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인리히 뵐 · Novel
2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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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세계문학' 158권. '쾰른의 선인'으로 불리며 전후 독일 문단을 이끈 작가 하인리히 뵐의 초기 대표작이다. 1952년의 어느 주말, 한 부부를 둘러싸고 48시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작품의 제목은 예수의 수난을 다룬 흑인 영가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He Never Said a Mumbalin' Word'에서 따왔다. 성당 전화 교환수로 한 달 임금이 320마르크 80페니히인 프레드 보그너와 그의 아내 캐테 보그너를 주인공으로, 먼지와 얼룩, 담배 연기로 가득한 전후의 풍경을 배경으로 삼아, 쓰라린 사색과 따뜻한 대화가 조화를 이루는 뵐 특유의 글쓰기를 여실히 보여 주는 작품이다. 평단은 물론 독자들에게도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가톨릭교회에 대한 절망감을 전면으로 드러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프레드 보그너는 좁은 단칸방에서 아내 캐테, 세 아이와 함께 사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왔다. 그는 전쟁과 가난으로 인한 상처를 안고 포격으로 파괴된 도시의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닌다. 그의 아내 캐테 보그너도 먼지로 뒤덮인 일상과 위선적인 가톨릭 신자인 프랑케 부인으로부터 달아나고 싶어 하지만 아이들 때문에 수모를 견디며 초라한 방에서 억지로 살아간다. 프레드는 운 좋게 돈을 빌리면 싸구려 호텔을 잡아 아내 캐테와 시간을 보낸다. 전쟁 중에 먼저 낳은 쌍둥이를 잃은 캐테는 또다시 아이를 임신하게 되고, 다시 호텔에서 남편 프레드와 함께 밤을 보내는 동안 사랑하는 남편과 헤어지기로 마음먹는데…

'그부호' 잇는 독보적 감성

비주얼 마스터 웨스 앤더슨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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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부호' 잇는 독보적 감성

비주얼 마스터 웨스 앤더슨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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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역자 해설: 사라진 세계의 거울, 하인리히 뵐의 삶과 작품 하인리히 뵐 연보

