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심

심재천 · Novel
2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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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천 소설집으로 ‘실패작’들을 묶은 책이다. 대단한 작품이라는 추천사들로 주렁주렁 치장을 해도 독자들에게 외면받기 일쑤인데, 이 겁 없는 신인 작가는 조금의 꾸밈도 없이 이 작품들이 ‘오답’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정답보다는 오답에서 배울 수 있는 게 훨씬 많습니다. 일류 대학에 간 학생들도 죄다들 오답 노트를 만들어 공부했다고 합니다”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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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작가의 말 I. 나가리들 베레타 드라마틱 잉글리시 티처 산 깃 잔류 II. 완전 나가리 아내의 펠라티오 향방

Description

꼭꼭 숨겨뒀던 우리의 본심이 여기에 다 있다 《본심》의 작품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참고 웃어야 하는 현대인들의 숨겨진 본심을 작정하고 탐구한다. 항상 조용하고 예의 바르게 지내던 <베레타>의 주인공에게 어느 날 갑자기 권총이 생긴다. 그저 하나의 장식품처럼 집 안에 두고 출근하는 그이지만, 권총의 존재는 세상에 대한 그의 태도를 180도 바꾸어 놓는다. 잘빠진 권총 하나로 온순하게 프로그램화되어 있는 현대인의 매끈한 포장지를 단번에 벗어 던지는 것이다. <드라마틱>에서 인간의 본심을 까발리는 무기는 TV다. TV만 보면 눈에서 피가 흐르는 희귀한 병을 앓고 있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TV라는 매체에 어떻게든 발을 걸친 사람들이 기상천외한 모습으로 변해 가는 사연들이 펼쳐진다. 그밖에도 《나의 토익 만점 수기》의 모태가 된 작품으로 미국인 영어 강사의 코리아 드림 성공기를 풍자적으로 그린 <잉글리시 티처>, 간결한 문장만으로 거대한 은유의 세계를 쌓아올린 <산>, 빛 한 줄기 없는 완전한 암흑의 세상에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알아가는 남자를 그린 <깃>, 허울뿐인 자존심의 끝을 보여주는 <잔류>, 아내를 죽인 사내의 섬뜩한 본심을 파헤치는 <아내의 펠라티오 향방> 등이 독자들에게 당신들 본심은 뭐냐고 소리 높여 질문한다. 이처럼 《본심》은 제발 이런 것은 그냥 모르고 살았으면 좋겠다 싶은, 우리 안의 숨겨진 괴물을 어르고 달래서 기어코 밖으로 끄집어낸다. 그 괴물은 혐오스럽기보다는 오히려 귀엽고 우스꽝스럽다. 마치 헤어진 가족을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반갑다. K팝스타의 심사평 저리가라 한국문학 스타들의 현란한 심사평 수록 “문장이며 구성이며 기술적인 능력 또한 대단하다는 점,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단문들의 연속적인 배치와 산을 쌓아 올리는 주인공의 기계적인 몸짓이 자아내는 낯선 이미지는 단연 발군이다. 그러나…….” “안정적인 스토리 전개에서부터 결말의 작은 반전까지 숙련된 기량이 돋보였다. 그럼에도…….” “사물의 힘을 빌린 ‘실재에의 열정’이 얼마나 폭력적이며 자멸적인가 하는 점을 제시하는 바, 이 문제의식 또한 범상치 않아 보였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의 무대만큼이나 볼만한 건 바로 심사위원들의 현란한 심사평이다.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어쨌건 심사평을 듣다 보면 아 저렇게 들을 수도 있구나, 새로운 감상 포인트를 배우게 된다. 심재천 소설집 《본심》의 재미와 차별성도 여기에 있다. 누구나 인정하는 국내 최고의 소설가와 평론가들이 작품에 대한 심사평을 썼다. 권말에 따로 실은 심사평들은 각각의 작품들이 왜 본심에서 떨어졌는지 아주 친절하게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칭찬 일색인 작품해설이나 추천사와는 달리, 작품이 성취한 부분과 그렇지 못한 점을 나름의 이유를 들어 객관적으로 비평한다. 독자에 따라 심사평의 지적에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런 점까지 비교해서 읽는 것도 상당히 흥미롭다. 그리고 소설가로 등단하기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심사위원들이 어떤 기준으로 작품을 평가하는지,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심재천 소설집 《본심》 활용법 1. 아무 생각 없이 재미있게 읽는다. 키득키득 웃기도 하고 섬뜩한 장면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기도 하다가, 본심이 들킨 듯 얼굴이 화끈거리면 잠시 책을 덮고 거울을 응시한다. 2. 소설가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오답노트로 활용한다. 작품과 심사평을 함께 읽으며 분석하면 아주 좋은 자습이 된다. 가능하다면 당선작까지 찾아 읽는다. 그러면 정답과 오답, 해설집이 함께 있는 기출문제집이 완성된다. 3. 이렇게 쓰니까 떨어졌지, 품평하면서 읽는다. 고기든 예술이든 씹어야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