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이 책은 북한 문제에 대한 시각, 북핵 위기의 본질, 북미대결의 구조, 한반도 평화의 현실, 북한 핵전략의 효용성, 한미동맹의 확장억제 대응 등을 국제정치학 시각을 토대로 이론적 분석틀 속에서 설명하고 있다. 그 핵심은 북한과 미국의 대결구도에서 발생하는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국제정치적 딜레마이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는 북미 대결의 시대에 살고 있다.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로 북핵문제가 해결되었다는 희망적 사고는 한순간의 꿈이 되어 버렸다.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은 바로 다음날부터 북미 간 갈등으로 휘청거렸다. 2018년 6월 역사상 최초로 개최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은 8개월 뒤 하노이에서 좌초되었다. 그 사이 북한은 6번의 핵실험을 감행했고 누가 뭐라던 스스로 핵무기보유국이라 선포했다. 북한은 체제보장을 요구하고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주장했지만, 30여 년 동안 그 간극을 한 치도 좁히지 못했다. 이 책에서 딜레마로 표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관계는 협상에서 그 우선순위를 주장하기 어렵다. 비핵화를 앞세우면 평화체제의 문제가 생기고, 평화체제를 앞세우면 비핵화의 문제가 생긴다. 1990년대 이래 비핵화와 평화체제는 교환관계로 존재해 왔고, 매우 세밀한 합의와 이행의 시퀀스만이 그 균형을 가능하게 한다. 북한과 미국은 30년 동안 그 균형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옮기기 위한 싸움을 해 왔다. 협상은 아직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고,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