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에 대하여

폴 리쾨르
8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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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폴 리쾨르의 철학에서 독특하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자의 이해를 위해서 매우 거칠고 도식적인 설명방식이 허락된다면 리쾨르의 철학은 초-중-후기라는 구분을 사용해서 파악할 수 있다. 초기 리쾨르의 철학은 현상학적 기술을 최대한 활용한 세 권의 책 <의지적인 것과 비의지적인 것>, <잘못을 범하는 인간>, <악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의지의 현상학으로 표현할 수 있다. 삶의 세계 속에 거주하는 인간의 의지와 동기, 여기서 비롯되는 실천들이 세계 안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그리고 인간 능력의 유한성과 그 인간이 자신의 유한함을 딛고서 무한에 도달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잘못과 오류 가능성, 그러한 잘못이 극대화되어 표현되는 악이라는 현상을 현상학적으로 기술한 것이 초기 리쾨르의 철학이었다. 이러한 리쾨르의 철학은 악이라는 상징적 현상이, 상징 특유의 성격 때문에 단번에 기술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로 인해 일대 변형을 일으키게 된다. 본서에서도 여러 차례 강조되지만 상징은 인간의 문화적 삶 속에서 이중 의미를 갖는 표현들을 뜻한다. 상징이 일의적으로 곧장 표현되지 않는 것이기에 현상학자가 그것을 현상학적으로 기술해내지 못하는 일종의 좌절이 일어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리쾨르는 해석학을 채택한다. ‘부분으로 전체를 이해하고 전체로 부분을 이해하는’ 해석학적 순환을 거치는 이해의 작업을 통해 리쾨르는 우리 삶의 여러 문화적 표현들을 그러한 순환이라는 우회를 거쳐 이해해 보고자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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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역자의 말 · 20 서문 · 29 1권 문제제기 : 프로이트의 입지 33 1 장_언어, 상징, 해석에 대하여 35 1. 정신분석학과 언어 35 2. 상징과 해석 40 3. 상징에 대한 비판을 위하여 45 2장_해석들의 갈등 60 1. 해석이라는 개념 61 2. 의미에 대한 묵상으로서의 해석 72 3. 혐의 추궁으로서의 해석 78 3장_해석학적 방법과 반성철학 85 1. 상징에 의뢰하는 반성 86 2. 반성에 의뢰하는 상징 90 3. 반성과 다의적 언어 97 4. 반성과 해석학적 갈등 106 2권 분석론 : 프로이트 읽기 111 들어가는 말 : 프로이트를 읽는 방법 113 1부 : 에너지론과 해석학 121 프로이트주의의 인식론적 문제 122 1장_해석학 없는 에너지론 126 1. 항상성 원칙과 양적 기관 129 2. 지형학을 향하여 144 2장_『꿈의 해석』에서 에너지론과 해석학 151 1. 꿈 작업과 주해 작업 153 2. 7장의 ‘심리학’ 171 3장_「메타심리학에 관한 논고」에서 충동과 대표 187 1. 지형학적-경제학적 관점과 충동 개념의 획득 190 2. 대표와 표상 213 2부 : 문화 해석 237 1장_꿈의 유비 244 1. 꿈의 특권 244 2. 예술작품의 유비 249 2장_꿈꾸기에서 승화로 270 1. 해석의 기술적 접근과 임상적 접근 273 2. 해석의 발생적 방법 281 3. 메타심리학적 문제 : 초자아라는 개념 314 3장_환영 339 1. 환영과 욕망의 전략 341 2. 설명의 발생적 단계 : 토테미즘과 유일신교 348 3. 종교의 경제적 기능 363 3부 : 에로스, 타나토스, 아낭케 373 1장_쾌락원칙과 현실원칙 380 1. 현실원칙과 ‘이차 과정’ 382 2. 현실원칙과 ‘대상 선택’ 392 3. 현실원칙과 자아의 경제적 과제 400 2장_죽음충동 : 사변과 해석 406 1. 삶과 죽음에 대한 프로이트적 ‘사변’ 406 2. 죽음 충동과 초자아의 파괴성 423 3. 에로스와 타나토스 사이의 문화 435 3장_심문 446 1. 부정성이란 무엇인가? 447 2. 쾌락과 만족 457 3. 현실이란 무엇인가? 465 3권 변증법 : 프로이트에 대한 철학적 해석 487 1장_인식론 : 심리학과 현상학 사이 492 1. 정신분석학의 인식론적 과정 493 2. 정신분석학은 관찰의 학문이 아니다 511 3. 정신분석학적 영역에 대한 현상학적 접근 536 4. 정신분석학은 현상학이 아니다 555 2장_반성 : 주체의 고고학 594 1. 프로이트와 주체 물음 596 2. 이드의 실재성, 의미의 관념성 610 3. 고고학이라는 개념 622 4. 고고학과 반성철학 640 3장_변증법 : 고고학과 목적론 649 1. 의식의 목적론적 모형 : 헤겔적 현상학 653 2. 넘을 수 없는 삶과 욕망 662 3. 프로이트주의의 암시적 목적론 : a) 조작개념 668 4. 프로이트주의의 암시적 목적론 : b) 동일화 674 5. 프로이트주의의 암시적 목적론 : c) 승화에 관한 물음 682 4장_해석학 : 상징에의 접근 696 1. 상징의 과잉결정 699 2. 상징의 위계질서 712 3. 승화와 문화적 대상의 문제에 관한 변증법적 재검토 722 4. 신앙과 종교 : 성스러운 것의 애매성 736 5. 종교 정신분석학의 가치와 한계 745

