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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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진과 일러스트로 살펴보는 영국, 그리고 메이드! 검은 드레스에 새하얀 모자와 앞치마, 빅토리아 시대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아이콘 「메이드(Maid)」의 실체를 밝힌다. 백여 년 전의 옛 영국을 무대로 한 영화를 보면, 검은 드레스 위에 새하얀 앞치마와 모자를 쓰고, 리본을 팔랑거리면서 서서 일하는 그녀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살짝 무릎을 굽히며 살짝 고개를 숙이는 서양식 인사를 하고 나면 그것을 끝으로 화면에서 사라진다. 카메라 중심에 잡힐 일이 거의 없는, 어딘가 모르게 애매한 존재감을 풍기며 지나간다. 그녀들은 메이드(Maid), 즉 타인의 집에 고용되어 급료와 거주할 방과 식사를 제공받으며 일하는 가사 사용인이다. 훨씬 이전 시대인 중세에는 사용인의 대부분이 남성으로, 귀족이나 지주, 상류계층을 섬기는 존재였다. 하지만 19세기에 이르러서는 여성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게 되었으며, 특히 중류 계층에 고용된 메이드의 수가 급증한다. 산업혁명을 거치며 부를 축적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일반적인 노동자계급과는 다른, 한 단계 위의 신분이라는 것을 알리고 과시하기 위해, 집사(Buttler)까지는 무리더라도 급료가 낮은 미경험자 소녀 한 명이라도 고용하고자 혈안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의 그녀들은 조연이다. 특히 동시대의 소설이나 아동문학이 원작이라면 주연은 당연히 중류 이상의 신사와 숙녀. 더 내려온다 해도 아가씨나 도련님까지다. 또한 매체에 따라 그녀들의 표정은 완전히 다르게 보인다. 순박한 시골 소녀가 있는가 하면, 정조관념이 희박한 소악마도 있다. 또한 덩치 큰 요리인이 있는 반면, 애처로움이 느껴질 정도로 야윈 소녀도 있다. 이들 가운데 가장 사실에 가까운 얼굴은 어느 것일까? 『영국 메이드의 일상』에서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영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타입의 일러스트와 사진 등을 모아, 메이드들의 인생을 재구축해보고자 한다. 「가장 평범한 여성들」을 조연에서 주연으로 옮겨와서 그녀들의 시선을 따라가며 그들의 일과 슬픔, 분노, 사랑과 결혼, 미래 설계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