Description

으로 불리며 전후 독일 문단을 이끈 작가 하인리히 뵐. 그가 죽은 지 25년째 되던 해인 2010년, 독일의 주요 언론들은 그의 삶과 문학을 집중 조명하며 특집 기사들을 게재했다. <뵐은 25년 동안 죽어 있다>(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독립과 자유를 추구한 그의 정신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귄터 발라프). 독일 문단 내에서는 이와 같이 오늘날 뵐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선을 보여 주었다. 국내에서도 2000년대 후반에 뵐의 중, 후기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어느 어릿광대의 견해』와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가 출간된 바 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에서는 <하인리히 뵐>이라는 이름을 모두에게 각인시킨 뵐의 초기 대표작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정식 계약을 통해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1953)는 1952년의 어느 주말, 한 부부를 둘러싸고 48시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성당 전화 교환수로 한 달 임금이 320마르크 80페니히인 프레드 보그너와 그의 아내 캐테 보그너를 주인공으로, 먼지와 얼룩, 담배 연기로 가득한 전후의 풍경을 배경으로 삼아, 쓰라린 사색과 따뜻한 대화가 조화를 이루는 뵐 특유의 글쓰기를 여실히 보여 주는 작품이다. 평단은 물론 독자들에게도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고(출간된 해에 1만 7천부가 판매되었다), 가톨릭교회에 대한 절망감을 전면으로 드러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전후의 먼지에 내몰려 침묵하는 가난한 부부 이야기 하인리히 뵐은 이 작품에서 가난한 부부의 시점을 교차시키는 형식을 통해 전후 하층민들의 동선(動線)을 추적한다. 주인공 프레드는 아내와 세 아이와 함께 좁은 단칸방에서 사는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왔다. 어느 토요일 오전, 그는 임금을 집으로 부치고 아이들을 가르치러, 돈을 빌리러 이 집 저 집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술집, 간이식당, 오락 기계, 광장, 성당, 묘지 주변을 떠돌다 지인들을 찾아가 잠을 자는 것이 집을 나온 뒤 그가 반복해 온 일과다. 한편, 그의 아내 캐테는 세 아이 때문에 좀처럼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토요일 오전, 그녀는 벽에서 부서져 내리는 석회 가루들을 끊임없이 닦아 내고, <힘 있는> 이웃들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아이들을 주의시키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외출이라곤 아이들이 학교에 간 사이 서둘러 장을 보고 성당에 들르는 것이 전부다. 머물고 싶은 곳에 머물지 못하고, 머물고 싶지 않은 곳에 머무는 모순적인 상황을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 쾰른 시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절묘하게 풀어내는 뵐의 재능은 가톨릭교회와 시민 계층에 대한 비판과 맞물려 깊이를 더한다. 불에 타서 무너져 내린 폐허 더미들 사이에 솟아 있는 고딕식 성당, 성당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을 바라보며 프레드는 생각한다. (본문 38면) 그러나 실제로 그가 들어간 성당 안은 바깥보다 더 춥다. 프레드가 느끼는 박탈감은 성 히에로니무스 축일을 맞아 장엄하게 펼쳐지는 성체 행렬에서 붉은색 순교자 복장을 하고 위엄 있게 걷는 주교를 바라보는 순간 정점을 맞는다. 캐테 역시 집 안에서 같은 박탈감에 시달린다. 부부와 같은 집에 사는 프랑케 부인은 주택 위원회의 회장이라는 권력을 남용하여 자신의 방 하나를 부부에게 손수 내어 주면서까지 부부가 새 집을 갖는 것을 방해한다. 그녀는 <애들 중 하나가 화장실을 썼다 하면 서재에서 달려 나와 화장실이 청결한지 점검>(본문 151면)하는 등 캐테와 아이들 위에 군림하는 시민 계층의 대변자다. 고통스러운 기억의 재생, 뵐 문학의 정수(精髓) 작가 뵐에 관한 전기적 사실을 알고 나면 이 작품이 그의 문제의식, 그것을 문화적으로 형상화하는 방식 양면에서 명실공히 그의 대표작임을 확인하게 된다. 진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자란 유년 시절의 기억, 1939~1945년까지 6년간 전쟁에 참전하며 탈영을 반복했던 기억, 전후의 파괴된 쾰른에서 첫 아들을 잃었던 기억. 이 모든 기억들이 주인공 프레드의 기억을 통해 재생된다. 뵐의 뮤즈는 기억의 여신 므네모지네Mnemosyne였고, 그의 모토는 <과거의 죄악과 상실의 아픔을 기억하라>였다. 그는 서독이 화폐 개혁과 군부 재무장으로 서구 사회에 편입되어 경제적 부흥을 이룩한 상황 속에서 번영의 그늘 속에서 곪아 가는 정신적 상처를 문학의 대상으로 삼았다. - <역자 해설>, 240~241면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라는 작품의 제목은 예수의 수난을 다룬 흑인 영가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He Never Said a Mumbalin’ Word」에서 따온 것이다. 가톨릭과 시민 계층의 폭력 속에 침묵하는 사람들은 이 작품을 필두로 뵐의 여러 작품에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뵐은 침묵 속에서 소외된 자들의 얼굴을 담담히 조명한다. 농부의 얼굴을 한 신부(교회 내에서는 낙제점을 받은 자)와 간이식당의 소녀가 그러하다(하인리히 뵐이 작품을 집필할 당시의 제목은 <간이식당Imbissstube>이었다). 상이군인 아버지와 지적 장애를 가진 동생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보살피는 소녀의 얼굴은 환한 빛을 발하는 천사와 겹쳐지며 절망한 부부에게 큰 힘을 준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열린책들이 2009년 말 펴내기 시작한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158번째 책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젊고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 고전 시리즈의 새 이름으로, 상세한 해설과 작가 연보로 독자들의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 한편 가볍고 실용적인 사이즈에 시선을 사로잡는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현대적 감각을 살렸다. 앞으로도 열린책들은 세계 문학사의 걸작들을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를 통해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낡고 먼지 싸인 고전 읽기의 대안 불멸의 고전들이 젊고 새로운 얼굴로 다시 태어난다. 목록 선정에서부터 경직성을 탈피한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본격 문학 거장들의 대표 걸작은 물론, 추리 문학, 환상 문학, SF 등 장르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들, 그리고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한국의 고전 문학 까지를 망라한다. 더 넓은 스펙트럼,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 소설 문학에 국한하지 않는 넓은 문학의 스펙트럼은 시, 기행, 기록문학, 그리고 지성사의 분수령이 된 주요 인문학 저작까지 아우른다. 원전번역주의에 입각한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으로 정전 텍스트를 정립하고 상세한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를 더하여 작품과 작가에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다. 품격과 편의, 작품의 개성을 그대로 드러낸 디자인 제작도 엄정하게 정도를 걷는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실로 꿰매어 낱장이 떨어지지 않는 정통 사철 방식,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재질을 선택한 양장 제책으로 품격과 편의성 모두를 취했다. 작품들의 개성을 중시하여 저마다 고유한 얼굴을 갖도록 일일이 따로 디자인한 표지도 열린책들 세계문학만의 특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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