Description

『해석에 대하여 : 프로이트에 관한 시론』은 폴 리쾨르의 철학에서 독특하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자의 이해를 위해서 매우 거칠고 도식적인 설명방식이 허락된다면 리쾨르의 철학은 초-중-후기라는 구분을 사용해서 파악할 수 있다. 초기 리쾨르의 철학―주로 1950년대에 이루어진―은 현상학적 기술을 최대한 활용한 세 권의 책 『의지적인 것과 비의지적인 것』, 『잘못을 범하는 인간』, 『악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의지의 현상학으로 표현할 수 있다. 삶의 세계 속에 거주하는 인간의 의지와 동기, 여기서 비롯되는 실천들이 세계 안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그리고 인간 능력의 유한성과 그 인간이 자신의 유한함을 딛고서 무한에 도달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잘못과 오류 가능성, 그러한 잘못이 극대화되어 표현되는 악이라는 현상을 현상학적으로 기술한 것이 초기 리쾨르의 철학이었다. 이러한 리쾨르의 철학은 악이라는 상징적 현상이, 상징 특유의 성격 때문에 단번에 기술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로 인해 일대 변형을 일으키게 된다. 본서에서도 여러 차례 강조되지만 상징은 인간의 문화적 삶 속에서 이중 의미를 갖는 표현들을 뜻한다. 상징이 일의적으로 곧장 표현되지 않는 것이기에 현상학자가 그것을 현상학적으로 기술해내지 못하는 일종의 좌절이 일어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리쾨르는 해석학을 채택한다. ‘부분으로 전체를 이해하고 전체로 부분을 이해하는’ 해석학적 순환을 거치는 이해의 작업을 통해 리쾨르는 우리 삶의 여러 문화적 표현들을 그러한 순환이라는 우회를 거쳐 이해해 보고자 시도한다. 이러한 리쾨르의 철학은 초-중-후기를 관통하는 그의 최고의 철학적 과제인 ‘개념을 통해 인간의 실존을 이해하는 일’과 접목된다. 그는 반성철학의 전통에 서서 인간의 자기 이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끊임없이 탐구하면서 현상학을 거쳐 해석학으로 이행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본서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책에서 그는 해석이라는 전통적 개념을 다시 정의하여 나 자신에 대한 정립과 이해를 목표로 삼는 반성철학의 새로운 방향 설정을 위해 해석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반성철학이 현대의 여러 도전들에 의해 그 위상 자체가 흔들리는 시점에서 그는 그러한 도전들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마주함으로써 반성철학에서 제기하는 ‘나’, 또는 ‘주체’를 새롭게 이해해 보려고 했다. 본서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러한 현대의 도전들 가운데서 리쾨르가 주목한 것은 프로이트이다. 일차적으로 반성철학에서 말하는 ‘나’는 전통적으로 데카르트 철학에서 내세운 코기토처럼 자명한 제1원리로서의 ‘나’이다. 하지만 리쾨르는 프로이트(또한 니체, 마르크스)에 의해서 이 자명한 제1진리로서의 ‘나’가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프로이트의 공격에 상처를 입은 코기토를 새로운 방향에서 재구성해야 온전한 ‘나’에 대한 물음이 가능해진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리쾨르 특유의 주체철학은 1990년에 나온 『한 타자로서의 자기 자신』에 와서야 그 완성적인 모형을 구축한다. 이것이 그의 후기 철학의 결실이다. 그렇다면 본서는 어디까지 논의를 전개하고 있는가? 우선 리쾨르는 앞서 말했듯이 특별히 해석 개념과 상징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 후, 이것이 영미철학의 논리학적 사유전통의 공격에도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 철학사적 전거를 통해 해명한다. 그리고 코기토에 대한 프로이트의 도전을 인정하고 반성철학이 큰 방향에서 수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제시되는 리쾨르의 입장들은 이후 그의 해석학과 주체철학 논의의 시발점이 되는 중요한 대목이고, 이 책 1부의 주된 내용을 이루는 주제들이다. 논의의 순서상 여기서 리쾨르의 새로운 주체 이해가 등장하면 좋겠지만, 그는 이것을 차후의 과제로 일단 남겨둔 채 프로이트와의 적극적 대화를 시도한다. 