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Kim In-sook and 8 others · No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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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제12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이 출간됐다. 이번 황순원문학상은 2011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심사하였으며, 예심은 문학평론가 강유정, 백지은, 오창은, 이수형, 허윤진이 맡았고, 본심은 문학평론가 최원식, 신수정, 소설가 이승우, 구효서, 윤성희가 맡았다. 본심에서의 치열한 논의 끝에 수상작은 김인숙의 '빈집'으로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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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심사 경위│제12회 황순원문학상 심사 경위 김효은 심사평│비(非)지배의 자유를 위하여 최원식 삶의 비의를 포착하는 문장들 이승우 읽기 끔찍했던 소설들 구효서 완전하고도 풍성한 고독 신수정 반복해 읽기의 즐거움 윤성희 수상 소감│나의 현실, 내 소설의 현실 김인숙 1부 수상작가 김인숙 특집 수상작│빈집 자선작│칼에 찔린 자국 산너머 남촌에는 단 하루의 영원한 밤 수상작가가 쓴 연보│터져라, 홍시 수상작가 인터뷰│삶이, 글이 되어 길 위에 찍힌다 서희원 2부 최종후보작 김경욱「염소의 주사위」 김숨「옥천 가는 날」 김애란「하루의 축」 박형서「끄라비」 백가흠「더 송」 조현「은하수를 건너―클라투행성통신1」 편혜영「블랙아웃」 한강「에우로파」

Description

제12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을 펴내며 황순원문학상이 올해로 12회를 맞이했다. 우리 현대문학에 거대한 발자취를 남긴 황순원 선생의 문학적 업적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황순원문학상은, 지난 1년간 창작, 발표된 모든 중·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하여 오천만 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이번 황순원문학상은 2011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심사하였으며, 예심은 문학평론가 강유정, 백지은, 오창은, 이수형, 허윤진이 맡았고, 본심은 문학평론가 최원식, 신수정, 소설가 이승우, 구효서, 윤성희가 맡았다. 본심에서의 치열한 논의 끝에 이번 제12회 수상작은 김인숙의 「빈집」으로 결정되었다. 『2012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에는 수상작 「빈집」을 비롯해 수상작가 김인숙이 직접 고른 자선작 「칼에 찔린 자국」, 「산너머 남촌에는」, 「단 하루의 영원한 밤」이 실려 있다. 또 수상작가가 직접 쓴 연보와 문학평론가 서희원의 수상작가 인터뷰 「삶이, 글이 되어 길 위에 찍힌다」 등을 통해 수상작가 김인숙의 문학세계를 넓고 깊게 살펴볼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최종후보에 오른 8편의 작품들을 함께 소개하여, 지난 한 해 동안 한국문학을 더욱 풍요롭게 한 작품들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수상자이자 올해 본심 심사를 맡은 윤성희 소설가는 “모든 작품에서 그 작가만의 지문이 보였고, 내 동료들이 모두 각자의 방에서 각자의 지도를 그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반가웠다.”고 심사 소감을 전했다. 이번 『2012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은, 한국문학의 꾸준한 움직임을 포착하고,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작가들을 두루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제12회 수상작, 김인숙 「빈집」 올해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 김인숙의 「빈집」은, 화자인 아내와 27년을 함께 살아온 ‘남편’이라는 인물, 그리고 그의 비밀 장소인 ‘빈집’을 여러 겹의 이미지로 덧씌워 마치 스릴러 소설을 읽듯 상상력을 증폭시키는 작품이다. 아내의 시선에 비친 남편, 그리고 그의 행동 속에서 독자들만이 포착할 수 있는 또 다른 이미지, 마침내 결말에 이르러 그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는 부분을 통해 한 인간이 지닌 비밀과 진실에 대해 무한한 가능성과 물음표를 동시에 제기한다. 남편은, 그녀가 친구들과 함께 수다를 떨 때의 표현대로 말하자면, ‘좀생이’ 과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술도 담배도 안하고 화투판에 끼어들 줄도 모르고 딴 데 한눈을 팔 줄도 몰랐다. 돈을 크게 벌 줄도, 크게 쓸 줄도 몰랐다. 평생 동안 그 어떤 모임에서도 그녀는 남편이 가장 먼저 계산대 앞으로 나서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구두쇠여서인 것이 아니었다. 남편은 언제나 무엇엔가 부끄러움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생일이며 아이들의 생일을 그토록 잘 챙기면서도 당당히 눈 맞추고 선물을 내밀어본 적이 없었다. 