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시된 거미

웬디 도니거 · Humanities
4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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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서의 신화는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 속에 살았던 수많은 이야기꾼을 거쳐 오면서 그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조금씩 변형되고 때로는 기존 내러티브와 정반대의 모습으로 변화되기도 한다. 도니거는 여러 신화를 비교해봄으로써 이처럼 신화 속에 끼워 넣어진 다양한 목소리를 찾아내고자 한다. 그것은 때로 남성의 텍스트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찾아내는 작업이기도 하고, 반대로 여성의 텍스트에서 남성의 목소리를 찾아내는 작업이기도 하다. 또한 동일한 이야기가 전혀 다른 정치적 맥락에서 사용되어온 역사를 더듬어가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 같은 작업은 사실상 각 신화의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무시하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니거는 새로운 비교신화학은 결코 구체적인 맥락을 무시하는 보편주의로의 환원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녀가 제시하는 비교신화학자의 모습은 각 문화 간의 차이와 유사성 사이에 놓인 이야기라는 팽팽한 줄 위를 아슬아슬하게 걸어가는 모습이다. 일상과 학문의 언어를 가로지르는 유쾌하면서도 섬세한 서술로 다양한 비교와 메타포의 의미를 역설하는 이 책은 한 편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는 것 같은 흥미로움을 가져다주며 독자로 하여금 기꺼이 이 줄타기의 긴장감을 함께 즐기도록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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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개정판 서문: 컨텍스트와 역사 감사의 말 서론: 신화와 메타포 1장 현미경과 망원경 텍스트의 렌즈로서의 신화 신화에 대한 학자의 렌즈 「욥기」와 『바가바타 푸라나』에 나타난 신학적 렌즈로서의 신화 정치적 렌즈로서의 신화 인간적 렌즈로서의 신화 2장 검은 고양이, 짖는 개, 수레 그리고 칼 검은 고양이들의 차이 짖지 않는 개 같은 옛이야기 컨텍스트 전체와 부분들: 수레와 칼 3장 암시된 거미와 개별주의의 정치학 보편주의자의 문제 비교 문화적 결론 암시된 거미 비교에 대한 포스트식민주의적, 포스트모던적 비판 신화학의 예술과 과학 4장 미시 신화, 거시 신화 그리고 다성성 관점이 없는 신화 많은 목소리 미시 신화와 거시 신화 관점이 있는 신화 전도된 정치적 판본들 현대의 신화적 텍스트에 대한 전도된 정치적 독해 5장 마더 구스와 여성의 목소리 늙은 아낙네들의 이야기 여성의 관점 여성 텍스트 속 남성의 목소리 남성 텍스트 속 여성의 목소리 양성구유적 언어 여성의 목소리 구하기 6장 텍스트의 다원주의와 학문의 다원주의 원형 전파와 잔존 마음속 더러운 넝마 가게 브리콜라주 버스에서 내리기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회춘 일흔 개의 다른 해석들 멀티 대학교 줄타기 참고 문헌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Description

"웬디 도니거의 학식과 통찰력을 독창적이면서 눈부시게 드러내주는 이 책에서 도니거는 항상 흥미롭고 풍부한 주제로 가득 찬 신화에 대한 견해를 보여준다. 도니거의 주옥같은 학문적 업적에 더해진 또 하나의 백미." ― 브루스 로렌스Bruce Lawrence, 듀크대학교 "매우 짜릿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웬디 도니거는 플라톤으로부터 신화는 참과 거짓 모두일 수 있다는 이해를 끌어오며, 다른 많은 전통에서 나온 풍부한 이야기와 민담들을 검토하면서 시대와 문화를 초월해서 계속 이어져오는 신화의 역할을 독창적으로 탐구한다." ― 얼윈 매리지Alwyn Marriage, 『신학 서적 리뷰Theological Book Review』 "종교학 전반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특히 주목해야 하는 책. 『암시된 거미』는 도니거의 책들 중 가장 본격적으로 방법론과 관계된 책이며, 따라서 이 책의 중요성은 신화 자체의 분석보다도 신화의 비교 연구를 지지하는 논의들에 있다." ― 『종교학 리뷰Religious Studies Review』 신화라는 거미줄을 자아내는 인간의 공통된 경험, 신화 속에 숨어 있는 "암시된 거미"의 존재를 밝힌다! 오늘날 신화는 비단 학자들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세계 여러 신화 속 이야기들이 베스트셀러 소설의 소재로 사용되고, 영화 속에서도 각종 신화적 모티브들이 수시로 등장하며, 잘 팔리는 컴퓨터게임 역시 신화 속 이야기와 신화의 주인공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분명 현대 문화 속에는 세계 여러 신화가 뒤섞여 있고, 우리는 이처럼 알게 모르게 여러 신화 속에서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민족, 다양한 전통의 신화들에 대한 비교 연구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주제이다. 미국 시카고대학 종교학과 교수로 오랫동안 재직(엘리아데 석좌교수 역임)하다가 2018년 말 은퇴한 저명한 종교학자 웬디 도니거는 이 같은 다양한 전통의 신화들을 서로 비교하는 작업에 몰두해왔다. 그녀는 1968년 하버드대학에서 산스크리트어-인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73년 옥스퍼드대학에서 다시 동양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인도신화에만 관심을 국한하지 않고 인도신화와 그리스신화의 비교 작업을 주축으로, 세계 여러 종교 전통과 문학, 예술, 심지어 현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유사한 신화적 주제들에 대한 비교 연구를 계속 진행해왔다. 