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冬至)
뺨의 도둑
싸리꽃들 모여 핀 까닭 하나를
오막살이 집 한 채
말린 고사리
묵집에서
물맛
허공이 되다
문 열고 나가는 꽃 보아라
겨울 시금치밭
작약
석류 익는 시간
노을
여름의 끝
불을 끄면
입춘
부뚜막
나의 울음터
달밤
어둠이 귀에 익어
도라지꽃밭
겨울 연못
돌들이 왔다
쌀을 줍다
마당을 쓸며
바위를 씻는다
글시를 말리고
한아정
北쪽 하늘 별 옮겨앉듯
매화를 걸고
어느 해 낙산사 새벽종 치는 일을 권해받았으나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함
술래 1
술래 2
돌층계
수락산 근처
바위 그늘 나와서 석류꽃 기다리듯
방
처서
그늘 농업
첫서리
강릉행
묘지
물질
대설
요를 편다
나의 하관
서쪽 1
서쪽 2
꽃차례
11월
인제에서
간송미술관 뒷뜰의 파초들
은둔자
대문
변기를 닦다
너무 늦지
속초에서
시를 다 지우다
발문|최창근
시인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