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친구

양다솔 · Essay
1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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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을 향해 돌진해온 30년 열혈 우정인의 이야기. 일찍이 공자가 말했다. “유붕이 자원방래하니 불역락호아(벗이 멀리서 찾아와주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한편 우리 시대의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도 말한다. “친구가 뭐 대수인가.” 작가 양다솔은 이 말 앞에서 눈을 크게 뜨고 놀랄 것이다. 시간도 없고 돈도 부족하여 마음마저 차가워진 이 시대에 그는 오직 우정을 향해 정면으로 돌진하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친구가 가벼운 목소리로 와주겠냐고 묻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는 폭설로 대중교통이 완전히 마비된 상황을 뚫고 자전거를 타고 눈길을 맹렬히 질주하는 사람이 된다. 머리에서 비눗물을 뚝뚝 흘리고 있어도, 지금 막 맛있는 밥 한 술을 뜨려는 찰나여도, 참고 참았던 볼일을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참인데도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오면 한결같이 “여보세요?” 하고 전화를 받는 사람. 그는 언제나 생각한다. 우리가 오늘 만날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일은 없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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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마이 웨이 열혈 우정인 문턱에 서 있는 사람 무소식이 비(悲)소식 스투키와 나 모든 것의 공주 빗의 속도 보름간의 별거 마운테인 다이어리 아빠는 이데아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본 것처럼 “지금 딱 좋아”

Description

_우정을 향해 돌진해온 30년 열혈 우정인의 이야기 일찍이 공자가 말했다. “유붕이 자원방래하니 불역락호아(벗이 멀리서 찾아와주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한편 우리 시대의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도 말한다. “친구가 뭐 대수인가.” 작가 양다솔은 이 말 앞에서 눈을 크게 뜨고 놀랄 것이다. 시간도 없고 돈도 부족하여 마음마저 차가워진 이 시대에 그는 오직 우정을 향해 정면으로 돌진하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친구가 가벼운 목소리로 와주겠냐고 묻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는 폭설로 대중교통이 완전히 마비된 상황을 뚫고 자전거를 타고 눈길을 맹렬히 질주하는 사람이 된다. 머리에서 비눗물을 뚝뚝 흘리고 있어도, 지금 막 맛있는 밥 한 술을 뜨려는 찰나여도, 참고 참았던 볼일을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참인데도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오면 한결같이 “여보세요?” 하고 전화를 받는 사람. 그는 언제나 생각한다. 우리가 오늘 만날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일은 없을 거라고. _내 소개는 간단하다. “양다솔입니다. ○○의 친구입니다” 양다솔 작가의 이런 ‘너무한 우정공세’에는 오래된 기원이 있다. 아이들이 집에 놀러오면 어린 양다솔은 같이 놀기는커녕 내내 문간을 지키고 서 있었다. 친구들이 곧 자리를 털고 집으로 돌아갈까 봐서. “나 내일 전학 가”라고 꾸며내기도 했다. 친구들의 마음을 붙들어두고 싶어서. 내일이면 들통 날 거짓이래도 오늘 친구들의 관심과 사랑이 절실했기 때문에. 타인에게 몹시도 진심이었던 그 아이는 어른이 되어 어린 양다솔의 그 마음은 ‘이런 나를 혼자 두지 마’라는 마음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의 안에는 여전히 문턱을 지키고 섰던 아이가 남아 있다. 친구들과 통화를 즐겁게 마친 날이면, 바위처럼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것들이 훌쩍 가벼워진 듯하고 끝없이 솟아나는 비관적인 생각들도 잠시 딴청을 피웠다.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돌연 귀엽게 느껴지면서 비로소 모두에게 웃음을 주는 일화가 된 듯한 느낌도 들었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혼자가 아니라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을 잠시나마 받아들일 수 있었다. _친구에 몰두했다. 그것이 살길이었다 작가는 어려서부터 자신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늘 스스로를 버거워하고 몹시 끔찍하다고 여겼다고 한다. 그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도 생각했다. 그는 차라리 친구들을 사랑했다. 그리고 그들이 돌려주는 사랑을 빌려 자랐다. 언제나 자신의 생각을 믿는 것보다 친구들의 말을 믿는 것이 더 쉬웠고, 친구들을 믿는 마음을 조금씩 반사하여 그 자신을 믿었다. 말하자면 작가는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간신히 스스로를 지켜냈다. 한편 그가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도록 해준 존재가 바로 친구였기에, 『아무튼, 친구』에는 산과 절(또는 산 속의 절)의 이야기, 그리고 고양이 친구들, 엄마와 아빠의 이야기 또한 담겨 있다. _눈밭을 달리는 강아지처럼, 소나무 옆에 피어난 송이버섯처럼 양다솔은 누군가의 친구로 소개되는 일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그들이 뿜어내는 빛과 그늘에 가려지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이 책에서 결국 자기 자신과 있기보다는 친구들 속에 머무르고 싶었던 다치기 쉬운 자신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본다. 친구라는 존재의 크기가 각자에게 잔인하리만치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순간에야 관계가 성장할 수 있었음을 털어놓기도 한다.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너무 두려워지는, ‘일방적이고 너무한’ 양다솔식 우정행각이 우리에게 유쾌한 웃음을 주지만, 누군가는 동시에 ‘나는 우정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만 것은 아닐까’ 하는 씁쓸한 생각이 스칠지 모른다. 놀랍고 신기한 우정행각에 깃든 작가의 쓸쓸함과 불안을 이따금 마주할 때면 때로 친구들의 이름 속에서 자신이 혼자라는 사실을 잊으려 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이제는 어차피 혼자임을 알기 때문에 친구들의 이름이 필요치 않게 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쨌든 양다솔은 친구의 전화가 어떤 상황에 걸려온대도 계속해서 말할 것이다. 지금 딱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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