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블리도의 꿈

앙투안 볼로딘
3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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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미미한 천사들』을 통해 한국에 처음 소개된 프랑스 작가 앙투안 볼로딘의 장편소설. 볼로딘이 평생 다룬 주제가 압축된 책이었던 『미미한 천사들』과 같은 시기에 쓰이기 시작한 『메블리도의 꿈』은 인류 종말의 어느 시점, 죽음 이전과 이후에 걸친 주인공 메블리도의 끝나지 않는 여행 이야기이자 오래전 사별한, 어쩌면 꿈에서만 알았던 배우자와 재회하기 위해 견뎌야 하는 악몽이 뒤섞인 사랑 이야기이다. 폐허, 빈곤, 광기 등으로 이루어진 종말, 세계혁명 이후 시공간이 뒤흔들리는 세계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몇 안 남은 게토를 방황하는 메블리도. 전쟁 동안 사랑하는 여인 베레나 베커는 소년병들에게 살해당했고, 전쟁 이후 메블리도는 볼셰비키 거지 노파들, 난민들, 마약중독자들, 괴물 새들, 무당들이 공존하는 패배자들의 거대한 게토 '제4닭장'에서 볼셰비키 무리에 잠입한 경찰인 동시에 경찰 내부의 제4닭장 스파이인 이중 첩자로서 살고 있다. 역시 전쟁 중 테러로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말리야 바야를락과 함께 시간을 버티고 있는 그는 자신이 야만하고 우매하고 혐오스러운, 설명이 불가능한 종(種)이 되어 버린 사람과(科)의 최후를 관찰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구에 파견되어 다시 태어났음을 기억하지 못한다. 죽은 아내의 기억에 시달리면서, 그녀를 꿈에서 재회하면서 메블리도는 현실과 꿈을, 삶과 죽음을 분간하지 못한 채 자신의 인생을 통과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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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1부 메블리도의 밤 2부 메블리도의 하루 3부 메블리도의 거짓말 4부 메블리도의 탄생 5부 메블리도의 죽음 6부 메블리도의 꿈: 난장판 7부 메블리도의 꿈: 베레나 베커 작가의 말 후기 작품 목록

