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마저 사랑하게 되는 아주 위험한 만화” _썩어라 수시생
“일상 코믹물의 바이블이라 불릴 단 하나의 책” _통닭천사
미루는 일이 미덕인 너그러운 세상을 꿈꾸는
큐새의 산뜻하고, 명랑한 위로!
산다는 건 모순을 견디는 일이라고 했던가. 해야 할 일은 미루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열중하다 보면 하루가 어영부영 지나 있는 게 인생이라고 큐새는 말한다. 《큐새의 일일》은 선천적 회피형 인간이자 공감성 수치심 버튼을 달고 태어난 인간, 큐새 작가의 ‘웃픈’ 일상을 곧이곧대로 담은 그림 에세이다.
성실함이 최고의 덕목으로 평가받는 세상에서 게으름을 피우거나, 할 일을 미루는 건 썩 좋지 못한 소리를 듣기 쉽다. 홧김에 모든 일을 제쳐두고 침대에 드러눕더라도 잔잔한 죄책감은 곁에 남아 온종일 괴롭히고는 한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은 딱 두 가지다. 첫째,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둘째, 미래의 나를 믿는 것. 큐새는 두 가지를 번갈아 가며 도전하고, 실패하고, 성공하며 느리지만, 천천히 나아간다. 업무를 보다가 벌떡 일어나서 인기 걸그룹의 댄스를 덜그럭덜그럭 춘다거나, 오늘 하루를 살아낸 것만으로도 정말 잘한 것이라며 스스로를 칭찬해주는 일은 죄책감 타파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우리 몸은 1초에 380만 개의 세포를 교체한다고 한다. 모든 세포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성실하게 일하고 있어··· 나는 하루 종일 누워 있었지만 내 몸은 성실했으니까 중화시키면 적당히 살아낸 걸지도? 이렇게 오늘치의 자존감을 채워낸 나.” _본문 중에서
‘망하지 않는 선에서 잘 살고 있습니다’
게으름 아티스트가 알려주는 느긋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법
턱 끝에 머물러 있는 정갈한 검은색 숏커트 헤어, 깔끔한 무채색의 아웃핏, 언뜻 차가워 보이는 인상의 일상툰 작가 큐새. 하지만 그의 일상은 시트콤처럼 친근하고, 웃음을 참기 힘든 엉뚱한 일들로 가득하다. 우연히 들어간 동네 미용실에서 원장님의 솜씨 덕분에 ‘공주’가 되고, 산책 중 만진 예쁜 꽃에 개오줌이 묻어 있거나, 이 사이에 부추를 끼운 채로 치과 선생님의 다정한 진료를 받는 등··· 실화 100퍼센트 기막힌 일상이 펼쳐진다.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자아내는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어른보다 의젓한 딸, 수림과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으며 우리 앞으로도 오래오래 친구 하자며 고백하고, 나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업무 따위 없이 온종일 침대 위에서 핸드폰을 두드리며 도파민에 절여져 하루를 마감하며, 엎질러진 물보다 안 깨진 컵에 안심하는 것. 이 모든 게 큐새의 즐거움이 된다.
우리가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을 뒤로 미루고 지금 당장 눕고 싶은 건 어쩌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쉴 틈 없이 바쁜 일상 속 죄책감 없이 푹 쉬고 싶다면 아무리 바빠도 틈틈이 미뤄가며 느슨하게 살아가고 있는 큐새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미루는 인생의 끝내주는 기쁨을 기꺼이 마주하며 오늘 하루만큼은 잘 쉬어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너무 우스워··· 근데 웃긴 건 자꾸 보고 싶고 자꾸 보고 싶은 건 사랑한다는 거 아냐? 엉겁결에 자존감을 회복한 나.” _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