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경진이네
동거
아무런 수축이 없는 하루
우리는 낯선 사람의 눈빛이 무서워 서로가 서로를
함께 세우는 교회
경진이네―원룸
경진이네―5월 8일
엄마를 가랑이 사이에 달고
가족에 관한 명상 1
경진이네―거미집
복어국
시진이네―죽은 돌의 집
별거
2부 가장 사적이고 보편적인 경진이의 탄생
오빠는 그런 여자가 좋더라
나는 스페인어를 읽지도 쓰지도 못해요
캣콜링
전의를 위한 변주
합의합시다
가장 사적이고 보편적인 경진이의 탄생
마시면 문득 그리운
송년회
사과문
3부 한때의 섬
한때의 섬
망상 해수욕장
혜화
밤섬
루즈벨트 아일랜드
네가 살지 않는 상하이
사라진 사람과 사라지지 않은 숲 혹은 그 반대
연습
반사경
4부 경진 현대 미술관
조우
마망
가장 격동의 노래
나나의 기이한 죽음―페인트와 다양한 오브제
누워 있는 경진
나를 함께 쓴 남자들
내 슬픈 전설의 29페이지
5부 서른한 가지 이경진을 위한 아카이브
서울에서 남쪽으로 여덟 시간 오 분
경계선 하나를 그으며
좁고 보다 비좁고 다소 간략하게
지극한 효심의 노래
다음 생은 부디 남향
보리굴비, 장아찌 그리고 디스토피아
경진이네―두꺼비집
마이 리틀 다이어리―우리집
마이 리틀 다이어리―경진이네
마이 리틀 다이어리―시진이네
가족에 관한 명상 2
서른한 가지 이경진을 위한 아카이브
이경진, 「행복한 부모에게 어떻게 우울증을 설명할 것인가(How to explain depression to happy parents)」, 단채널 영상, 17,529시간, 2013년
작품 해설┃장은정
겨누는 것
캣콜링
이소호 · Poem
168p

제37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캣콜링>이 '민음의 시' 253번으로 출간되었다.(심사위원 김행숙, 정한아, 조재룡) 2014년 「현대시」로 등단한 이소호 시인은 첫 번째 시집 <캣콜링>을 통해 가장 새로운 '고백의 왕'을 선보인다. 2018년에 탄생한 '고백의 왕'은 성폭력의 유구한 전통과 끔찍한 일상성을 폭로한다. <캣콜링>을 통해 세상에 나온 시적 화자 "경진"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까지 낱낱이 펼쳐 보이며 가부장제와 폭력적인 일상에 거친 조롱을 뱉어 낸다. 고발과 폭로를 통한 심리적 진실이 시집의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에는 내면의 고통을 예술 작품으로 분출해 내는 '전시적' 진실이 있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니키 드 생팔 등 현대 여성 미술가들에게 영감을 받은 시편들을 미술 작품처럼 배치하고 사진과 그림, 타이포그래피 등 시각적 효과를 적극 활용한 이미지를 통해 독자들이 고통과 폭력의 현장을 다층적으로 마주하도록 한다. 거칠고 공격적이면서도 지적인 이소호의 시 세계는 격정적이고도 이지적인 시인들의 계보를 새롭게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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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김없이 드러내고,
거침없이 고발하며 완성된
가장 사적이고 보편적인 주체의 탄생!
제37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제37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캣콜링』이 민음의 시 253번으로 출간되었다.(심사위원 김행숙, 정한아, 조재룡) 2014년 《현대시》로 등단한 이소호 시인은 첫 번째 시집 『캣콜링』을 통해 가장 새로운 ‘고백의 왕’을 선보인다. 2018년에 탄생한 ‘고백의 왕’은 성폭력의 유구한 전통과 끔찍한 일상성을 폭로한다. 『캣콜링』을 통해 세상에 나온 시적 화자 “경진”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까지 낱낱이 펼쳐 보이며 가부장제와 폭력적인 일상에 거친 조롱을 뱉어 낸다.
고발과 폭로를 통한 심리적 진실이 시집의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에는 내면의 고통을 예술 작품으로 분출해 내는 ‘전시적’ 진실이 있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니키 드 생팔 등 현대 여성 미술가들에게 영감을 받은 시편들을 미술 작품처럼 배치하고 사진과 그림, 타이포그래피 등 시각적 효과를 적극 활용한 이미지를 통해 독자들이 고통과 폭력의 현장을 다층적으로 마주하도록 한다. 거칠고 공격적이면서도 지적인 이소호의 시 세계는 격정적이고도 이지적인 시인들의 계보를 새롭게 이어간다. 이제 시집 『캣콜링』이 놓아 둔 카펫을 따라 경진의 전시관으로 입장할 시간이다.
