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랑

윤이형 · Novel
2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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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망 컬렉션 11권. 2005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후 SF, 판타지 등 장르서사의 문법을 도입한 개성 있는 작품으로 출구 없는 세계의 불안과 그 너머의 가능성을 집요하게 탐구해온 작가 윤이형. 윤이형은 이번 작품에서 공포영화나 판타지소설의 유서 깊은 테마 '늑대인간'을 등장시킨다. 보름달이 뜨는 밤 꿈속에서 늑대인간으로 변해 사랑하는 사람을 잡아먹는 후 그의 이야기를 단숨에 소설로 써내려가는 작가가 주인공이다. 5년 전 데뷔한 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에 선 독특한 시리즈로 독자들에게 인기를 얻었으나 자신의 책에 긍지를 갖지 못한 채 글을 쓰고 있는 서른네 살 작가 한서영. 그녀의 문제는 보름달이 뜨는 밤 꿈속에서 늑대인간으로 변해 사랑하는 사람을 잡아먹은 뒤 현실에서 그와 헤어지지 않으면 한 줄의 글도 쓸 수 없다는 것. 그녀는 삭(朔)이 지나 초승달이 보이기 시작하면 누군가와 사랑에 빠진다. 그로부터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꽉 찬 달이 하늘에 떠오르면 꿈속에서 짐승으로 변해 연인을 먹어치운다. 다음 날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에 대한 감정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사실을 동시에 깨닫는다. 상대는 마치 지난밤의 일을 알고 있다는 듯 질렸다는 표정으로, 두려운 얼굴로 떠나간다. 그녀는 깊은 슬픔과 죄책감에 빠져 헤어진 이의 이야기를 소설로 쓴다. 먹지도 씻지도 않고 보름 만에 원고지 1천 매를 완성한다. 한 달 후에 책이 나온다. 지난 2년 동안 이런 패턴으로 열두 권의 책을 냈다. '유골함' 같은 책이 나올 때마다 그녀는 몸서리를 치지만 또다시 같은 일이 반복된다. 그리고 이제 정말 그만두어야 할 때라고 생각할 즈음 또 하나의 사랑이 서영을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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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꼭 한 번은 쓰고 싶었어요. 서로를 사랑하고, 쓰고, 또 사랑하는 두 작가의 이야기를.” 윤이형 첫 로맨스 소설! 늑대인간과 인간, 서로가 서로의 팬인 두 작가, 서로 뜨겁게 사랑하는 두 여자의 이야기 2005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후 SF, 판타지 등 장르서사의 문법을 도입한 개성 있는 작품으로 출구 없는 세계의 불안과 그 너머의 가능성을 집요하게 탐구해온 작가 윤이형. 그의 신작 소설 『설랑(說狼)』이 나무옆의자 로맨스소설 시리즈 로망컬렉션의 열한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장르문학의 상상력을 보여주되 지금 현재와 머지않은 미래에 대한 전망으로부터 동떨어진 적 없는 탄탄한 사유가 뒷받침된 그의 작품들은 한국문학의 흔치 않은 성취로 평가되며, 온전히 해명되지 않는 난폭한 세계에서 불완전하게 관계 맺고 살아가는 존재들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포착하는 섬세하고 예민한 시선은 윤이형의 세계를 대표하는 특징적인 요소가 되었다. 그런 그가 데뷔 후 처음 도전하는 로맨스소설이자 장편 분량(640매)으로 쓴 첫 번째 소설에서 어떤 이야기와 얼마만큼의 감정의 진폭을 보여줄지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할 터, 『설랑』은 윤이형이라는 세계의 인장이 또렷하게 새겨진 소설이면서 그동안 작가로서 보여주지 않았던 지점까지도 과감하게 나아간 흥미롭고도 의미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그녀는 늑대인간이었다! _늑대인간과 인간의 사랑 윤이형은 이번 작품에서 공포영화나 판타지소설의 유서 깊은 테마 ‘늑대인간’을 등장시킨다. 보름달이 뜨는 밤 꿈속에서 늑대인간으로 변해 사랑하는 사람을 잡아먹는 후 그의 이야기를 단숨에 소설로 써내려가는 작가가 주인공이다. 5년 전 데뷔한 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에 선 독특한 시리즈로 독자들에게 인기를 얻었으나 자신의 책에 긍지를 갖지 못한 채 글을 쓰고 있는 서른네 살 작가 한서영. 그녀의 문제는 보름달이 뜨는 밤 꿈속에서 늑대인간으로 변해 사랑하는 사람을 잡아먹은 뒤 현실에서 그와 헤어지지 않으면 한 줄의 글도 쓸 수 없다는 것. 그녀는 삭(朔)이 지나 초승달이 보이기 시작하면 누군가와 사랑에 빠진다. 그로부터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꽉 찬 달이 하늘에 떠오르면 꿈속에서 짐승으로 변해 연인을 먹어치운다. 다음 날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에 대한 감정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사실을 동시에 깨닫는다. 상대는 마치 지난밤의 일을 알고 있다는 듯 질렸다는 표정으로, 두려운 얼굴로 떠나간다. 그녀는 깊은 슬픔과 죄책감에 빠져 헤어진 이의 이야기를 소설로 쓴다. 먹지도 씻지도 않고 보름 만에 원고지 1천 매를 완성한다. 한 달 후에 책이 나온다. 지난 2년 동안 이런 패턴으로 열두 권의 책을 냈다. ‘유골함’ 같은 책이 나올 때마다 그녀는 몸서리를 치지만 또다시 같은 일이 반복된다. 그리고 이제 정말 그만두어야 할 때라고 생각할 즈음 또 하나의 사랑이 서영을 찾아온다. 