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도련님』의 시대 전5권 완간! 나쓰메 소세키 서거 백주년에 다시 보는 근대 “시대는 소세키를 감싸고, 소세키는 시대를 꿰뚫는다.” 다니구치 지로 일생 최고의 걸작! 『「도련님」의 시대』 5부작 완간 일본 만화의 다양한 스펙트럼 속에서도 가장 독특하고 수준 높은 지점을 차지한다고 할 만한 『「도련님」의 시대』 5부작이 완간되었다. 그저 평온하고 서정적인 시대로 여겨지는 메이지를 지금까지 사람들이 알고 있던 방식과는 다르게, 완전히 새롭게 해석하고자 한 이 만화는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도련님』의 성립 과정을 날실로, 메이지 말년의 일본과 그 사상을 씨줄로 삼아 일본 근대 사상과 인물들의 삶을 집약하고 있다. 1부와 5부의 주인공이자 이 만화의 주제의식을 대변하는 나쓰메 소세키의 서거 백주년을 앞둔 시점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도련님」의 시대』는 시나리오를 쓴 세키카와 나쓰오와 그림을 그린 다니구치 지로가 무려 12년에 걸친 협업을 통해 완성한 작품이다. 일부러 상업성을 배제하고 만화에서 이제껏 다뤄 본 적이 없는 것을 해 보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으며 1986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주간만화 《액션》에 처음 연재되었다. 본래는 단권으로 기획되었지만 작가들도 예상치 못한 독자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작업이 계속 이어져 1998년에 전5권으로 완성되었다. 『「도련님」의 시대』는 1993년 일본 만화가 협회 우수상, 1998년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다니구치 지로라는 당대의 화가와 세키카와 나쓰오라는 작가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세키카와 나쓰오는 각 권마다 두 편의 해설을 수록하고 있는데, 하나는 각 권에서 다루는 이야기의 시대 배경과 인물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작품 구상의 계기부터 다니구치 지로와의 협업의 역사 등 『「도련님」의 시대』 자체의 작업 과정에 대한 것이다. 이 해설들은 작품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하는 것은 물론, 메이지라는 낯선 시공간이 작가들에게 왜 흥미를 불러일으켰는지, 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등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만화로 그린 혹독한 근대의 풍경과 생동감 넘치는 인간 군상 작가들이 메이지 시대에 주목한 것은 오늘날 일본의 감성과 정신은 물론, 고뇌의 뿌리도 메이지 시대에 그 근원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구시대와 신시대, 전통적 가치와 서구적 가치가 갈등하며 영광과 암흑이 함께한 메이지야말로 현대 못지않게 분주하고 혹독한 시대였다. 세키카와 나쓰오는 이에 대해 “메이지라는 시대에는 우선 어쩔 수 없는 서구화를 향한 충동이 있었고, 방어적 민족주의와 국민국가의 형성이 분주히 행해졌다. 그런 농밀한 분위기 속에서 구시대적 도덕과 신시대적 사상의 부정합을 고민한 청년들이 살았고, 세계와 연동된 경제와 그것이 가져온 소비생활로 크게 흔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러일전쟁을 정점으로 서로 겹쳐졌다가 마침내 멀리 분리되어 간 국가적 자아와 국민적 자아의 균열에 함몰된 불운한 사람들도 있었다.”(5부 313쪽)라고 정리하고 있다. 즉 메이지 시대의 인물들은 역사적 인물로 보이지만 실은 바로 어제의 사람들이며 그들이 만드는 드라마는 바로 현대인의 드라마일수밖에 없다. 또한 그들이 품고 있는 고뇌와 질문들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 『「도련님」의 시대』는 나쓰메 소세키를 비롯해 후타바테이 시메이, 모리 오가이, 이시카와 다쿠보쿠, 고토쿠 슈스이 등 메이지 시대 실존했던 문인과 사상가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역사적 인물들과 사건들을 조명한다. 