■ 아카이빙의 시, 아카이버로서의 시인
동생이 일기를 쓸 때
나는 낯선 우리에 대한 시를 쓴다
지긋지긋하게 우리로 묶이는 그런
시를
―「마이 리틀 다이어리―경진이네」에서
경진은 일기를 쓰듯 자신을 아프게 하는 것들에 대해 써 내려간다. 유년 시절의 작고 낡은 집과 그 안의 가족, 성인이 된 뒤 만난 남자들까지 경진은 자신의 가장 내밀한 시간과 공간을 부지런히 쓴다. 차곡차곡 아카이빙하듯 기록된 사소하지만 명징한 침범들은 누구도 쉽게 눈치 채지 못하는 속도로 그녀를 잠식한다. 경진의 동생은 “내가 꼭 너보다 먼저 죽을 거야”(「복어국」)라고 말하며 구더기를 씹고, 경진은 아무 사이도 아닌 남자에게 “여자들은 정말 이상하지. 멀쩡히 잘 만나다 꼭 이러더라. 됐어 기분 다 망쳤어.”(「마시면 문득 그리운」)라는 비난을 듣는다. 일상 속 크고 작은 폭력의 사슬은 영원히 끊어 낼 수 없을 것처럼 주위를 맴돈다. 『캣콜링』에 저장된 폭력의 아카이브에서 위태롭고 아슬아슬하게 폭력의 경험들을 쓰는 경진의 기록은 잠복된 에너지를 시로 표출한다.
■ 당사자만 존재하는 내밀한 세계
너 같은 거 사랑하는 건 나밖에 없어 우린 가족이잖아 엊그제 내가 프라이팬으로 네 머릴 친 건 사랑하니까 그런 거야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제 알겠지 언니는 맞아야 말귀를 알아듣는 거 같아
―「우리는 낯선 사람의 눈빛이 무서워 서로가 서로를」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우리’를 맺고 있을까. 경진 역시 지긋지긋하게 우리로 묶이는 수많은 관계 속에 있다. 그 작고 내밀한 세계는 거친 폭력으로 점철된 곳이다. 언니를 살코기만 발라 먹고(「시진이네―죽은 돌의 집」), 동생의 손목을 대신 그어 주고(「동거」), 온 가족의 손바닥을 제기 위에 두고 못을 박는(「경진이네―5월 8일」) 일들이 일상처럼 벌어진다. 이 관계에서 제3자를 위한 자리는 없다. 오직 피해자가 아니면 가해자가 되는 ‘당사자의 세계’이다. 맞거나, 혹은 때리거나. 언니를 프라이팬으로 때렸다는 사실마저도 사랑이라는 이유로 희미해져 가지만 당사자의 자리에서 읽는 시는 우리의 숨을 조이며 육박해 온다. 관망자의 자리를 완벽히 지워버린 곳에는 직접 겪은 듯한 생생한 진실만이 있다.