이 사람과는 그냥 친구나 자매로는 지낼 수 없으리라 _레즈비언과 바이섹슈얼의 퀴어로맨스 서영은 어느 날 새로 창간하는 무크지 『흔』의 편집위원이자 신인작가인 최소운에게 필자 섭외 메일을 받고 『흔』 편집위원들을 만나러 나가는데, 그 자리에서 소운이 자신의 작품을 오랫동안 좋아해온 숨은 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서영 역시 소운의 팬이다. 소운의 데뷔작 『하줄라프』의 수많은 문장들이 얼마나 강렬하게 마음을 잡아끌었던가. 단 한 편의 소설로 서영을 그토록 동요하게 한 작가는 이제껏 없었기에, 서영은 소운을 알고 싶다는 생각에 그 자리에 나간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의 팬인 만큼 현실에서도 강하게 서로에게 끌리지만 서영은 소운을 해치고 그녀의 이야기를 책에 이용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것도 두려워한다. 그럴수록 소운은 더 적극적으로 서영에게 다가온다. 서영도 알고 있다. 이 사람과는 그냥 친구나 자매로는 지낼 수 없으리라는 것을. 소설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두 사람의 심리 상태를 놀랍도록 생생하게 묘사한다. 한쪽은 저주스러운 꿈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면서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려 하고, 한쪽은 자신이 왜 거절당하는지 알 수 없어 자존심 상하고 실망하면서도 상대에 대한 갈망을 멈출 수 없다. 결국 서영은 꿈속에서 늑대인간이 되는 자신의 문제를 고백하고 소운의 도움을 받는다. 소운을 만난 후 처음으로 맞는 보름밤, 잠을 자지 않으면 꿈도 없고, 꿈을 꾸지 않으면 소운을 잡아먹을 이유도 없다는 점에 착안해 두 사람은 소운의 집에서 함께 밤을 새우기로 한다. 그날 밤에도 서영은 꿈을 꾸지만 소운의 진심은 꿈조차 변화시켰고, 그 밤을 계기로 두 사람은 마치 신혼부부처럼 서로를 자신의 삶 안쪽까지 더 깊이 받아들인다. 두 팔이 내려와 서영을 안았다. 소운의 몸에서 식물성이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그녀는 더 이상 나무처럼 평화롭지도, 풀처럼 인내심이 많지도 않았다. 베개처럼 폭신하고 무해하지도, 조그만 보랏빛 화분처럼 귀엽지도, 그녀가 편지에 쓴 말투처럼 어리지도 않았다. 그녀는 사랑을 갈망하는 성숙한 여자였고, 그녀의 단단한 몸이 만드는 선들과 움직임은 그 확신을 망설임 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그녀는 서영을 자신의 영토로 초대했고, 손을 잡아 이끌었다. 다른 어떤 존재가 아닌 인간 여자로서의 서영을. 서영이 내쉰 한숨이 소운의 쇄골에 닿아 흩어졌다. (170쪽) 레즈비언인 소운과 바이섹슈얼인 서영의 퀴어로맨스는 사회적 편견에 질식당하는 일 없이 생기와 열의로 가득하다. 작가 윤이형은 서로를 뜨겁게 사랑하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그의 다른 어떤 소설에서보다 풍부한 디테일과 무구한 감수성으로 그려낸다. 작가는 혼자 싸워요. 글을 쓰면서 싸우고, 쓰고 있지 않을 때도 싸워요. _작가와 작가의 사랑 서영과 소운은 작가다.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 없이는 온전히 존재할 수 없는 이들이다. 어쩌면 이 소설은 늑대인간과 인간의 사랑 또는 여자와 여자의 사랑이라는 측면보다 근본적으로 작가와 작가의 사랑이라는 사실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지 모른다. 애초에 그들은 서로의 작품에 반해서 팬이 되었고, 쓰고 있을 때 희열을 느끼고 쓰지 못할 때 고통스러운 존재들이다. 그러나 작가와 작가가 만나 하는 사랑은 지뢰밭이 될 수도 있다. 서영은 그것을 두려워한다. “사랑해서 만난 사람 때문에 글 쓸 시간이 부족해질 때마다 자신의 이기심과 대면해야 하는 끔찍한 시간들이 있고, 누가 더 인정받고 덜 인정받느냐 하는 지극히 속물적인 욕망과 열등감의 암투”가 있다. 그로 인해 처음에는 눈부시게 빛나다가도 곧잘 헤어지며, 각자의 세계를 지키면서 사랑도 지켜내기란 쉽지 않다. 서영의 악몽 역시 작가 커플이었던 부모의 무책임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부모는 그들의 세계를 지켜내는 대가로 서영을 버렸고, 그 기억은 이제껏 서영을 끔찍할 만큼 자존감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럼에도 서영은 소운이 한결같이 보이는 진심 덕분에 용기 있게 사랑받고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사랑받는 일이 죄가 아니며 사랑하는 일이 오류가 아니라는 평범한 사실을 그토록 어렵게 깨달은 서영은 비로소 사랑하는 사람을 해치고 쓰는 글이 아니라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쓸 수 있게 된다. 가장 어둡고 무거운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결코 쓸 수 없다고 생각했던 그 이야기를 쓴 후로는 꿈도 바뀐다. 서영은 여전히 늑대인간이지만 더는 고통받는 괴물이 아니다. 그 뒤로 꿈은 조금 달라졌다. 소운과 함께일 때도 있었고, 혼자서 짐승으로 변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박물관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나가고 싶을 때면 언제든 나갈 수 있었다. 열린 문으로 사람들이 들어왔다. 관람객들. 누구도 들어올 수 없을 것 같던 그 공간이 관람객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중략) 어린아이도 있었다.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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