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양식의 탐구

브뤼노 라투르 · Social Science/Humanities
7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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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위기 앞에서 새로운 좌표계를 제시하는 세계적인 철학자의 마지막 대작. 이 책은 과학기술학의 대가이자 생태주의 정치철학을 독보적으로 제시해온 프랑스 철학자 브뤼노 라투르가 집필한 최고의 대작으로 불린다. 반세기 가까이 이어진 라투르 사상의 모든 것이 담겨 있을 뿐 아니라, 서구 근대성이 낳은 온갖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헤치고 그 해법과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투르는 서구 근대인과 그들을 따라 근대화를 추구한 비서구 근대인이 ‘자연’과 ‘사회’를 구분하고, ‘객체’와 ‘주체’를 갈라놓는 이분법으로 인해 정치적 극한갈등과 기후변화라는 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한다. 요컨대 근대인은 자신과 타자를 파악하는 데 모두 실패했다. 잘못된 이분법의 좌표계로 세상을 재단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투르는 또 하나의 근대성 비판을 제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근대인을 대상으로 삼았던 서구 인류학의 시선을 반전시켜 놀랍게도 근대인 자신을 인류학적 탐구의 대상으로 삼는다. 이를 통해 근대인이 추구해온 과학, 기술, 정치, 경제, 종교, 예술, 도덕, 법 등의 영역을 가로지르며 근대적 가치와 제도의 실상을 밝히고, 열다섯 가지 존재양식의 개요를 제시한다. 서구와 비서구, 인간과 비인간의 뒤얽힘이 극적으로 증가하는 인류세 시대에 대응하여 한층 더 다원적이고 생태적인 대안적 좌표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다. 이로써 이 책은 근대화의 폭력과 오류를 넘어 생태화의 길로 나아가며 비근대인, 비인간, 그리고 지구와 함께하는 새로운 ‘외교’의 가능성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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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독자에게: 진행 중인 집단적 탐구를 위한 사용자 매뉴얼 감사의 말 개요 서론: 제도를 다시 신뢰한다고? 1부 근대인의 존재양식에 대한 탐구를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가 1장 탐구의 목표를 정의하기 2장 탐구를 위한 문서 수집 3장 대응의 위험한 변화 4장 공간 만드는 법을 배우기 5장 말하기의 장애물 제거하기 6장 구성의 약간의 결함을 수정하기 2부 어떻게 존재양식의 다원주의로부터 이득을 얻는가 7장 변신의 존재자들을 복원하기 8장 기술의 존재자들을 가시화하기 9장 허구의 존재자들을 위치시키기 10장 외양을 존중하는 법 배우기 2부 결론: 존재양식을 배열하기 3부 어떻게 집합체들을 재정의할 것인가 11장 말에 민감한 존재자들을 환영하기 12장 정치적인 것의 유령을 불러내기 13장 법의 통과와 준주체 14장 조직에 관해 자신의 언어로 말하기 15장 정념적 이해관계의 존재자들을 동원하기 16장 양심의 거리낌의 경험을 강화하기 결론: 다가올 문명을 찬양할 수 있을까? 해설 (파트리스 마니글리에) 상세 차례 피벗 테이블

Description

■ 12개국 번역, 전 세계 언론과 학계에서 주목받은 세계적인 철학자의 마지막 대작 - 생태 위기 앞에서 새로운 좌표계를 제시하는 ‘근대인의 인류학’ 심층 보고서 ‘녹고 있는 빙하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빙하를 특수 제작된 흰 천으로 덮어야 할까?’ 마치 SF의 한 장면처럼 보이는 질문이지만, 2004년부터 스위스에서는 알프스 빙하의 유실을 막기 위해 매해 여름 빙하에 방수포를 덮고 있다. 오늘날 인류가 빙하를 걱정하고 빙하가 녹는 것에 책임이 있다면, 자연과 인간의 관계는 더 이상 전과 같을 수 없다. 