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따위 자본주의는 벌써 끝났다

J K 깁슨-그레엄
42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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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헤게모니 담론을 해체하려는 여성주의 경제지리학자들의 색다른 작업을 담고 있다. 자본주의가 아닌 ‘색다른’ 경제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경제적 결정에서 여전히 자본주의(혹은 지구화, 혹은 신자유주의)가 전권을 휘두른다. 깁슨-그레엄의 헤게모니 담론 해체 작업은, 그래서, 색다른 경제에 마땅한 이름을 부여하는 일, 색다른 차이의 담론을 만들어내는 일이 된다. 깁슨-그레엄은 자본주의의 폐기를 상상하기 어려웠던 이유가 자본주의에 대해 ‘사고하는’ 방식 때문이었으므로, 기존의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방식을 해체함과 동시에 경제를 자본주의와 동일시하지 않고 좀 더 열린 방식으로 정의할 조건을 마련하고자 한다.

<그부호> 웨스 앤더슨 감독

비주얼 마스터의 독보적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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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2006년판 서문 - 10년이 지난 뒤 1996년판 서문 - 새로운 경제담론을 향하여 1장 전략들 로드맵 (책을 읽는 방법) 2장 자본주의와 반본질주의, 그 모순적 만남 3장 계급과 ‘정체성’ 정치 4장 자본주의적 장소 탈출법 5장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산업정책 담론과 몸의 경제학 6장 지구화 따져보기 7장 정치로서의 포스트포디즘 8장 새로운 분배의 계급정치를 향하여 9장 "케이크를 자르고 차를 따르는 사람들" 10장 귀신 들린 자본주의: 흑판 위의 유령 11장 혁명을 기다리며 역자 후기 - 분노하라! 그리고 창조하라, 긍정적 언어를! 참고문헌 찾아보기