도니거의 비교에 대한 애착과 긍정적 믿음은 세계 여러 곳에서 '서로 비슷한 이야기들'이 실제로 발견된다는 아주 단순하고 소박한 사실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도니거는 이 같은 엇비슷한 이야기들이 나타나는 이유가 인간이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비슷한 경험, 비슷한 질문을 던지며 살아온 삶 자체에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아무리 비교 문화적인 비교에 대해 칼날을 세우고 있는 이들이라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경험에서 비롯된 유사한 이야기들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도니거는 이러한 유사한 이야기, 유사한 개별 신화들을 만드는 인간의 공통적 삶의 정황, 혹은 공통된 경험의 전달자를 거미에 비유한다. 이 거미는 실제로 눈에 보이는 확실한 존재는 아니다. 그러나 이 거미로부터 신화를 만드는 것들이 발생되고, 그러기에 거미는 신화를 만드는 것들에 의해 암시되어 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도니거는 이 거미를 "암시된 거미implied spider"라 부른다. "암시된 거미"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뽑아낸 실로 세계를 방출해내는, 우파니샤드 속 신의 이미지와도 연결된다. 도니거는 모든 신화의 뒤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거미가 바로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유하는 본성과 경험으로서, 이야기꾼들은 이로부터 끊임없이 거미줄을 짤 원료, 즉 계속해서 신화와 이야기를 만들어낼 원천을 공급받는다고 이야기한다. 비록 우리 눈에는 이들이 만들어낸 거미줄만 보일 뿐 거미의 존재는 보이지 않지만 이 거미줄을 만들어낼 수 있게끔 한 숨은 거미의 존재, 즉 인류의 공통된 경험이 존재하는 것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문화의 신화들을 왜 비교해야 하며, 어떻게 비교해야 하는가? 도니거의 신화 연구가 특히 주목받았던 이유는 그녀가 20세기 말 종교학계에서 제기되었던 비교 방법론에 대한 비판을 견지하면서도 동시에 신화의 비교 문화적 비교 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또 이러한 연구를 직접 행했기 때문이다. 세계 여러 전통의 다양한 신화를 보편적인 틀 안에서 설명하고자 했던 융이나 엘리아데 등의 비교신화학은 여러 신화 간의 유사성, 다양한 신화 속의 공통적인 요소를 찾는 데만 주력한 나머지 각 전통, 시대,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신화의 차이들을 발견하고, 그 차이들 가운데서 각각의 신화가 놓인 맥락, 즉 컨텍스트를 짚어내는 데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이러한 보편적인 틀, 신화의 유사성만을 강조해온 비교 연구가 강한 비판의 대상이 되면서 신화의 비교 연구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가 감돌게 되었다. 도니거는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의 비교신화학에 대한 비판을 적극 수용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는 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이 책 『암시된 거미: 신화 속의 정치와 신학』은 비교신화학에 대한 비판들을 검토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신화학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가능한지를 본격적으로 논의한 도니거의 대표적인 신화학 이론서이다. 신화를 통해 인간적인 현미경과 우주적인 망원경의 두 시각으로 세상을 보다 인간의 공통된 경험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이야기되는 방식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는 한 가지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존재한다. 도니거는 이렇듯 서로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신화들을 비교해보면 한 가지 신화만 읽었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게 된다고 말한다. 유사한 내용을 다룬 신화들이라 할지라도 한 신화 속에서는 이야기되지만 다른 신화 속에서는 이야기되지 않는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는 구체적인 이야기, 구체적인 내러티브 속의 이 같은 세세한 차이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각 신화들의 세부적인 차이를 음미해봄으로써 나의 신화에서는 꿈꿀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신화에서는 꿈꿀 수 없는 것, 반대로 나의 신화에서는 꿈꿀 수 없지만 다른 사람들의 신화에서는 꿈꿀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낼 수 있고, 이를 통해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하게 여기고 있는 것들을 '낯선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나의 세계관 속에서는 지극히 당연시되기에 그것에 대해 전혀 의문을 품지 않았던 것을 다시 보게 되고, 이로써 새로운 사고의 문을 여는 계기가 마련되는 것이다. 신화는 한꺼번에 인간사의 만화경 양 끝을 통해 볼 수 있게 해준다. 즉 우리 자신의 시선이라는 현미경을 통해 우리의 삶을 소중하게 만들어주는 개인적이고 세세한 일들을 보면서 동시에 다른 문화의 눈으로 주어지는 망원경을 통해 대단한 힘을 가진 자의 대단한 업적마저도 보잘것없어 보이게 만드는, 말하자면 욥과 우리 자신의 고통을 보잘것없어 보이게 만드는 광대한 파노라마를 볼 수 있게 해준다. 위기에 처한 인간존재에 관한 신화적 차원의 이야기를 듣고, 그리고 그것이 우리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 그리고 우리 자신의 삶의 이야기가 아닌 것을 - 어떻게 말해주는지를 귀 기울여 듣고 생각해볼 때마다 우리는 잠시나마 인간적인 현미경과 우주적인 망원경의 두 시각으로 세상을 본다(본문 78쪽). 일상과 학문의 언어를 넘나드는 유쾌한 서술로 신화 속의 다양한 목소리를 탐색한다 이처럼 도니거에게 있어서 신화는 무엇보다도 우선 '이야기'이다. 물론 도니거는 신화를 명확하게 정의 내리기를 주저한다. 이는 그녀 자신의 말대로 그녀가 "신화란 무엇인가라는 것에 대해 구술하기보다는 신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