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우리들의 서로 다른 생각”
오늘날 우리는 사랑의 역사에서 아주 특이한 낭만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18세기 중반에 유럽의 시인과 예술가, 그리고 철학자들의 머릿속에 하나의 관념으로 등장한 낭만주의는 세계를 정복한 하나의 신화가 되었다. 낭만주의는 결혼에 대해 매우 희망적이다. 즉 진실한 사랑이라면 모든 외로움이 사라져야 하며, 배우자를 선택할 때 현실적인 고려보다 감정이 이끄는 대로 자신을 맡겨야 한다고 믿는다. 절대 다른 사람에게 끌리면 안 되며,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어떤 비밀도 없이 늘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영적 동반자이자 가장 좋은 친구이며, 진실한 사랑이라면 상대방의 모든 면을 기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과감히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낭만주의 신화야말로 사랑을 망치는 재앙이라고 말이다. 낭만적인 사랑은 무척 매혹적이지만 거기에는 심각한 문제들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 없으며 그들도 우리의 모든 것을 알 수 없다. 어떤 특이한 결함 때문이 아니라 인간 본성이 작용하는 방식이 그렇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노력이란, 관계가 완벽하기를 단념하고, 나를 완벽히 이해해 주리라는 희망을 버리며, 상대에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면이 있음을 인정하고, 잔소리도 잘 받아들이며, 서로 잘 안 맞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주말 드라마에 나오는 이상적인 커플과 다른 이러한 사실을 인정할 때 비로소 두 사람의 관계는 진실로 성숙해질 수 있다.
와이즈베리 신간 인생학교 시리즈《관계Relationships》에서는 오늘날 우리의 세계에 짙게 드리운 낭만주의적 애정관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사랑은 느끼기만 하는 감정이라기보다 배워야 할 기술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이 책은 이 같은 전제를 바탕으로 부부관계를 둘러싼 사소하지만 중요한 이슈들의 해결책을 차분하면서도 매력적인 어법으로 제시한다. 이 책의 독자들은 말다툼에서부터 잠자리, 용서, 대화법에 이르기까지 성공적인 사랑은 절대 운으로 결정되는 문제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