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현대와 인간의 속성을 읽어내는 사상가로 주로 소개되었던 조르주 바타유, 그를 문학전문출판사 '미행'에서 시인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출간되는 조르주 바타유 시집 <아르캉젤리크>는 그가 쓴 시 대부분을 망라하고 있다. 조르주 바타유가 생전에 출간했던 동명의 시집 <아르캉젤리크>를 본바탕으로 하여 90여 편의 시를 담고 있다. 아르캉젤리크는 '대천사와 같은'을 뜻한다.
1944년, 바타유는 3편의 시로 얇은 시집을 꾸려 소규모 출판을 한다. 이 시집은 그의 생애 유일무이한 시집이 되는데, 이 책의 1부 '아르캉젤리크'에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1940년대 초중반 무렵은 훗날 '신'에 대한 바타유 자신의 총체적인 사유가 담길 '무신학 전서'의 첫 권 <내적 체험> 집필에 들어선 시기이기도 하다. 그 뒤 <죄인>, <니체에 관하여>가 잇따라 출판되는데 이는 모두 전통의 담론과 결별하고 인간의 더 깊은 내부를 향하는, 환희와 신비를 그 테제로 삼고 있다. 2부 ‘무신학 전서’에 담긴 16편의 시가 이를 뒷받침한다.
3부 '행운을 구하는 기도'에는 짧은 호흡의 시편들로 이뤄진 '분화하지 않은 존재는 아무것도 아니다'를 비롯해 영어로 씌어진 시 등 11편의 시가 수록되었고, 4부 '아세팔'에는 바타유가 창간했던 잡지이자 그가 조직한 비밀 결사였던 '아세팔(Acéphale)'의 기조적 성격을 띤 동명의 시를 주축으로 59편의 시가 수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