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먹는 개

손솔지 · Novel
2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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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솔지의 첫 장편소설. 먼지처럼 사라지고 싶은 사람들의 기이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날카롭고 차가운 비판의 시선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단면을 재치 넘치는 상상력으로 버무려내며 환상과 과학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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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연애편지 도시괴담 거짓말 먼지인간 먼지 먹는 개 작가의 말

Description

먼지처럼 사라지고 싶은 사람들의 기이한 이야기 물고기, 쥐 그리고 반려견 ‘후’의 실종 사람들은 모든 것을 ‘멸균’하는 신약을 찾아 나서고… 현대사회는 지금, 소리 없이 종말을 맞을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해 있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하고 생활이 편리해져도 공해를 다스리지 못하면 결국 생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자동차 매연, 공장과 축산농가에서 쏟아져 나오는 폐수, 절대 썩지 않는 폐기물까지…. 지금으로써는 그 어떤 해결책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여기, 미세먼지로 뒤덮여 온통 뿌연 잿빛 도시가 있다. 지하철 안을 빼곡히 채운 출근길 회사원들처럼 먼지로 가득 찬 도시. 이 도시에서 어느 날부터인가 생명체들이 하나둘씩 사라져 간다. 처음엔 물고기, 그다음엔 쥐, 그리고 개가 세상에서 흔적 없이 사라진다. 그뿐만이 아니다. 먼지처럼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하나같이 찾고 있는 것은 더스트 휴먼. 사람을 멸균 상태로 만들어 먼지처럼 사라지게 한다는 괴담 속의 약물이다. 작가가 섬세하게 세공해 놓은 소설 속 삶의 단면에는 천국과 지옥이 서로 등을 맞대고 있다. 복잡하고 거대한 자본주의의 표면 아래 피 흘리며 신음하는 사람들의 외침이 켜켜이 배어 있다. 작가는 날카롭고 차가운 비판의 시선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단면을 재치 넘치는 상상력으로 버무려내며 환상과 과학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재미있고 기발한 서사에 고독한 현대인의 내면 심리를 꿰뚫어보는 시선이 정확하고 담담해서 서늘하다. 무엇보다 안정된 문장력과 심리를 관통하는 묘사들은 신예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 어느 날, 개가 홀연히 사라진다 모든 재앙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거짓말처럼 후가 사라진다. 후는 중학생 소년 지후에 의해 반려견이 된 떠돌이 개. 후가 사라진 뒤 지후는 망상에 시달리고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부병이 온몸을 덮는다. 후의 실종사건은 그의 형 지환과 여자친구 유라, 대학 졸업반인 기연과 그녀의 가족에 얽힌 이야기가 하나씩 펼쳐질 때마다 퍼즐이 맞춰지듯 그 실체를 드러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충격적인 진실! 바로 더스트 빈이다. 더스트 빈은 제 주변의 온갖 병원균을 발아들인 뒤 형체도 없이 사라지는 살균용 물고기이자 친환경 상품으로 환경단체와 동물보호연대의 피켓 시위에도 아랑곳없이 대형마크 판매대에 버젓이 놓인다. 그러나 이것은 세상을 뒤흔들 혁명의 서막에 불과했다. 더스트 빈을 개발한 회사는 뒤이어 더스트 약물을 주입한 쥐를 이용한 더스트 몬스터를 개발하고, 급기야 사람들은 풍화되어 거짓말처럼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괴담 속의 약물 더스트 휴먼을 찾으려 필사적이 된다. 더스트 빈이 비도덕적인 상품이라고, 단정할 수 있습니까? 이 소설은 더스트 빈이라는 비도덕적인 상품이 현실화되어 벌어지는 충격적인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작가는 더스트 빈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독자들은 소설 속에서 인간의 잔인함에 대한 본성을 아프게 깨닫는다. 아프다고 소리 지르지 못하는 물고기를 거리낌 없이 죽이고 먹는 인간이 세척을 위해서 살아 있는 물고기를 이용한다는 것이 어쩐지 크게 비도덕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더스트 빈에 대한 작가의 상상력은 물고기에서 쥐(더스트 몬스터)로, 다시 인간(더스트 휴먼)에게까지 나아간다. 더스트 휴먼이라는 제품 앞에서도 우리는 쥐를 대하듯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비도덕적인 상품이 탄생된 배경에는 늘 그렇듯 인간의 끝없는 탐욕과 이기심이 숨겨져 있다. 작가는 현대사회의 병폐가 악순환일 수밖에 없는 메커니즘을 근본적으로 환기시키며 말한다. 어떤 선은 꼭 지켜져야 한다고 말이다. 눈에 보이는 선이 법이라면 보이지 않는 선은 양심이고 도덕이다. 작가는 바로 그 선이 지켜지지 않는 현실의 참담함을 되묻는다. 인간이란 아무렇지 않게 선을 넘고 마는 나약하고 이기적인 동물이란 것을. 마치 끝없는 굶주림에 빠진 좀비처럼 모든 세균을 빨아들이는 더스트 빈의 모습은 탐욕스러운 인간의 모습이기도 하다.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방치하는 사회, 인간의 도덕성이란 한낱 빈껍데기에 불과한 것인가? 소설 속 인물들은 막다른 골목에 있는 절박한 사람들이다. 도덕성이란, 인간의 이기 앞에서 한낱 빈껍데기일 뿐인 것이다. 이 소설의 가장 미덕은 윤리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가의 태도에 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작가는 도발적으로 질문한다. 우리가 믿고 있는 도덕이란 신기루가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할지 모른다. 소설에서 드러나는 도덕이란 곧 등장인물의 모습 그 자체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각각 자신의 선택에 따른 책임을 끌어안고 산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가기도 하고(「연애편지」 속 미성년자 유라), 직업에 의해 불가피한 책임을 져야 하는(「거짓말」의 회사원 황병욱) 경우도 있다. 이때의 책임은 누구의 것인가? 작가는 이 사회에 질문을 던진다. 힘없고 소외된 개인이 보호받지 못한 채 방치된다면 인간은 유기견과 다를 바 없다. 사회와 법의 제도 바깥에 놓인 사각지대에서 여전히 개인들은 온갖 횡포와 상처와 냉대를 자신의 몫으로 떠안고 있다. 법과 질서가 아무 소용이 없을 때 도덕은 무슨 힘을 발휘하는가, 인간에게 도덕마저 남아 있지 않다면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이렇게 되묻는 것만으로도 이 소설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우리가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인간이라고 느낀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 우리는 충분히 인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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