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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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무책임한 어른들의 세상에 반기를 든 두 소년의 유쾌 통쾌한 초콜릿 혁명기 초콜릿 금지령을 내리는 등 국민의 먹을 권리마저 억압하는 독재정권에 맞서 떨쳐 일어선 두 소년의 모험을 담은 청소년소설. 『푸른 하늘 저편』『13개월 13주 13일 보름달이 뜨는 밤에』로 한국에도 많은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 알렉스 쉬어러의 엉뚱한 상상력과 재기발랄한 정치 풍자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TV 드라마(영국 BBC), 만화와 애니메이션(일본)으로 만들어져 더욱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초콜릿을 법으로 금지하는 이상한 나라가 있다. ‘국민건강당’이라는 수상한 이름의 정당이 집권한 이 나라에서는, 초콜릿을 먹는 것은 물론이고 만들거나 유통하는 것까지 모두 금지다. 이런 요지경에 이른 것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선거에 무관심하고 회의적인 어른들의 탓이다. 하굣길 구멍가게에 들러 초콜릿이나 사탕을 사 먹는 게 낙인 스머저와 헌틀리는 어느 날 거리 곳곳에 붙어 있는 ‘초콜릿 전면금지’ 공고문을 보게 된다. 집권당인 국민건강당이 국민의 건강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초콜릿을 비롯한 모든 설탕 함유 음식을 법으로 엄격히 금지한 것이다. 기이하게 생긴 초콜릿 탐지차가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마지막 남은 초콜릿의 흔적까지 말끔히 청소한다. 초콜릿을 소지하다 들키면 ‘뇌 세척’을 당하는 재교육수용소로 끌려가게 된다. 국민의 건강을 위한다는 선의가 무시무시한 공포정치를 불러온 것이다. 헌틀리는 돌아가신 아빠의 말을 떠올린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초콜릿을 먹으면 잡혀가는 메마른 현실에, 초콜릿이 선사하는 행복한 기억까지도 몰수당한 지금, 헌틀리와 스머저는 우연히 초콜릿 암거래상을 만나면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초콜릿의 매력에 다시금 빠져든다. 그리고 소년다운 패기와 용기로 불의에 맞서 싸우기 시작한다. 과연, 금지된 초콜릿을 되찾기 위한 그들의 투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초콜릿이 몸에 그리 좋지 않은 건 알지만, 그렇다고 법으로 금지시키다니! 그리고 그에 맞서 혁명을 일으키다니! 좀 웃기는 설정이 아닌가? 이렇게 반문할 사람도 있겠다. 그러나 여기서 초콜릿이 내포하는 함의는 단지 먹을 것을 자유롭게 선택할 자유에 제한되지 않는다. 1930년대 금주법 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국 갱스터 영화나 나치에 맞서 싸우는 레지스탕스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이 소설은 다소 만화적인 설정 속에 민주주의와 정치 참여라는 묵직한 주제의식을 녹여낸다. 우리의 고난스런 현대사(멀리 갈 것도 없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을 둘러싸고 일어난 촛불정국을 떠올려보라!), 또 최근 아랍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혁명의 물결과도 절묘하게 오버랩 되는 이 우화 같은 이야기 속에서 독자들은 자유의 소중함을 새삼스레 깨닫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대중의 정치적 무관심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대다수 국민이 원하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선거에서 승리하고 또 집권할 수 있어요?” 엄마는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그건 정치적 무관심 때문이란다, 헌틀리.” 헌틀리는 정치적 무관심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한마디로 게을러빠졌다는 소리야.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단지 투표소까지 가는 게 귀찮아서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뜻이지.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이 반대표를 던져주겠지, 나까지 성가시게 나설 필요가 있겠어? 뭐, 이런 태도란다. 그런데 알고 보면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생각하고 투표를 하지 않은 거지. 무슨 말인지 알겠니?” (본문 47쪽) 사실 국민 대다수가 선거에서 국민건강당을 찍지 않았다. 단지 투표를 하지 않았을 뿐이다. 즉, 대중의 정치적 무관심이 이런 황당하고도 끔찍한 상황을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우리의 정치 현실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난장판 같은 정치 현실에 회의와 환멸을 느끼면서도 정작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은 우리 스스로 주인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대중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발전되고 완성된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될 것이다. 묵직한 주제의식을 전혀 심각하지 않게, 마치 만화영화처럼 경쾌하게 풀어내는 놀라운 스토리텔링의 힘을 만끽하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