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카니발

안 소피 브라슴 · Novel
2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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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어>의 작가 안 소피 브라슴의 두 번째 소설. 오늘날 젊은이들의 가장 큰 화두이자 강박이 되어버린 아름다움을 소재로 단 한 번도 자신을 사랑해본 적이 없는 불행한 영혼들의 상처를 그려나간다. 주인공은 기괴하리만치 못생긴 외모에 콤플렉스를 지닌 젊은 여자 마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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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숨쉬어』의 천재 소녀 작가, 강렬한 성인식을 치르다 열일곱의 나이에 처녀작 『숨쉬어』를 들고 나와 프랑스는 물론 우리나라 독자들도 깜짝 놀라게 했던 안 소피 브라슴을 기억하는지. 『숨쉬어』는 고등학생의 첫 소설이 메이저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는 놀라움에 그치지 않고, ‘이미 거장의 면모를 갖추었다’는 평가와 함께 프랑스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페미나 상 후보에 오른 ‘사건’을 기록한 작품이다. 사춘기 소녀들의 그야말로 ‘유독(有毒)한’ 우정을 그린 『숨쉬어』는 학창시절에 대한 어른들의 향수에 찬물을 끼얹는다. 어른들의 세계 못지않게 폭력적이고 정치적인 세계를 그린 이 작품은, 그 지난한 시절을 관통하는 한 소녀가 친구를 살해하기까지의 과정을 감각적이고도 호소력 있게 그려냄으로써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숨쉬어』는 전세계 17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그리고 열일곱 소녀는 스물한 살의 대학생이 되었다. 파리 소르본에서 문학을 전공하게 된 안 소피 브라슴은 4년의 침묵 끝에 두번째 소설 『몬스터 카니발』을 발표했다. “많은 이들이 ‘어디 두고 보자’며 내 두번째 소설을 기다렸다”는 작가의 고백에서 읽을 수 있듯, 천재 작가라 불리던 소녀가 두번째 작품에 대해 느꼈을 많은 고민과 압박을 짐작게 한다. 그러나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듯, 안 소피 브라슴은 소포모어 징크스에 안전하게 피해갔다. 『숨쉬어』를 통해 또래들의 슬픔을 대담한 필치로 그렸던 것처럼, 『몬스터 카니발』을 통해 이 시대 젊은이의 가장 큰 화두인 ‘아름다움’과 ‘사랑’이라는 소재로 다시 한번 자신의 세대에 청진기를 가져다 댄 것이다. 단 한 번도 자신을 사랑해본 적이 없는 불행한 영혼들의 상처를 뜨거운 공감의 시선으로 그려나간 『몬스터 카니발』. 아직 스물넷인 안 소피 브라슴은 눈부시게 진화하고 있다. 찰칵, 세상에 존재하는 마지막 괴물, 그 ‘불후의 명작’에 향해 셔터를 누르다 모든 것은 신문에 난 작은 광고에서 시작된다. “예술사진 촬영을 위해 신체적 결함을 지닌 분을 찾습니다.” 기괴하리만치 못생긴 외모에 콤플렉스를 지닌 젊은 여자 마리카가 이 광고에 화답한다. 광고를 낸 사람은 신체적 결함이 있는 인간만을 피사체로 삼는 사진가 조아섕. 그는 ‘몬스터 카니발’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그 프로젝트란, ‘인간 괴물’ 즉 자연의 경이를 수집하는 것. 그는 미학을 공부하는 철학도로, 아름다움에 대하여 혐오증을 가지고 있다. 그의 욕망은 혐오에서 기인한다. 그래서 그는 ‘로봇 같은 인간들만’ 좋아한다. 조아섕의 모델이 되면서부터 마리카는 자신이 추하다는 사실을 잊는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못생겼다고 되뇌어도, 조아섕의 카메라 렌즈 앞에 서면 나르시시즘에 빠진다. 조아섕 역시 마리카를 만나고 내면에 변화가 일어난다. 수집목록을 하나 늘리기 위해 마리카를 만났는데, 그녀 안의 무언가가 그의 폐부를 찌른다. 도저히 꿰뚫을 수 없는 그 무엇, 마리카를 신화처럼 신비롭고도 침범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주는 무언가가. 서로의 육체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어느 날 깨진다. 갑자기 서로의 육체에 이끌리게 된 것이다. 아니, 조아섕이 마리카를 욕망하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마리카는 단지 조아섕이라는 개인을 욕망하는 것이 아니라, 첫경험에 대한 환상과 생명을 창조하는 여성에 대하여 욕망한다. 그리고 둘은 서로 다른 목적으로, 그리고 다른 쾌감으로 서로를 탐닉하기 시작한다. 『몬스터 카니발』은 ‘몬스터 카니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조아섕의 목소리와, 조아섕과의 만남을 통해 점점 더 괴물이 되어가는 마리카의 목소리가 교차되며 진행된다. 이렇게 두 목소리가 씨실과 날실이 되어 진행되는 이야기는 각자의 시선과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독자의 공감의 불러일으킨다. 오늘날 젊은이들의 가장 큰 화두이자 강박이 되어버린 ‘아름다움’이라는 소재는, 작가 그 자신도 주인공 마리카와 비슷한 나이인 만큼 깊이 고민하고 있는 것들이 터이다. 안 소피 브라슴은 어린 나이에 언론에 노출되고 비로소 ‘남들의 눈에 비친 나의 모습’에 눈뜨게 되었다. 남의 눈을 통해 바라본 자신의 낯선 모습에 깜짝 놀란 그녀는, 사춘기 여자아이들의 외모 강박증(혹은 콤플렉스)을 굉장히 직접적인 방식으로 체험한 후 이 소설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몬스터 카니발』에 밑줄 긋고 싶어지는 문장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는 것도 작가가 깊이 고민하고 곰씹어 탄생한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아름다움’이라는 고전적이고도 방대한 주제와, 거기서 파생되는 철학적 주제들을 잘 짜인 틀에 짜넣고 침착하고 섬세한 문장으로 풀어놓은 내공이 놀랍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 자신이 가장 잘 쓸 수 있는 이야기로 다시 독자들을 찾은 안 소피 브라슴. 다음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고 다시 우리를 찾아올지, 이 젊은 작가의 행보가 궁금하다. 안 소피 브라슴은 진정 떠오르는 샛별이다. 그녀에겐 그 나이에선 절대로 찾아볼 수 없는 성숙함이 있다. 부라슴은 우리에게 거울을 들이대며 말한다.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추하다고. 그러나 ‘추함’을 이야기하는 이 소설은 놀랍고도 아름답다. 작가는 침착하고 섬세한 문장으로 마음을 끄는 이야기를 창조해냈다. 마음을 뒤흔들 정도로 아름답고 데카당한 이 소설을 거부할 독자는 없으리라. -에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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