자연의 정복을 꿈꾸던 근대화의 몽상은 끝났고, 우리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 책 『존재양식의 탐구: 근대인의 인류학』은 과학기술학의 대가이자 생태주의 정치철학을 독보적으로 제시해온 프랑스 철학자 브뤼노 라투르가 집필한 최고의 대작으로 불린다. 반세기 가까이 이어진 라투르 사상의 모든 것이 담겨 있을 뿐 아니라, 서구 근대성이 낳은 온갖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헤치고 그 해법과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투르는 서구 근대인과 그들을 따라 근대화를 추구한 비서구 근대인이 ‘자연’과 ‘사회’를 구분하고, ‘객체’와 ‘주체’를 갈라놓는 이분법으로 인해 정치적 극한갈등과 기후변화라는 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한다. 요컨대 근대인은 자신과 타자를 파악하는 데 모두 실패했다. 잘못된 이분법의 좌표계로 세상을 재단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투르는 또 하나의 근대성 비판을 제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근대인을 대상으로 삼았던 서구 인류학의 시선을 반전시켜 놀랍게도 근대인 자신을 인류학적 탐구의 대상으로 삼는다. 이를 통해 근대인이 추구해온 과학, 기술, 정치, 경제, 종교, 예술, 도덕, 법 등의 영역을 가로지르며 근대적 가치와 제도의 실상을 밝히고, 열다섯 가지 존재양식의 개요를 제시한다. 서구와 비서구, 인간과 비인간의 뒤얽힘이 극적으로 증가하는 인류세 시대에 대응하여 한층 더 다원적이고 생태적인 대안적 좌표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다. 이로써 이 책은 근대화의 폭력과 오류를 넘어 생태화의 길로 나아가며 비근대인, 비인간, 그리고 지구와 함께하는 새로운 ‘외교’의 가능성을 연다. ■ 우리가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면 우리는 누구였는가? 1991년, 브뤼노 라투르는 이후 세계 20여 개국에 번역되는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를 출간하며 세계 사상계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당시 사상계에서는 미완의 근대성을 강조하는 근대주의 입장이든, 근대성을 전면 부정하는 반근대주의 입장이든, 근대성의 위기를 냉소하는 탈근대주의 입장이든, 우리가 근대인이며 근대성 안에 있다는 사실에는 모두가 동의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라투르는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라는 도발적 주장으로, 우리가 애초에 정말 근대적으로 살아오긴 했는지를 처음으로 깊이 캐물었다. 라투르에 따르면 근대인이 믿어온 전근대와 근대, 사실과 가치, 객체와 주체, 자연과 사회 같은 이분법적 구분은 근대인이 생각했던 그 방식대로 현실화된 적이 없다. 반대로 그렇게 구획하려는 시도 자체가 도리어 그 둘을 뒤섞는 수많은 ‘하이브리드’를 양산해왔다. 코로나 팬데믹,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물론, 크게는 인류의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 문제 등 과학과 기술, 정치와 법, 도덕과 경제의 영역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문제는 늘어만 가고 있다. 그리하여 라투르는 과거의 부정적인 입장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나는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라는 단호히 부정적인 제목을, 같은 주장의 ‘긍정적인’ 버전으로 보완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믿는다.”