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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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중문화 발전의 초석이 된 세계 최고의 고전 2003년 초연 이후 9년 연속 미국 브로드웨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적으로 메가 히트를 기록한 뮤지컬 <위키드>의 돌풍이 국내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국내 뮤지컬계에서 마의 벽으로 여기는 ‘예매 점유율 95%’를 넘긴 최초의 공연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뮤지컬 <위키드>의 원작은 1995년 그레고리 머과이어가 발표한 동명 장편소설로 1900년 처음 출간된 L. 프랭크 바움의 대표작 『오즈의 마법사』를 원작으로 한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 주는 속편)이자 다른 버전의 스핀오프(이전에 출간되었던 책의 등장인물이나 상황에 기초한 작품)이다. 『오즈의 마법사』가 지닌 문화 콘텐츠로서의 파급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미국 아마존에서 개발한 첫 온라인 게임의 세계관도 『오즈의 마법사』의 그것을 차용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1903년과 1939년에 각각 제작된 뮤지컬과 영화는 미국 대중문화 발전의 초석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오즈의 마법사』가 시공을 뛰어넘고 다양한 분야와 장르를 아우르며 지구촌 대중문화를 견인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프랭크 바움이 자신의 작품이 독자들에게 교훈과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무엇보다 재미있게 읽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대한 마법사 오즈를 찾아 떠나는 도로시 일생의 기상천외한 모험은 독자들에게 쉴 새 없는 스릴과 재미를 선사한다. 이번에 보물창고에서 새롭게 펴낸 완역본 『오즈의 마법사』는 이러한 바움의 의도를 오롯이 살려 독자들에게 세계 최고의 고전을 읽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문화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을 <클래식 보물창고> 시리즈로 만나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청소년 및 성인 독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오즈의 마법사』가 영화, 뮤지컬, 온라인 게임 등 남녀노소 모두를 위한 콘텐츠로 재생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작만큼은 어린 독자만을 위한 동화로 여겨져 성인 독자들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 감각을 반영한 번역과 상세한 해설이 돋보이는 <클래식 보물창고>의 『오즈의 마법사』는 성인 독자들의 이런 아쉬움을 해소하며 원작의 매력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극적인 재미 속에 가득한 치유의 기운 누구보다 씩씩하고 위풍당당한 소녀 도로시와 강아지 토토는 거대한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신비의 땅 오즈의 나라에 떨어진다. 엠 숙모와 헨리 삼촌이 기다리는 고향 켄자스로 돌아갈 방법은 단 한 가지, 누구도 얼굴을 본 적 없는 위대한 마법사 오즈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도로시는 뇌가 없는 허수아비, 심장이 없는 양철 나무꾼, 용기가 없는 사자와 일행이 되어 오즈가 살고 있는 에메랄드 도시를 향해 험난한 모험을 떠난다. 『오즈의 마법사』의 가장 큰 매력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짜릿함이 가득한 모험담이라는 것이다. 난쟁이 먼치킨, 날개 달리 원숭이, 사악한 녹색 마녀와 선량한 마녀, 여왕 들쥐, 싸움 나무, 도자기로 만든 사람들 등 기상천외한 캐릭터는 독자들의 상상력을 마구 자극한다. 졸음이 쏟아지는 꽃밭을 가로지르고 여왕 쥐를 만나 도움을 받고 거대한 거미를 닮은 괴물과 생사를 건 결투를 벌이는 등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사건들은 시종일관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게다가 예상을 뒤엎는 마법사 오즈의 정체는 독자들에게 반전의 묘미까지 선사하고 있어 가히 오즈의 나라는 재미로 똘똘 뭉친 세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즐길 거리에서 그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오즈의 마법사』가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극적인 재미 속에 치유의 기운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뇌가 없는 허수아비는 지혜를, 심장이 없는 양철 나무꾼은 사랑을, 용기가 없는 사자는 용맹함을 바랐다. 그리고 오즈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도로시와 친구들은 이미 자신들이 원하던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다만 자신의 내면에서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부정했을 뿐이다. 이처럼 『오즈의 마법사』는 지혜ㆍ사랑ㆍ용기ㆍ가족애 등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가치, 우리에게 결여되었다고 여기는 미덕들이 사실은 이미 우리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그리고 우리가 스스로를 생각하는 이상으로 멋지고 훌륭한 존재라는 자존감과 자신감을 심어 준다. 수많은 독자들이 도로시의 환상적인 모험을 통해 잠시나마 현실을 잊고 동시에 현실을 이겨 낼 자신감과 용기를 얻었을 것이다. 그리고 『오즈의 마법사』가 지닌 치유의 기운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발전하는 현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마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