혹시 마음에 들지 않는 선물을 골랐을까 봐, 혹시 어울리지 않는 짓을 한다는 말을 들을까 봐, 선물을 고를 때 최종 순간에 만 원 더 비싼 것을 선택하지 않았던 걸 들킬까 봐, 선물을 내미는 그의 손이 늘 부끄러웠다. ― 수상작 「빈집」, 39쪽 비밀이 사랑을 키웠다. 그가 세상의 한구석에서 세상 전체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특히나 아내는 모르는 것이다. 그는 세상 한가운데에 있었고, 또 무덤 한가운데에 있었다. 죽은 자의 목소리가 가끔 들렸다. 그것은 평생을 혼자 살다가 가난하게 늙어 죽은 고모부의 목소리였다. 뭐, 이만하면 잘 죽은 거 아니냐. 그 와중에도 열쇠들은 분주히 서로의 몸을 부대껴가며 교미를 하고 번식을 하고 있었다. 세계가 세계를 무한 확장했다. 그가 영천 집에 머물 때마다 보름달이 환했다. 세상에서 가장 풍성한 고독을 가진 한 남자의 밤을 밝히기 위해서였다. ― 수상작 「빈집」, 54쪽 심사를 맡은 최원식 문학평론가는 “남편을 경멸하면서 사랑한다는 아내의 자각이야말로 그 증거일 터인데, 남편의 ‘빈집’은 소통 불가능성이라기보다는 아무리 평범한 사람도 자신만의 비범함을 간직하고 있다는 인간적 진실의 상징 또는 비지배의 자유에 바쳐진 오마주”일 것이라고 심사평을 밝혔다. 이승우 소설가는 “구질구질하고 불안전한 현실의 삶을 견디고 유지하기 위해 환상이나 허구, 혹은 자기만의 비밀이 필요하다는 소설의 전언이 스산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고 평했고, 구효서 소설가는 “남편의 정체를 전혀 모른 채 자신의 교양만을 과신하며 사랑 운운하는 아내를 보면서, 자신이 구축한 세계에 살며 그것만이 전부라 믿는 나와 우리를 함께 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신수정 문학평론가는 “27년을 살아온 부부의 회고를 통해 각자의 삶에 내재해 있는 ‘빈집’에 대한 사유를 풍성하게 부풀리고 있는 역작”, 윤성희 소설가는 “이 소설은 두 번째로 읽을 때 더 재미있었는데, 단순히 아내의 목소리를 따라가던 첫 번째 독서에서 벗어나 이제는 독자가 아내를 마음껏 비웃으면서 아내의 이야기를 듣게 되기 때문.”이라고 심사평을 남겼다. 꿈과 현실, 과거와 미래가 겹겹의 지도를 이루는 다양한 세계, 지금 우리의 얼굴을 빼닮은 인간형을 다각도로 다룬 흥미로운 작품들 김경욱 「염소의 주사위」 「염소의 주사위」는 복수와 용서라는 오래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복수나 용서는 매우 사적인 체험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때로 그 체험이 시대적 사건과 중첩될 때 복수는 사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고 용서 역시 개인적 관대함을 넘어선다. 「염소의 주사위」에 남아 있는 과거의 상처도 그렇다. 그것은 “빨갱이”라는 단어에 대한 우리의 집단 트라우마와도 깊숙이 연루되어 있다. 소설 속 염소는 짝수면 빨갱이라며 주사위를 던진다. 염소에게 목숨은 사소한 놀이가 되고 동생은 주사위를 삼켜버림으로써 놀이를 비꼰다. 하지만 이 고급한 농담은 동생의 죽음을 재촉하고 만다. 애초에 염소는, 염소들에겐 유머 감각 따위가 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동생의 유머가 죽음으로 귀결되자 아버지는 법으로 정의를 세우고자 한다. 하지만 염소들에겐 법이 오히려 놀이이며 유희이다. 자의적 유희의 세계를 불변의 문자적 진리로 대항하려던 아버지는 결국 화병으로 세상을 등진다. 한마디로 그 역사는 어떤 규칙도, 농담도 없는 누군가의 자의적 판단이 규칙으로 변용되는 시대이다. 개인이 규칙이 되는 세계는 곧 광기의 공간이다. 한마디로 그 시절은 미친 시대였던 셈이다. 「염소의 주사위」는 하지만 그 광기에 맞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절치부심의 시간만 보낸 한 사내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는 결 국, 광기를 처단하지 못한다. 커트 코베인이나 장국영과 같은 문화적 아이콘을 통해 세대적 차별성을 그려내던 김경욱에 익숙했던 독자라면 「염소의 주사위」는 사뭇 낯선 세계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염소들의 광기에 침묵하지 않고 발언하는 것, 그것이 바로 작가의 몫일 테다. 거대한 사기극과 거대한 사극 가운데를 바라보는 시선, 그 작가적 시선이 「염소의 주사위」에 있다. 강유정(문학평론가) 김숨 「옥천 가는 날」 부모 세대의 궁핍하고 신산한 삶, 흡사 죽음을 통과하듯 정물처럼 움직이(지 않)는 노인의 육신, 불가지한 애착의 근원이자 비정하게 견뎌내야 하는 가족,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음에도 언제까지나 그곳에 이르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 고향인지 이방인지 알 수 없는 친숙한 이물감 등등, 「옥천 가는 날」에는 김숨 소설이 능숙하게 현현시키는 이런 요소들이 골고루 맞춤하게 드러나 있다. 더할 수 없이 일상적인 장면이 문득 오싹해지는 김숨 식 부조리극의 이번 테마는 “자궁으로의 회귀”쯤. 엄마가 그토록 가고 싶어 하던 옥천으로 가는 길, 사방이 막힌 차 안에서 쉼 없이 오가는 두 자매의 대화와 말 없는 엄마의 육신이 한데 섞이면서 극의 밀도는 점점 더해간다. 멈춘 채로 움직이고 이동하지만 정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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