(32쪽) 근대성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과학, 정치, 법, 경제 등 우리의 가치와 제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긍정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해야만 이것들 사이의 진정한 ‘외교적 관계’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존재양식의 탐구』는 흑백의 이분법으로 세상을 재단하는 근대주의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열다섯 가지 존재양식을 통해 세계의 다원성을 복원하려는 야심찬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 공적 논쟁을 종결시키기 위해 ‘과학’과 ‘경제’를 납치한 근대인들 - ‘범주 오류’를 넘어서기 라투르가 이 책에서 근대인의 존재양식을 탐구하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근대 세계에서 ‘과학’이 오용되는 방식을 잘 보여주는 한 가지 가까운 사례에 주목해볼 수 있다.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논쟁이 보여주듯 근대인은 공적 논쟁을 종결시키기 위해 ‘과학’을 납치한다. 정치적 논적이 괴담을 퍼뜨린다고 말하면 논쟁은 그 자리에서 끝나기 때문이다. 또한 이른바 ‘경제’ 논리는 다른 모든 정치적 목소리를 침묵시키는 데 오용된다. 이처럼 모든 근대주의 프로젝트에는 ‘과학’과 ‘경제’를 앞세워 다른 존재양식들의 가치를 지워버리려는 ‘범주 오류’가 존재한다. 하지만 논쟁에 참여한 많은 과학자들이 말하듯 실제의 과학은 수많은 불확실성과 무수한 검증 과정 속에서 끝없는 반론에 직면해야 한다. 과학이 그렇게 검증되어야 하듯이, 정치 또한 정치 나름의 고유한 방식을 통해 광장에서 그 정치적 진실성이 검증되어야 한다. 이렇게 과학과 정치는 서로 다른 존재양식, 각각의 고유한 검증 양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근대인은 ‘과학’과 ‘경제’를 동원하면 다른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라투르는 이와 같이 근대인이 저지르는 다양한 범주 오류에 주목하여 근대적 가치와 제도를 하나하나 탐구해 나간다. 실제로 “(라투르의) 탐구는 범주 오류의 탐지로 시작한다.”(85쪽) 근대인들은 과학이 정치를 오해하고, 정치가 종교를 오해하고, 법이 허구를 오해하는 식으로 각각의 존재양식이 지닌 고유한 가치를 존중하는 데 실패했다. 라투르는 이러한 범주 오류를 체계적으로 조사하여 각각의 가치의 핵심이 무엇인지, 근대인의 역사 속에서 그러한 가치들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과학’과 ‘경제’의 출현으로 인해 어째서 다른 모든 존재양식이 위험에 처하게 되었는지 등의 다양한 문제를 이 책에서 찬찬히 검토해 나간다. ■ 근대화가 낳은 문제의 근본 원인에 대한 존재론적 탐구 그러나 『존재양식의 탐구』는 과학적 사실의 객관성이나 경제적 계산의 효율성을 단순히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오히려 라투르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다양한 합리성들 사이의 관계에 있다. “참과 거짓을 구별하는 복수의 방법들”(110쪽), 복수의 합리성들이 있기 때문이다. 라투르가 문제시하는 것은 과학적 객관성이나 경제적 효율성 같은 특정한 합리성이 예술, 기술, 도덕, 종교 등의 다른 존재양식을 침묵시키거나 환원시킬 정도로 지배적이 되어 다른 가치들을 억압하는 것이다. 이런 오류를 피하기 위해 라투르는 횡적으로는 존재양식의 다양성을 복원하고, 종적으로는 계보학적 분석을 통해 범주 오류의 역사적 기원을 분석한다. 결국 이 책의 목적은 근대성과 경제성으로 환원되지 않는 각각의 존재양식이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는지, 그리고 각각의 관계가 어떻게 악화되어 왔는지를 분석하고, 이 존재양식들을 새로운 설계를 통해 재배치하는 것이다. 예컨대 ‘경제’의 경우, 라투르는 ‘경제’라는 이름 아래에 세 가지 존재양식이 융합되어 있다고 분석한다.(14, 15, 16장 참조) 라투르는 ‘경제’가 ‘애착’과 ‘조직’과 ‘도덕’의 불안정하고 일관성 없는 융합이며, 경제학을 가치중립적인 ‘과학’으로 오해한 덕분에 마치 ‘경제’가 ‘도덕’에서 벗어난 것처럼 여기게 된다고 말한다. 이렇게 ‘경제’가 애착, 조직, 도덕의 융합이라는 것은 경제적 결정에는 이미 특정한 도덕적 기준이 함의되어 있으며, 사회 조직을 특정한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특정한 애착 양식을 고착시키는 것임을 뜻한다. 이뿐만 아니라 심리, 습관,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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