Description

2018년 『미미한 천사들』을 통해 한국에 처음 소개된 프랑스 작가 앙투안 볼로딘의 장편소설 『메블리도의 꿈』이 출간되었다. 볼로딘이 평생 다룬 주제가 압축된 책이었던 『미미한 천사들』과 같은 시기에 쓰이기 시작한 『메블리도의 꿈』은 인류 종말의 어느 시점, 죽음 이전과 이후에 걸친 주인공 메블리도의 끝나지 않는 여행 이야기이자 오래전 사별한, 어쩌면 꿈에서만 알았던 배우자와 재회하기 위해 견뎌야 하는 악몽이 뒤섞인 사랑 이야기이다. 이 책은 볼로딘이 자신의 작품 수십 편 중 특별히 한국 독자들에게 추천해 온 것으로, 한국어판에는 「작가의 말」과 소설가 정지돈의 입체적인 「후기」 등 작품을 다각도로 읽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장치를 더했다. 무엇보다도 사랑 이야기 폐허, 빈곤, 광기 등으로 이루어진 종말, 세계혁명 이후 시공간이 뒤흔들리는 세계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몇 안 남은 게토를 방황하는 메블리도. 전쟁 동안 사랑하는 여인 베레나 베커는 소년병들에게 살해당했고, 전쟁 이후 메블리도는 볼셰비키 거지 노파들, 난민들, 마약중독자들, 괴물 새들, 무당들이 공존하는 패배자들의 거대한 게토 '제4닭장'에서 볼셰비키 무리에 잠입한 경찰인 동시에 경찰 내부의 제4닭장 스파이인 이중 첩자로서 살고 있다. 역시 전쟁 중 테러로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말리야 바야를락과 함께 시간을 버티고 있는 그는 자신이 야만하고 우매하고 혐오스러운, 설명이 불가능한 종(種)이 되어 버린 사람과(科)의 최후를 관찰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구에 파견되어 다시 태어났음을 기억하지 못한다. 죽은 아내의 기억에 시달리면서, 그녀를 꿈에서 재회하면서 메블리도는 현실과 꿈을, 삶과 죽음을 분간하지 못한 채 자신의 인생을 통과해 간다. 사랑했던 여인을 다시 만나기 위해, 메블리도는 더 멀리 여행해야 한다. 제4닭장의 깊은 곳으로, 자신의 꿈 깊은 곳으로 접어들어야 한다. 여러 사건 이후 메블리도는 '난장판'에 이르게 된다. 그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거의 밤, 수없이 되풀이되는 여름, 무더워 숨 막히고 끈적끈적한. 달, 비, 때로 폭우. 열등인간들이 숨어 있는 무법천지의 평행 세계에는 난투극의 메아리, 한국인 무당의 제례 음악 소리, 정신병자들의 고함 소리, 미친 노파들이 외치는 슬로건, 새들의 울음소리와 키득거리는 소리… 가 가득하다. 메블리도는 소리에 휩싸여 이 세상과 저세상을, 그 사이를 오간다. 매우 먼 동시에 매우 가까운 모습의 종말 속에서 이 책은 메블리도의 끝나지 않는 꿈을, 여행을 따라간다. 죽음 이전과 이후에 걸쳐 진행되는, 오래전 사별한, 어쩌면 꿈에서만 알았던 배우자와 재회하기 위한 악몽의 여행을 볼로딘은 "무엇보다도 사랑 이야기"라고 정리한다. 이상하고 환상적인 사건과 이미지 뒤에 있는 사랑의 행복에 대한, 아름다움에 대한 향수. 독자, 인물, 저자가 그 속에서 함께 만날 수 있기를 저자는 바라고 있다. 이상함의 형태 "상대는 자기를 완전히 숨기고 있던 어둠으로부터 빠져나온다. 그는 키가 크다. 그것도 어마어마하게 크다. 까마귀이므로 그라고 했지만 고르가는 암까마귀이므로 실은 그녀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냥 암컷도 아니고 강렬한 검은색, 그것도 푸르스름한 검은색의 매끈하고 반짝이는, 흠잡을 데 없이 깨끗한 깃털을 가진 굉장한 미모의 암까마귀다. 검은빛의 강력한 부리와 언저리가 까만 어두운 꿀색의 눈 역시 감탄할 만하다." (본문 40-41쪽) 2007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이후 13년이 지나 출간되는 한국어판을 위해 보내온 글에서, 볼로딘은 『메블리도의 꿈』을 쓰기 시작했던 때를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내가 『메블리도의 꿈』을 쓰기 시작한 것은 아주 오래전 일로 『미미한 천사들』과 같은 시기였다. 책이 몇 년 안에 끝나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나는 서두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전차 철로를 건너는데 새 한 마리가 날아와 어깨에 부딪혔다. 흔히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메블리도의 꿈』의 집필이 정말로 시작된 것은 그날 저녁이었다. 나는 1년 넘게 주인공 메블리도를 따라다녔고 그의 수사(搜査)들, 불안, 꿈을 따라다녔으며 죽은 자들의 세계까지 그를 따라갔다. 이 인물은 새들을 많이 만난다. 새들은 늘 호의적이지는 않다. 돌연변이 암탉들, 그와 격투를 벌이는 살인마 독수리들, 그가 '중음(中陰, Bardo)'에, 저세상에 있을 때 빗발치는 총알처럼 그의 몸을 관통하는 작은 참새들 등등. 물론 메블리도는 다른 모험을 겪기도 한다. 그런데 책에 마침표를 찍던 바로 그 순간, 우리 집 발코니 창문에 피리새 한 마리가 날아와 충돌했다. 이 역시 흔히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이처럼 새들과 연결된 마술적 징조들이 내 소설의 집필에 흔적을 남겼다." 볼로딘의 소설에서 새는 이상함으로 등장한다. 사람의 크기를 압도하는, 말하는, 아름답고 추한 새들은 괴이한 이미지와 기운으로 이야기의 틈새에서 강렬하게 솟아오른다. 그중 주인공에게 그가 기억하지 못하는 지령을, 꿈과 전생의 조각들을 상기시켜 주는 까마귀 고르가는 종종 그의 꿈속으로 파고들어 그의 계획에 함께하고 그를 감시하며 그를 자신에게 복종시킨다. 불현듯 등장하고 사라지는 거대한 새를 뒤따라가면서 독자는 그 존재의 일차적인 기이함에, 이어 새와 주인공이 서로 얽히며 맺어 가는 이상한 관계에 함께 얽매이기 시작한다. 이 책의 후기를 쓴 한국의 소설가 정지돈은 '이상함은 아름다움이 가망이 없을 때 취하는 형태'라는 제목 아래, 동료 작가들과 함께 스스로를 지칭했던 후장사실주의자의 관점에서 새를 언급하며 볼로딘의 소설을 자신의 방식대로 뒤따른다. 볼로딘의 『미미한 천사들』 속 문장 일부를 빌려온 이 제목은 우리가 앙투안 볼로딘의 작품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힌트로 작용한다. 볼로딘이 자신의 작품들을 포스트엑조티시즘이라는 명칭으로 부르며 말했던 "다른 곳에서 와서 다른 곳으로 가는 다른 곳의 문학"이란, 어쩌면 이러한 이상함을 한없이 수용하고 수없이 다양한 형태로 제시하는 문학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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