 짐꾼들, 그저 전쟁중에 벌어진 무작위한 불운에 휘말린 사람들, 그리고 커다란 역사의 격류 속에서도 일하고 또 사랑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과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소중한 가족, 공동체의 이야기가 함자와 아피야, 그리고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칼리파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함자는 이전의 삶에서 도망치며 인생을 되돌릴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만, 결국 몸이 반쯤 망가진 채 빈손으로 원래 있던 곳에 돌아오게 되고, 자신의 처지에 무력함을 느끼며 세상에서 자기 자리를 잃었다고 생각한다. 아피야의 눈에 그런 함자는 “대롱대롱 매달린 사람, 뿌리 뽑힌 사람, 헐렁헐렁 떨어지기 쉬운 사람”으로 보인다. 어린 시절 부모를 잃은 아피야는 축복처럼 찾아왔던 오빠마저 삶에서 떠나버린 후 집안에 갇힌 삶에서 오는 좌절감을 견뎌내기 위해 애쓰는 한편 나이를 먹어가며 여성의 격리된 삶에서 따라오는 무한한 분노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칼리파는 두 사람 모두에게 살 곳을 내주고 일종의 가족이 되어주기를 자처하면서, 커다란 역사의 격류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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