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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전쟁은 사이버전으로 시작해서 사이버전으로 끝날 것이다!”
제5의 전장 사이버 공간은 지금 세계대전 중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초연결시대에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성역은 없다.
현대전의 히든카드로 떠오른 사이버전은 어떻게 진화해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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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전의 서막을 연 코소보 전쟁, 하이브리드 전쟁의 대명사 러시아-조지아 전쟁,
사이버 세계대전을 촉발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선거판을 뒤흔든 러시아의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 서버 해킹,
이란 핵시설 파괴 목적으로 악성 코드를 사이버 무기화한 스턱스넷, 사이버 전자전 오차드 작전,
국가기반시설을 노린 북한의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 해킹,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사이버 강도 사건,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
핵비티즘과 애국주의적 해커의 대명사인 어나니머스, 휘슬블로어 혹은 비밀폭로 사이트인 위키리크스,
중국의 사이버 홍위병 홍커 연맹, 중국이 사이버 공간에 만든 거대한 검열·감시 장벽인 ‘사이버 만리장성’,
구글 등 미국의 거대 IT 기업들의 정보를 노린 중국의 오퍼레이션 오로라,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앞선 기술을 탈취하기 위한 중국의 사이버 스파이전,
그리고 현재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사이버 군비경쟁 등
사이버전 강국 러시아, 이란, 북한, 중국, 미국의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본 사이버전의 역사
일반인부터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사이버전 사례들을 엄선해 분석한 책
“제3차 세계대전은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날 것이고, 그것은 재앙이 될 것이다. … 핵심 네트워크가 파괴된 모든 국가는 곧바로 불능상태가 될 것이고,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성역은 없다.”
이 말은 2009년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무총장 하마둔 투레(Hamadoun Toure)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사이버 공격에 대한 전 세계의 다각적 대응과 협력을 촉구하며 던진 경고이다.
시간이 흘러 투레의 경고는 2022년 2월 24일에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제3차 세계대전까지는 아니어도 세계대전을 방불케 하는 국적·인종을 초월한 다국적 사이버 전사들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강력한 사이버 선제타격으로 시작된 전쟁은 초기에 우크라이나의 주요 웹사이트들을 일시적으로 무력화시킨 것을 넘어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심리적으로 마비시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보여준 전격전이 사이버 전격전으로 진화되어 부활한 것만 같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진 기습이었지만, 그것이 만들어낸 심리적 공포와 전쟁에 미친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컸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적 침공으로 시작된 두 국가 간의 전쟁은 삽시간에 사이버 세계대전으로 확전되었다. 사이버전에서는 현실 세계의 초강대국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 투레의 말처럼 악성 코드로 컴퓨터를 장악하여 좀비 PC들로 대규모 사이버 군대를 만들 수 있는 자라면 그것이 일개 개인이든 집단이든 국가이든 누구라도 사이버 공간에서 초강대국과 같은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두 국가의 정규군과 정보기관 소속 사이버 전사뿐만이 아니라 민간 IT 전문가부터 일반 해커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사이버 전장(戰場)의 군인으로 만들었다. 사이버전에 참전한 새로운 형태의 전사들은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 사이버 공간에서 자신의 신원을 드러낼 필요 없이 컴퓨터 실력만으로 무장한 채 싸우고 있다. 전쟁 발발 직후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정부에 대한 사이버 전쟁을 선포하고 사이버 공간에서 해킹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국제 해커 단체 어나니머스(Anonymous)가 대표적인 예이다.
심지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나선 민간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도 우크라이나의 인터넷 서비스 장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제공해주는 등 사이버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다. 실제로 가짜 뉴스와 사이버 선전전을 포함한 러시아의 사이버전 전략에 우크라이나가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전쟁 초기 머스크가 신속하게 스타링크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제공한 스타링크 서비스 덕분에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여 일반 국민들에게는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국제 사회에 도움과 지지를 호소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번 전쟁을 통해 스타링크의 군사적 효용성이 입증되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대가 러시아군의 주요 표적을 식별하고 이를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이유로 머스크가 제공한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지목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에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이버전은
미래 전쟁의 방향을 짐작케 하는 중요한 지표
사이버전은 단순히 사회 혼란과 경제적 피해를 넘어서
시스템 무력화로 물리적 파괴까지 가능한
엄청난 힘을 가진 전쟁의 시작 수단이자 종결 수단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사이버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 전환을 도와줄 책
이렇듯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에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이버전은 미래 전쟁의 방향을 짐작케 하는 중요한 지표이자 제3차 세계대전이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날 것이라는 투레의 예언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다. 앞으로 인류의 전쟁은 사이버전으로 시작해서 사이버전으로 끝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이버 공간은 가상의 공간을 넘어 전통적 전장으로 알려진 지상·해상·공중·우주에 이어 제5의 전장으로 부상했다. 규제 및 통제 장치가 없다면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이버전은 쉽게 세계대전으로 확전될 위험의 소지를 안고 있다. 전통적인 군인이 아니더라도 컴퓨터 실력으로 무장한 자라면 누구나 사이버 전사로서 국적과 인종을 초월해 자신이 지지하는 국가를 위해 사이버 공간에서 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시대에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국가와 기업, 개인은 없다. 누구나 사이버 공격의 잠재적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이버전을 가상의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사이버전은 인간의 심리를 동요시켜 사회를 공포와 혼란에 빠지게 만들고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힐 뿐만 아니라 심지어 시스템의 무력화로 물리적 파괴까지 일으키는 등 전쟁의 시작 수단이자 종결 수단으로서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현존하는 최강의 물리적 무기로 불리는 핵무기의 파괴력이 고작 한 개 도시를 파괴하는 정도라면, 사이버 공격의 피해 반경은 인터넷에 연결된 전 세계 모두이다. 그 공격 대상은 국가일 수도 있고 인간일 수도 있고 금전일 수도 있고 사물일 수도 있다.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초연결사회에서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성역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사이버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들은 매우 드물다. 언론을 통해 사이버전과 관련된 기사가 수없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은 물론이고, 안보 및 군사 분야의 전문가들조차도 사이버전의 중요성과 위험성을 먼나라 이야기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싸움이라는 모호함, 군사와 안보 분야에 대한 지식 부족, 사이버전의 기술적 부분에 대한 이해의 어려움, 그리고 나와는 관련 없는 일이라는 무관심 등이 그 이유이다.
육군3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학과장)인 저자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사이버전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저자는 2014년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