■ 겨누는 시
캔버스에 이미 찢어진 집을 그린다
모서리를 그린다 모서리 안에 지퍼를 잠글 줄 모르는 아빠를
가둔다 영원히
―「나나의 기이한 죽음―페인트와 다양한 오브제」에서
『캣콜링』의 정점은 단연 4부 ‘경진 현대 미술관’이다. 루이스 부르주아, 니키 드 생팔, 실비아 슬레이, 트레이시 에민등 기존 질서를 전복하려는 작업에 몰두했던 현대 여성 미술가의 작품에 영감을 받은 시가 묶여 있다. 시인은 그들의 작업 방식을 통해 차별과 억압의 현실을 재현한다. 실비아 슬레이가 남성 누드를 그림으로써 여성들이 캔버스 위에서 당해 오던 성차별을 폭로했던 것처럼 폭력적인 성관계 내의 피해자 여성이 “원래 끝까지 너만 좋아?”라고 외치며 침대를 박차고 나온다. 이때 우리는 경진의 말 한마디가 아닌 그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구조와 상황을 본다. 하나의 미술 작품을 바라보며 여러 함의를 짐작해 보듯 시가 그려낸 현상 너머의 진실을 가늠한다. 이소호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시를 쓰지 않았다면 어떤 것도 발설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캣콜링』을 덮은 뒤 우리는 희미했던 불행의 징조들을 더욱 명징하게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백_
3.5
최승자의 시가 절규였다면 이소호의 시는 비명이다. 이소호 시에는 경진이라는 화자와 대상이 등장한다. 특이한 것은 이 경진이라는 대상이 화자와 동명이인이라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 가해자면서 동시에 피해자로 읽히는, 때문에 시집의 앞부터 다시 ‘경진이’를 탐구해내야 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는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전이되는 폭력의 과정을 읽어내는 맥락에서 다소 의미를 갖는다. 비명이 남기는 음성의 반향이 폭력의 순간을 재현시킨다는 점에서 이소호의 시는 비명에 가깝다. 가부장제 이데올로기 속에서의 할머니-엄마-나와 동생(경진과 시진)은 마치 지붕(루프, 이 지붕의 주인은 ‘아버지’이다)을 타고 내려오는 비처럼 동일한 경로를 타고 추락한다. 이때 추락한다는 의미는 경진이 후벼파듯 그려내는 연필로 그린 점, 혹은 마침표, 시의 표현에 따르면 엄마의 얼굴을 덮는 복점, 초상화 속으로 빨려들어간다는 의미다. 들뢰즈의 검은 점-눈과 이소호의 시에 나타나는 점-얼굴은 유사한 부분이 있다. 어떻게 이 시집을 해석해야 할까. 거듭 읽어야 알 수 있겠지만 난 이소호의 다음 시집이 벌써 궁금하다. 그녀가 그리는 너머를 보고싶다.
진태
5.0
안녕하세요 시 쓰는 이소호입니다. 먼저 저를 사랑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문단이라는 곳에서 살아남고자 매번 새로운 것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이 같은 실수를 빚었습니다. 특히 별생각 없이 쓴 말 한마디에 몇몇의 독자들이 상처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시라는 틀 안에서는 어떤 문장이든 용인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오늘의 일을 발판 삼아 앞으로는 자극적인 단어는 지양하고 작가로서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문학으로 빚어진 실수를 더 좋은 문학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사과문>, 53p
JE
4.0
전위예술가가 시가 된다면. +그런데 이 시집에 남성독자 팬이 많다는 건 아주 의아한 기분이 든다. 작가보다는 독자들의 독해에 대하여.
Laurent
4.5
이제 / 가족을 말하지 않고 나를 말하는 방법은 / 핑계뿐이다 _<경진이네 — 거미집> 중에서.
현정
3.5
글라스로 와인 한 잔을 시키고 네 눈에 대해서 쓰겠지 우린 또 다른 섬을 가 놀겠지 내일은 그랜드 센트럴에 가서 주니어스 치즈케익을 먹자 먹으면서 왕가위 영화를 보자 이랑의 노래를 듣자 그리고 우리 참 지질하다고 웃겠지 거울 앞에 서서 우린 잘 어울린다고 말하겠지 이렇게 사랑하는데 어째서 사랑이 아니야? 웃겠지
mul
4.0
사실상 첫 번째 읽기라는 것은 대부분 실패하기 쉽다. 각 시대의 규범에 따라 ‘읽을 수 있는 것’과 ‘읽을 수 없는 것’이 이미 작동 하기 마련인데, 어느 특정한 시대에 포섭된 채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가 읽기를 구성하는 시대의 조건 자체를 비판적으로 사유하면서 읽지 않는다면 정해진 규범을 그대로 재생산하게 되기 때문이다. (...) 그러니 이소호의 첫 시집 <캣콜링>을 2018년 12월에 ‘읽는다는 것’은, 여성 현실을 다룬 작품에게만 적용되는 폄하와 찬사라는 이중적인 관습적 독해뿐 아니라 세대론적 비평의 문법에 대해서도 동시에 저항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하겠다. 이 삼중의 저항 속에서만 간신히 드러나는 ‘읽을 수 있는 것’이란 대체 무엇일까. (장은정 평론가의 해설 <겨누는 것> 중)
이미연
4.5
강렬한 색채가 낭자한 전시회를 관람하는 것 같았는데 빠져나갈 구멍 없이 나를 묶어다 세우고 눈도 감지 못하게 하면서 작품 하나를 보이고 또 보이고 하는 것 같았다 한 문장 한 문장 끔찍했고 그래서 지르는 처절한 비명같았고 그래서 슬프고 화가 났다
수림
4.5
쟤는 분명 지옥에 갈 거야. 우릴 슬프게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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