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사랑

최승자 · 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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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사가 문지 시인선의 열린 미래를 향해 새로운 모색과 도전을 시작한다. 그 첫 기획으로, 시대와 세대를 가로지르며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아온 여성 시인 최승자, 허수경, 한강, 이제니의 시집과 지금 가장 개성적이고 주목받는 작업을 펼치고 있는 여성 북디자이너 김동신(동신사), 신해옥, 나윤영, 신인아(오늘의풍경)가 만나 문지 시인선의 특별한 얼굴을 선보인다. 이번 시집 디자인 페스티벌에 함께한 북디자이너들은 각각 독창적이고도 흥미로운 디자인적 해석으로 운문 본래의 리듬과 정서를 존중하되, 2020년 새로운 시 텍스트 해석에 신선하고도 도전적인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디자인의 기초인 타이포그래피와 만져지고 느껴지는 종이의 뚜렷한 물성을 총체적으로 결합해낸 특별 한정판이다. 데뷔 시로 첫 시집의 제목을 삼은 <이 시대의 사랑>(1981, 2020년 12월 현재 통쇄 51쇄)에서 최승자는 정통적인 수법의 서정시 속에서, 그러나 정통적인 수법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던 뜨거운 비극적 정열을 뿜어 올리면서 이 시대가 부서뜨려온 삶의 의미와 그것의 진정한 가치를 향해 절망적인 호소를 하고 있다. 이 호소는 여성으로서 또한 인간으로서 사랑과 자유로움을 갈망하는 언어적 결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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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 자서 제1부 1981-1월~6월 일찌기 나는 | 개 같은 가을이 | 사랑 혹은 살의랄까 자폭 | 해남 대흥사에서 | 네게로 여자들과 사내들 | 다시 태어나기 위하여 | 나의 시(詩)가 되고 싶지 않은 나의 시(詩) 두 편의 죽음 | 버려진 거리 끝에서 | 꿈꿀 수 없는 날의 답답함 | 올 여름의 인생 공부 삼 십 세 | 과거를 가진 사람들 | 어느 여인의 종말 | 슬픈 기쁜 생일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 우우, 널 버리고 싶어 제2부 1977년~1980년 비오는 날의 재회 | 첫사랑의 여자 | 선잠 | 가을의 끝 | 사랑받지 못한 여자의 노래 내 청춘의 영원한 | 이제 나의 사랑은 | 크리스마스 이브의 달 | 버림받은 자들의 노래 밤 | 장마 | 북 | 허공의 여자 | 청계천 엘레지 | 부질없는 물음 | 외롭지 않기 위하여 술독에 빠진 그리움 | 너의 약혼 소식을 들은 날 너에게 | 시인 이성복에게 | 외로움의 폭력 제3부 1973년~1976년 부끄러움 | 내력 | 봄밤 | 황혼 | 사랑하는 손 | 잠들기 전에 | 이 시대의 사랑 | 편지 | 수면제 | 억울함 | 비.꽃.상처 | 무서운 초록 | 새 | 자화상 | 너에게 | 걸인의 노래 만리포 마카로니 웨스턴 | 불안

