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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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음과 같은 물음으로 시작한다. “도대체 왜 가난한 나라들은 그렇게 가난하고, 부유한 나라들은 그렇게 부유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보통 동일하다. 이를테면, 부유한 나라들이 가난한 나라들을 착취하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이 책의 지은이 다니엘 코엔은 조금은 도발적인 답을 제시한다. 그것은 부유한 나라들의 착취 때문이 아니라, 가난한 나라들이 부유한 나라들로부터 망각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즉, 가난한 나라들이 부유한 나라들 또는 그 과정에 있는 나라들로 구성된 세계화 체제에 쉽게 합류하지 못하고 소외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보호 무역이나 폐쇄보다는 자유 무역이나 개방이 성장과 발전에 더 낫다고 보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가 세계화의 옹호자는 아니다. 현시대의 지배적 현상으로서 세계화를 바라본다. 하지만 세계화의 적들 ― 크게 두 세력으로 대별된다. 하나는 세계화를 “세계의 서구화”로 보는 한 문명으로서 이슬람, 그리고 다른 하나는 자본주의에 적대적인 세력 ― 의 주장처럼 세계화라는 것이 그렇게 단순한 현상은 아니라는 걸 실증적 자료들을 바탕으로 잘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세계화의 진정한 적은 그들이 아니다. 코엔이 말하는 세계화의 적은 현 세계화의 내부에 있다. 그는 지적 재산권과 금융을 예로 들어 그것을 말한다. 현 세계 경제의 상징 중 하나인 할리우드 영화는 거액의 자본을 들여 영화를 제작하지만, 세계 어디서나 이를 상영한다. 가난한 나라에서도 그 나라에 맞는 가격에 할리우드 영화를 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약품의 경우, 정작 의약품을 가장 필요로 하는 나라에서 그것을 사용할 수 없다. 그것은 의약품 가격이 가난한 나라나 부유한 나라나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융의 세계화에도 불구하고, 금융 자본은 자본이 부족한 나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금융 자본이 넘치는 곳으로 집중된다. 이로 인해 가난한 나라로서는 투자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있고, 부채와 함께 가난한 나라를 옥죄는 하나의 수단이 된다고 본다. 이와 같은 예들은 가난한 나라들을 현 세계 경제 체제에서 소외시키고, 세계화를 부유한 나라와 그 과정에 있는 일부 나라들만의 세계화로 만든다는 것이다. 다니엘 코엔은 의약품과 부채처럼 가난한 나라들이 그들의 운명을 자신들의 손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가는 세계화는 결국 그에 반대하는 세력들을 결집시켜 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 결집시킬 것이므로, 부유한 나라들의 세계 경제 체제가 예외로 인정할 것은 예외로 인정하고, 가난한 나라들이 그 체제로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하여 그들이 그들의 가난과 운명을 그들 의지대로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은 세계화는 “정의”롭지 않은 세계화이고, 그것이 바로 세계화의 적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