찰스 테일러가 ‘경계 없는 철학자’라고 리쾨르를 칭송했던 것처럼 그는 단지 프로이트의 입장만을 확인하고 수용하는 척하면서 프로이트를 제쳐두는 것이 아니라 자기 시대의 가장 큰 이론적 반향을 일으킨 이 거장과 대화를 시도함으로써 반성철학이라는 경계를 넘어선다. 물론 반성철학이라는 경계를 넘어섰다고 해서 반성철학이라는 자신이 기반으로 삼은 경계를 완전히 허문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그 경계의 문을 열고 나가서 프로이트마저도 자신의 경계 안에 두었다는 편이 나을 것이다. 즉 자신의 경계 안에만 머무른 것이 아니라 경계 안/밖을 넘나드는 시도를 한 것이다. 이 시도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가? 이 시도는 사실 유행만을 타고 급작스럽게 나온 것이 아니다. 1965년 이 책이 세상에 빛을 보기 전에 그는 이미 약 10여 년 전부터 자신의 나라인 프랑스를 넘어 미국의 예일대학, 벨기에의 루뱅대학 등지에서 프로이트에 대한 강연과 연구에 몰두했다. 프랑스에서는 그 당시 구조주의의 영향을 입고 프로이트주의의 전도사 역할을 담당했던 라캉의 세미나에도 참석하는―비록 큰 실망감만을 안은 채로 세미나에 끝까지 참석하지 않기는 했지만―열의를 보였다. 바로 이러한 오랜 숙성 끝에 그는 본서를 내놓은 것이다. 그 주된 결실들이 주로 2부와 3부의 내용을 수놓고 있다. 1부가 자신의 철학적 기획과 프로이트와의 접속 형태를 에둘러서 표현했다고 한다면, 2부는 프로이트에 대한 본격적 독해로 점철되어 있다. 여기서는 그 당시 유행하던 구조주의적 프로이트 해석이나 미국의 신프로이트 학파 등의 해석과는 전혀 무관하게 오직 프로이트의 텍스트 자체만을 붙잡고 씨름하는 리쾨르의 독해가 내용 전반을 구성하고 있다. 프로이트의 ‘과학적 심리학’, ‘문화 해석’, ‘종교 이해’ 등의 주제부터, 일차 지형학에서 이차 지형학으로의 이행, 현실원칙과 쾌락원칙의 투쟁에서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투쟁으로의 이행에서 나타나는 프로이트 기획의 내용과 의도 등을 자신의 관점에서 재구성한 것이 2부의 내용이다. 여기서 그는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기보다 자신의 눈으로 이해한 프로이트를 설명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성급한 독자라면 2부를 읽고 이 책이 그저 프로이트에 대한 해설서나 입문서에 지나지 않는다고 불평할 수 있을 정도로 리쾨르는 오직 프로이트 텍스트 자체에 대한 읽기와 해설에 집중한다. 실제로 라캉 학파의 지지를 받았던 미셸 토르는 ‘별 볼일 없는 프로이트주의자의 교과서’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서를 혹평하기까지 했다. 책을 끝까지 읽지 않거나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 좋아하는 이런 사람들의 예견에 담담하게 응수하는 듯 리쾨르는 3부를 내놓고 있다. 여기서 그는 프로이트에 대한 철학적 해석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이 3부의 내용이 ‘철학적 해석’이라는 점이다. 사실 영어 번역자가 이 책을 ‘프로이트와 철학’이라고 이름하고 있고, 아직도 영어권에서 이 책이 그렇게 회자되고 있다는 사실은 본서의 그러한 철학적 측면에 주목한 데서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그 당시(혹은 지금도) 프로이트를 주로 적용한 영역은 심리학이나 상담학, 또는 기타 임상의학적 접근에서였다. 철학의 입장에서 프로이트를 적극적으로 읽어내는 시도는 그다지 많지 않았으며, 간혹 철학적 함의를 담은 프로이트에 대한 해석들이 여기저기서 제기되었지만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프로이트와의 철학적 대화를 전면적으로 시도한 적은 거의 없었다. 특별히 구조주의가 득세하던 시대상황에서 반성철학이라는 흘러간 조류처럼 보이는 입장에서 프로이트를 적극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실제로 이 책이 출간된 이후 라캉 학파의 공격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리쾨르에게 가해졌다. 그를 은근히 지지해 주던 사람마저 이런 시류에 못 이겼는지 일종의 배신을 감행했다는 이야기마저 전해질 정도이니 그가 얼마나 어려움에 처했는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3부에서 리쾨르는 프로이트의 철학을 ‘주체의 고고학’으로 규정하여 이 철학이 주체철학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는다. 또한 그러한 ‘주체’를 주요 논의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프로이트 안에 은밀한 해석학적 경향이 숨어 있다는 주장도 내놓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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