그들은 급속한 서구화와 국권 확대의 그늘 아래서 현실과 사회, 시대와 불협화음을 낼지언정 자기만의 길을 가고자 한 ‘도련님’들이기도 하다. 1권은 소세키가 『도련님』을 구상하는 과정 등 창작 과정을 좇고 2권에서는 모리 오가이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통해 『무희』의 배경이 된 사건을 다룬다. 3권에서는 일본의 국민 시인으로 일컬어지는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삶을 들여다보고 4권에서는 간노 스가코와 고토쿠 슈스이를 중심으로 대역 사건을 다룬다. 5권에서는 다시 소세키로 돌아와 생사를 넘나드는 소세키의 의식 속에서 고양이를 비롯해 이제까지 등장했던 다양한 인물들이 교차하며 저물어가는 메이지 시대에 작별을 고한다. [주요 등장인물] 나쓰메 소세키 - 일본 문학사에서 최고의 국민작가로 칭송되는 소설가. 『도련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풀베개』 『산시로』 『마음』 『그 후』 등을 남겼다. 도쿄대 영문학과를 졸업 후 국비유학생으로 런던에서 2년간 유학했다. 귀국 후 제일고등학교, 도쿄대학에서 강의했다. 서른여덟 살에 쓴 첫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호응을 얻으면서 전업 소설가의 길을 모색하게 된다. 교직을 떠나 아사히신문사에 소설 기자로 입사해 잇달아 작품을 발표하며 소설가로서 지위를 굳혔다. 영문학자이면서 서구를 싫어했고 문학적 야심보다는 유학 시절 얻은 신경증을 완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소설을 창작했다. 지병인 위궤양이 악화되어 사망했다. 후타바테이 시메이 - 도쿄 외국어대학 러시아학과를 중퇴했다. 언문일치체를 처음으로 시도한 소설 『뜬구름』을 썼으며 러시아 문학에 경도되어 투르게네프의 소설을 번역하는 등 근대 일본문학을 선도했다. 아사히신문사 특파원으로 러시아에 갔다가 폐병이 심해져서 귀국 도중 병사했다. 『그 모습』 『평범(平凡)』의 소설을 썼고 『짝사랑』 『광인일기』 등을 번역했다. 후타바테이의 장례식으로 시작되는 2부에서 그의 청년 시절, 모리 오가이와 독일 여인 엘리스 바이게르트와의 인연 등이 다뤄진다. 모리 오가이 - 군의관으로 육군성의 명을 받아 독일에서 유학했으며 귀국해 육군대학 교관을 거쳐 군의총감, 의무국장을 지냈다. 유학 시절 독일 여성과의 연애담을 바탕으로 『무희』를 썼으며 『기러기』 『아베 일족』 『산쇼다유』 등의 소설을 남겼다. 2부의 주인공으로, 국가와 가문에 대한 의무와 독일 유학 시절 만난 엘리스 바이게르트와의 사랑을 두고 갈등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시카와 다쿠보쿠 - 생활 감정을 살린 서정적인 작품을 남겨 일본의 국민 시인으로 일컬어진다. 중학교를 중퇴했지만 독서로 다양한 문학을 섭렵했다. 1905년에 첫 시집 『동경(あこがれ)』을 발표했고 도쿄에 정착한 후에는 아사히신문 교정사원 겸 편집자로 생계를 유지했다. 낭비벽이 심해 생활이 늘 곤궁했는데 로마자로 쓴 일기에 당시 생활상과 복잡한 감개가 잘 기록되어 있다. 일본 고유시 형태인 단카의 거장으로 1910년 처녀 단카집 『한 줌의 모래』를 냈다. 소설도 썼지만 크게 빛을 보지는 못했다. 대역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되면서 급속히 사회주의 사상으로 기울었다. 가난으로 고생하다가 스물여섯에 병으로 요절했는데 사후에 단카집 『슬픈 장난감』(1912)이 출판되었다. 3부에서 그의 낭비벽과 불안정하고 박약한 자아가 생생하게 그려진다. 고토쿠 슈스이 - 메이지 시대를 대표하는 사회주의자이자 무정부주의자. 천황 암살 모의 사건인 ‘대역 사건’의 주모자로 몰려 간노 스가코를 포함한 다른 11명의 사회주의자와 함께 처형당했다. 10대부터 자유민권 사상에 관심을 갖고 나카에 조민의 제자가 되었고 만조보에서 기자 생활을 하던 중 러일전쟁 비전론을 주장하며 퇴사하여 동료들과 주간 평민신문을 창간했다. 「공산당 선언」을 최초로 일본어로 번역하여 동아시아에 보급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크로포트킨의 사성적 영향과 반년 간의 미국 생활을 통해 무정부주의로 변모했으며 직접 행동론을 주장하기에 이른다. 안중근을 존경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4부에는 안중근의 휘호가 담긴 부채를 유품으로 남기는 모습이 등장한다. 간노 스가코 - 타고난 미인은 아니지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남자들을 굴복시키는 팜므파탈로 그려진다. 대역 사건으로 처형당한 12명의 사회주의자 중 유일한 여성이었다. 계모의 책략으로 강간당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