Description

“전통은 예외와 조우하면서 또 다른 미래로 나아간다.” 우리가 사랑해온 여성 시인들, 이 시대 여성 북디자이너와 텍스트로 만나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디자인 페스티벌 1978년에 시작된 문학과지성 시인선은 2017년에 통권 500호를 돌파한 이래 550권에 이르는 독보적인 한국 현대 시사를 써오고 있다(2020년 12월 12일 현재). 그동안 문지 시인선은 초기 디자인의 판형, 용지, 제본 방식을 포함한 주 골격을 유지하되(오규원 디자인, 이제하 김영태 컷), 100호를 단위로 표지 테두리의 기본 색깔을 달리하고, 내지와 표지에 쓰인 글꼴의 크기와 배치에 미세한 변화를 부여하는 선에서 본래 디자인의 전통성을 지켜왔다. 표지 전면의 액자 프레임과 시인의 독특한 캐리커처로 대표되는 시집의 얼굴은 그 과감한 색면 디자인과 압도적인 은유로 문지 시인선의 정체성을 상징해왔다. 45년 가까이 유지돼온 이 디자인은 시대를 앞서는 사유의 진폭과 언어 미학의 정수를 담아온 문지 시인선의 역사이자, 올해로 창사 45주년을 맞은 문학과지성사 출판사(史)와 동궤의 시간의 무게를 안고 있다. 이제 문학과지성사는 문지 시인선의 열린 미래를 향해 새로운 모색과 도전을 시작한다. 그 첫 기획으로, 시대와 세대를 가로지르며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아온 여성 시인 최승자, 허수경, 한강, 이제니의 시집과 지금 가장 개성적이고 주목받는 작업을 펼치고 있는 여성 북디자이너 김동신(동신사), 신해옥, 나윤영, 신인아(오늘의풍경)가 만나 문지 시인선의 특별한 얼굴을 선보인다. 이번 시집 디자인 페스티벌에 함께한 북디자이너들은 각각 독창적이고도 흥미로운 디자인적 해석으로 운문 본래의 리듬과 정서를 존중하되, 2020년 새로운 시 텍스트 해석에 신선하고도 도전적인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디자인의 기초인 타이포그래피와 만져지고 느껴지는 종이의 뚜렷한 물성을 총체적으로 결합해낸 이번 특별 한정판은, 이미 필사와 암송의 텍스트로 애정을 쏟아온 독자들에게는 반가운 선물이, 미처 접하지 못한 독자들에게는 여전히 강렬하게 작동하는 현대 시사의 정수를 경험하는 값진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 전통은 ‘예외’와 조우하면서 다른 미래를 예감하고 또 다른 시작의 첫발을 뗀다. 이번 문지 시인선의 낯선 얼굴들은 ‘디자인 문지’를 위한 모색이자, 문지 시인선의 그다음 ‘500호’를 향한 기꺼운 출발인 셈이다. 시의 언어가 북디자인의 물성(物性)과 부딪치고 서로에게 스며들며 매혹적인 만듦새의 결정체로 거듭나는 이 축제의 자리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디자인 페스티벌 | 이 시대의 사랑 | 최승자 시집 저 격동의 80년대를 청춘의 이름으로 관통해온 이들에게 시인 최승자는 처절한 분노로, 치명적인 중독으로, 그리고 가슴 먹먹한 이름으로 자리한다. 삶과 시간의 배후를 꿰뚫어 몸의 언어로 기습하는 최승자 시는 극단의 자기 부정과 자기혐오 위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다. 섬뜩하리만치 아름답고, 거침없이 탈주하는 시의 시작이었다. 이 압도적인 감각과 정서의 촉발은 뿌리 깊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여성이 한 이유요, 유신과 군사 독재로 이어진 폭압의 그늘 아래 숨 막히는 부자유가 또 한 이유였을 것이다. “최승자가 살아온 삶은 시인의 신화 하나를 거의 완벽하게 구성해낸다. [...] 시인의 이름 ‘승자’는 이기는 자이다. 최승자가 어디에 있건 그는 이기는 자이다. 그는 한 번도 항복한 적이 없다.”(문학평론가 황현산) 데뷔 시로 첫 시집의 제목을 삼은 『이 시대의 사랑』(1981, 2020년 12월 현재 통쇄 51쇄)에서 최승자는 정통적인 수법의 서정시 속에서, 그러나 정통적인 수법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던 뜨거운 비극적 정열을 뿜어 올리면서 이 시대가 부서뜨려온 삶의 의미와 그것의 진정한 가치를 향해 절망적인 호소를 하고 있다. 이 호소는 여성으로서 또한 인간으로서 사랑과 자유로움을 갈망하는 언어적 결단이기도 하다. 오냐 온몸 온 정신으로 이 세상을 관통해보자 내가 더 이상 나를 죽일 수 없을 때 내가 더 이상 나를 죽일 수 없는 곳에서 혹 내가 피어나리라. ―「이제 가야만 한다」(『기억의 집』, 1989) 디자인 노트_ 동신사(김동신) 타이포그래피, 그러니까 글자를 다루는 디자인이 독서 행위나 텍스트의 의미에 어떻게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시집과 타이포그래피의 관계에서 한 가지 비교적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 하나의 긴 글줄이 있을 때 그것은 어디에서 끊어져서 다음 줄로 내려갈 것인가, 한 쪽에서 읽을 수 있는 문장은 몇 줄인가, 그리하여 원래 함께 있어야 할 하나의 연이 어디쯤에서 둘로 쪼개져 서로 다른 페이지에 놓이게 되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타이포그래퍼가 주도해서 설계한 지면의 구조라는 사실이다. 문학과지성 시인선은 김영태와 이제하가 캐리커처를 그리고 오규원이 구성한 아이코닉한 표지 장정으로 유명하지만, 이름을 남기지 않은 여러 디자이너들이 다듬어 온 본문 디자인이야말로 시를 읽는 호흡을 배후에서 결정해온 일종의 표준 인터페이스에 가까운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번 『이 시대의 사랑』 (1981) 특별판의 본문 디자인은 이러한 문학과지성 시인선의 본문 디자인을 구축한 선배, 동료, 타이포그래퍼들에 대한 우의를 담아 쪽당 글줄 수와 행갈이 지점을 기존 시집과 동일하게 맞췄다. 여기에 개인적 해석을 반영한 몇 가지 디자인적 선택이 있다. 단어 사이 간격과 각종 구두점, 숫자의 글자폭을 한글 글자의 글자폭과 동일하게 했고, 지면 상단과 본문 첫 행 사이의 간격을 행간 폭과 똑같은 폭으로 설정했다. 여기에 시 제목의 위치를 본문을 모두 읽고 난 다음이자 본문 첫 시작점과 가장 먼 아래에 두었다. 독자로서 시를 읽을 때 가끔 제목이 어떤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래서 본문과 제목의 물리적 배치를 한번 역전시켜 보기로 했다. 2020년의 독자인 나는 시에서 만난 1981년 서른 살이 된 이 불온한 여성이 과거의 먼 존재로 느껴지지 않았다. 책 표지를 한 번 더 감싸고 있는 별도의 표지를 흔히 ‘재킷’이라고 부르는데 이 책에 어떤 재킷을 입혀주면 좋을까 생각해보다가, 이런 독자로서의 감상을 반영하여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친구의 책이라고 생각하고 만들기로 했다. 디자인 시점과 거의 동일한 시기에 출시된 서체 ‘그레타산스’와 네온그린색 종이를 이용해 표지를 구성했는데, 앞표지에 시대와 사랑과 승자가 함께 있는 것을 보면서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 재킷을 펼쳐보면 앞표지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읽어낼 수 있는 것들이 있으니 한번 펼쳐봐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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