Description

이 시대에 자본주의를 무시하는 것은 중세 때 신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 어쩌면 중세 사람들이 신에 주눅 들어 살았듯, 우리는 자본주의의 위세 앞에 주눅 들어 사는 건지 모른다? 이 질문 하나를 가지고 새로운 좌파의 경제학을 쓴 여성주의 학자가 있으니, 캐서린 깁슨과 줄리 그레엄 두 사람의 첫 공동필명 작업 <그따위 자본주의는 벌써 끝났다>가 번역되어 나왔다. 공동체경제 실행연구action research로 유명한 공동체경제 공동연구집단 CEC의 창립자이기도 한 깁슨-그레엄의 역작을 통해,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공동체경제 등에 대한 논의들이 이론적으로 또 현실 속에서 보다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세계를 바꾸기 위해 세계를 이해한” 좌파 이론가들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이해방식 탓에 좌파 정치는 오히려 위기에 빠졌다. 잘못된 지식 탓에 정치까지 잘못 되었다며, 책 제목처럼, 이제껏 우리가 알고 있던 그따위 자본주의는 벌써 끝났다고 저자들은 거침없이 주장한다. 그런 해체 작업의 끝에서 깁슨-그레엄은, 이미 지구 곳곳에서 날로 늘어가고 있는 공동체경제들의 담론 및 실제 공간을 더욱 확대하고 그 속에서 보다 풍성한 연계와 관계들이 생성하도록 하자는 대안을 제시한다. 대문자 자본주의를 전복할 혁명을 마냥 기다릴 게 아니라, 그 모든 연계의 지점들에서 지금 당장 혁명과 변혁의 정치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자본주의 헤게모니 담론을 해체하려는 여성주의 경제지리학자들의 색다른 작업을 담고 있다. 자본주의가 아닌 ‘색다른’ 경제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경제적 결정에서 여전히 자본주의(혹은 지구화, 혹은 신자유주의)가 전권을 휘두른다. 깁슨-그레엄의 헤게모니 담론 해체 작업은, 그래서, 색다른 경제에 마땅한 이름을 부여하는 일, 색다른 차이의 담론을 만들어내는 일이 된다. 깁슨-그레엄은 자본주의의 폐기를 상상하기 어려웠던 이유가 자본주의에 대해 ‘사고하는’ 방식 때문이었으므로, 기존의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방식을 해체함과 동시에 경제를 자본주의와 동일시하지 않고 좀 더 열린 방식으로 정의할 조건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른바 “자본주의와 비자본주의 경제 현존 양측 모두에서 나타나는 이질공간을 해방”시키는 프로젝트인 것이다. 자본주의 헤게모니 담론은 여러 기원들로부터 비롯된 괴물이자 유령이다. 그 기원들 중 몇몇만 꼽자면, “유기체적 사회 개념(5장), 영웅적인 역사의 서사(2장), 진화론적 사회발전(5장)의 시나리오, 본질주의적(2장) 남근중심적(4장, 6장) 이원적 사고 패턴들”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산물이라는 것이다. 담론의 ‘수행성’에 대한 저자들의 주장을 염두에 두면, 이런 담론 해체 작업은 대안적 담론 생성의 작업이 된다. 즉 일반적 자본주의 재현의 토대를 뒤흔듦으로써 “경제적 차이의 담론을 생성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인 것이다. 비자본주의적 계급과정 분석의 실례를 살필 수 있는 8장과 9장이 이런 차이의 담론으로서는 대표적인 부분이며, 깁슨-그레엄의 후속작업(<자본주의 이후를 희망하는 정치>Post-capitalist Politics)으로도 이런 노력들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포스트구조주의적 여성주의에서 계발된 차이의 담론에 주목하여, 자본주의가 본질적이거나 일관된 정체성을 이루지 않고, 그 외부의 다향한 경제형식들에 적응해야만 할 하나의 형식이라고 봄으로써, 자본주의의 변화가능성을 무한히 증폭시킨다. 또한 포스트맑스주의자로서 알튀세르의 중층결정이라는 이론적 렌즈를 빌어, 자본주의는 변치 않는 ‘내부’를 갖는 게 아니고, 꾸준히 변화하고 모순되는 ‘외부’에 의해 구성되는 것으로 개념화한다. 이에 따라 자본주의의 현장들을 굳이 잉여가치의 전유 혹은 분배와 관련된 것으로만 규정하는 일은, 여자들을 그들이 걸친 드레스와 동일시함으로써 그들의 마음속에 혹은 치마 안에 뭐가 있는지 헤아릴 수 없게 되는 것과 같은 일이 된다. 여러 방식으로 차별화되는 경제공간의 특징 중, 저자는 레스닉과 울프의 선례를 따라, 노동이 수행되는 모든 현장에서 벌어지는 착취와 잉여분배의 계급과정을 주로 살핀다(1장의 전략4 및 3, 8, 9장). 각 장 별 요약 “자본주의의 재현들은 너무나 많고, 이들은 서로를 강화시킨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기원과 그들 사이의 착종 또한 워낙 다양해서, 저 우뚝 선 자본주의의 위용 앞에서 우리는 종종 기가 꺾여버리곤 한다(95쪽).” 이렇게 자본주의 재현의 담론들을 소개하면서 동시에 책 전체의 주제와 의의를 요약하는 1장은 11장(“왜 자본주의를 적대하는 이론이 그토록 많음에도 불구하고 비자본주의적 대안 건설에 집중하는 정치는 부재하는가”)과 짝패를 이룬다. ‘해체’의 방법론으로서 알튀세르의 중층결정 개념과 실천을 탐색하는 2장은, 데리다가 ‘자본주의’ 개념의 불안정성을 검토한 작업을 통해 비자본주의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10장과 한묶음이다. 3장에서는 반본질주의적 ‘계급’ 개념을 소개한다. 이 새로운 비자본주의적 계급관계 및 감수성을 보다 상세히 검토하려면 8장(흔히 ‘자본주의 기업’이라고 여겨지는 것이 사실은 탈중심화되고 차별화된 현장임을, 오스트레일리아의 대표 기업 BHP의 구조조정 사례를 통해 살핀다), 그리고 9장(탄광촌 교대근무제 조정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 속에서 여성들의 가내 투쟁이 자본주의적 작업장의 투쟁을 어떻게 중층결정했는지를 살핌으로써 경제적 차이, 계급적 차이의 담론을 만들어낸다)을 함께 보아야 한다. 4장과 6장은 공간과 신체에 대한 여성주의적 재현의 영감에 기대어, 기존 자본주의 중심 혹은 남근 중심의 은유들이 지배해온 사회공간론을 뒤집는다. 이를 통해 자본의 흐름에 먹혀버리지 않는 비자본주의적 계급과정의 공간들이 규명되며, 마커스의 대안적 ‘강간 스트립트’ 독해를 통해 강간범의 발기능력을 잠재우는 방법과 “우리를 덮치려고 하는” 지구화의 발기능력을 꺾는 방법이 유사할 수 있음을 비교한다. 지구화 스크립트는 얼마든지 물구나무 세우듯 거꾸로 쓸 수 있으며, 경제적 정체성을 ‘퀴어화’함으로써 지구화를 그 자신에 대한 타자로 생각해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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