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저항에의 초대”, 누구도 이 초대장의 수신자에서 배제될 수 없다! 실천적 지식인 우카이 사토시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저항'의 기록! 전쟁 책임, 야스쿠니 참배, 종군위안부 문제, 오키나와 미군기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및 원전 재가동 문제,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둘러싼 갈등……. 3?11 동일본대지진 이후 자민당의 장기 집권이 이어지며 갈수록 우경화되고 있는 일본 사회를 둘러싼 각종 현안에 대해 끊임없이 발언하며 기존 사회와의 ‘불협화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지식인이 있다. 우카이 사토시, 그는 프랑스 유학중 식민지 알제리 문제 및 역사수정주의자의 반유대주의와 조우하게 되어, 반아파르트헤이트 세계미술가협회 및 팔레스타인 인티파다 연대 운동에 참가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했다. 언제나 저항하는 이들과 함께 걸어왔던 실천적 지식인 우카이 사토시의 사색을 글로 엮은 책,『저항에의 초대』가 그린비출판사에서 출간된다. 『저항에의 초대』에서는 전쟁과 차별로 인한 여진이 지속되는 세계정세와 일본 내부의 갈등에 관해 저자가 장 주네, 자크 데리다, 에드워드 사이드 등을 축으로 삼아 전개했던 논의와 더불어, 저항하는 이들과 함께 행동하며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느꼈던 사유들, 카테브 야신의 『네쥬마』, 미셸 클레이피의 「돌 찬미가」, 클로드 란즈만의 「쇼아」 등 저항을 그린 다양한 예술작품을 통해 자유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저자의 섬세한 시선을 만날 수 있다. 민중의 저항이 만들어 낸 혁명과 해방의 ‘아름다움’ 우카이 사토시는 일본에서 자크 데리다와 장 주네의 주요 저작을 번역한 번역가로도 유명한데, 『저항에의 초대』 곳곳에서 그들에게 받은 강한 영향을 엿볼 수 있다. 데리다는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알제리 태생의 유대인이었던 탓에 그로 인한 차별을 경험하며 자랐으며, “‘사생아’로서, 또 ‘범죄자’로서 출생증명서, 범죄 기록, 수감자 명부 등 사회적으로는 그 자신 역시 본질적으로 그러한 서류에 의해서만 표상되고, 확인되고, 분류되고, 존재해 온”(본문 231쪽) 장 주네는 그러한 삶의 궤적을 거쳤기에 전쟁 난민들의 인권 문제나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남다른 관심과 이해를 가지고 있었다. 우카이 사토시는 이 책에서 특히 주네의 생애 마지막 시기의 작품인 『사랑하는 포로』, 『샤틸라의 네 시간』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는데, 주네는 망명지에 살 수밖에 없는 이산 팔레스타인인들, 혁명과 해방을 꿈꾸는 이들의 저항의 목적을 ‘아름다움’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는다. 주네에게 ‘아름다움’이란 곧 ‘자유’의 동의어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카이 사토시는 주네가 팔레스타인 문제에 천착한 결과 그의 언어 예술에 어떠한 변화가 발생했는지도 함께 검토하고자 한다. 저항하는 자, 방관하는 자 모두에게 건네는 우정과 연대의 메시지 『저항에의 초대』에서는 박해에 항의하는 국제작가의회, 피난도시 회의 참가 등 실천적 지식인 우카이 사토시의 활발한 활동을 만날 수 있다. 우카이 사토시를 비롯해 국제작가의회에 모였던 작가 및 지식인들은 “제1의 자유는 모든 걸 말할 자유다”라고 외치며 탄압받는 표현자들을 위해 연대하려 했다. 이 국제작가의회를 통해 박해받고 있는 작가들을 일시적으로 체재시키는 ‘피난도시’ 구상이 구체화되기도 했다. 이러한 ‘피난도시’는 비단 작가 및 지식인들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우카이 사토시는 거리의 야숙생활자(노숙자), 이민 노동자, 난민 등, 다르다는 이유로 내몰린 이들에게, “피난도시는 지금, 여기에” 필요하다는 것을 힘주어 말하며, 우리가 언제 어디서나 그들을 ‘환대’할 수 있는 ‘세계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그 가능성을 모색한다. 어떤 국가에 귀속되는 도시가 다른 국가의 국적 보유자를, 국적을 박탈당한 사람을, 원래 어떤 국적도 없는 사람을, 무국적자를, “무국적자”라는 자격조차 박탈당한 사람을, 어떠한 나라의 국민도 아닌 사람을, 어떻게 시민으로서 맞을 수 있을까? 도시의 정책은 모두 국가 주권에 종속되어야만 하는가?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그것과는 다른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을 밝힐 수 있는 이론적 전망이란 어떠한 것인가? 어떠한 의미에서 도시는 국가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가? 어느 정도까지, 어떠한 조건하에서, 도시는 국민국가라는 내부의 외부일 수 있을까? (본문 514쪽) 『저항에의 초대』는 아직도 ‘저항’을 멈출 수 없는 이들에게 건네는 우정과 연대의 메시지인 동시에, 나와 ‘다른’ 이들을 향한 차별과 냉대가 아무렇지 않게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강자, 다수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무자비한 선 긋기에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